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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매그니피센트7 일본증시 사무라이7, 유럽증시에는 그래놀라즈가 있다

by 칲 조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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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럽 주식이 주목받습니다. 미국 기술주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 증시로 눈을 돌린 건데요. 미국 증시에 빅테크로 이뤄진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이 있다면, 유럽 증시에는 그래놀라즈(GRANOLAS)’가 있습니다. 그래놀라즈가 무엇이고, 왜 주목받는지 이번에 자세히 파헤쳐보겠습니다.


떠오르는 유럽 증시

유럽 증시를 대표하는 주식들을 모아 그래놀라즈라고 부릅니다. 그래놀라즈는 밸류에이션이 낮고, 매출 상승 폭이 커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데요. 고금리에 약한 미국 빅테크와 대조돼 더욱 주목받습니다.

👍 유럽의 대장주

그래놀라즈(GRANOLAS)는 유럽 대장주를 모아 일컫는 말입니다. 글락소미스클라인(GSK), 로슈(Roche), ASML, 네슬레(Nestle), 노바티스(Novartis),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로레알(L'Oreal),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SAP, 사노피(Sanofi)의 앞 글자를 딴 거죠.

 

😎 버블 없는 유럽

투자자들이 유럽 증시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주식보다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입니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매그니피센트 7은 약 30배지만, 그래놀라즈는 20배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래놀라즈가 매그니피센트 7보다 버블이 쉽게 꺼질 우려가 없다고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 PER)이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PER가 높다면 지금 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입니다. 고평가됐다는 말이죠.

 

😮 생각보다 큰 그래놀라즈

그래놀라즈 종목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2600억 유로(3,750조 원) 수준입니다. 최근 1년간 5천억 유로(720조 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주가가 연 8% 올랐는데요. 반면 미국 빅테크는 작년에 워낙 좋은 실적을 보여줬기에, 올해 더 뛰어난 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고금리에 약한 빅테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도 빅테크에는 치명적입니다. 생각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이르면 3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던 연준의 금리 인하가 6월 이후로 밀릴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습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투자 심리가 위축돼 주가가 내려가는데요. 기술주 위주의 빅테크는 고금리에 특히 더 민감한 편입니다. 반면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그래놀라즈는 상대적으로 금리에 따른 변동성이 적은 편이죠.


그래놀라즈 파헤치기

그래놀라즈를 이루는 종목은 크게 제약, 반도체·소프트웨어, 패션·식품으로 나뉩니다. 섹터별로 어떤 기업이 속해있는지, 각 기업의 특징은 무엇인지 정리해 봤습니다.

 

1️⃣ 제약

그래놀라즈의 11개 종목 중 무려 6개가 제약, 바이오 기업입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백신 등 제약 분야의 중요성이 커졌는데요. 이에 유럽의 제약회사가 크게 주목받습니다.

 

🇬🇧 GSK

영국을 대표하는 거대 제약회사입니다. B형 간염 백신, 수두백신 등 여러 백신을 세계 최초로 발매했다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습니다. 탄탄한 재무 상태를 자랑하는데요.

 

PER13.42로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수익성도 좋습니다. 20234분기 기준 지난 12개월 동안 72.34%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죠. 24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줄 만큼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입니다.

 

💡 매출총이익률(gross profit margin ratio)이란?

매출액 대비 매출총이익을 나타냅니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에서 생산이나 유통에 관련된 비용을 빼고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인데요. 매출총이익률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실질적인 수익성이 좋다는 시그널이죠.

 

🧪 로슈홀딩

신규 연구개발(R&D) 투자와 첨단 바이오벤처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기업입니다. 미국의 제넨텍, 일본의 주가이 등 제약회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는데요. 항암제 시장에서 사실상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가진 회사로 평가됩니다. 나아가 매해 10여 종의 신약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죠. 2028년에는 전 세계 제약회사 1위에 올라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 노바티스

안구건조증과 같은 대중적 약물부터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와 같은 첨단 신약까지 폭넓게 다루는 제약회사입니다. 신물질을 분석하고 확보하는 능력은 제약사 중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죠.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지만,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와 유방암 치료제 키스칼리 등이 큰 매출 성과를 거두면서, 앞으로 실적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 노보 노디스크

그래놀라즈 종목 중 최근에 가장 큰 성과를 낸 기업입니다. LVMH를 제치고 유럽 증시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을 정도인데요. 비만 치료제 위고비 덕분입니다. 위고비가 급부상하며 최근 1년간 주가가 69%나 올랐죠. 비만 치료제 성분인 GLP-1 시장이 2030년까지 1천억 달러(136조 원)를 뛰어넘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그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현재 위고비 부족 현상에 대응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고, 지난 1월부터 미국에서 낮은 강도의 위고비 공급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유명하지만, 강력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입니다. 폐암 표적항암제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여겨지는 타그리소와 담도암 1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임핀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2023년 대비 2024년 매출이 크게 오를 제약회사 3위로 꼽혔는데요. 역시 항암제 매출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 사노피

100년이 넘는 오랜 백신 개발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백신 기업입니다. 17여 종의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을 만들어 공급 중인데요. 주요 제품은 아토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듀피젠트입니다. 특히 올해 듀피젠트 매출은 약 130억 유로에 달할 전망인데요.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개발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인 베이포투스의 매출 성장도 기대됩니다.


2️⃣ 반도체·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 발전에 따라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업도 함께 떠오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ASML과 독일의 SAP가 대표적이죠.

 

🥉 ASML

반도체 장비업체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 기업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해 슈퍼을이라 불리기도 하죠. 작년 4분기 순 매출 723,700만 유로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유럽 증시에선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는 기업입니다. 올해 ASML의 고객사인 반도체 제조업체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만큼 ASML의 매출 상승도 기대됩니다.

 

💡 노광장비란?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에 EUV 등의 빛을 쏴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때 쓰는 장비입니다. 7나노미터 이하의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입니다.

 

💻 SAP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주요 제품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인데요. 포브스 선정 2,000대 기업의 90% 이상이 SAP의 솔루션을 사용합니다.

 

클라우드 전환에 박차를 가한 덕분에 작년 주가는 꾸준히 오름세였습니다. 유럽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기업 중 노보 노디스크 다음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죠. 작년 10월 선보인 기업용 솔루션 이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데요. 생성형 AI를 적용한 솔루션으로, 쥴을 적용한 ERP 솔루션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3️⃣ 패션·식품

기술주로 이뤄진 미국의 매그니피센트 7에 비해 유럽의 그래놀라즈가 재미있는 건, 패션과 식품 등 소비재 기업도 포함돼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의 로레알과 LVMH, 스위스의 식품기업 네슬레가 유명하죠.

 

💄 로레알

글로벌 뷰티 기업 시가총액 1위입니다. 기능성 화장품부터 고가 화장품까지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인데요. 메이블린, 어반디케이, 랑콤, 3CE 등을 거느리고 있죠.

 

작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1.1% 증가하는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최근 1년간 주가는 약 20% 올랐죠. 작년 호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을 인수해 럭셔리 부문을 한층 더 강화하는 등 계속해서 몸집을 키우는 중입니다. 뷰티와 IT를 결합한 뷰티테크 선두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 LVMH

루이뷔통, 디올, 셀린느 등 명품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매출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작년 862억 유로(125조 원)의 매출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죠. 지난 1월 중순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 섬유의류·사치재 지수는 22% 올랐는데요. 불경기에도 명품 수요가 꺼지지 않는 만큼, 더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 네슬레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 중 하나입니다. 킷캣, 네스카페 등의 제품을 생산하죠. 작년 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 수요가 줄어드는 등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7.2%의 매출 성장률을 보여줬습니다. , 위고비와 같은 비만 치료제가 인기를 끌면서 당이 많이 함유된 네슬레 제품의 인기는 시들해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는 중입니다.


투자 시 주의할 점

그래놀라즈에 투자하려면 우선 유로화 환율 변동에 주의해야 합니다. , 그래놀라즈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도 중요하죠. 길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큰 변수입니다.

 

💶 유로화 강세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준보다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 대비 유로화 강세가 예상되는데요. 유로화가 강해지면 매출의 80% 이상이 유럽 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그래놀라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유로화 강세는 곧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 미국 대선

올해 11월 미국 대선의 결과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그래놀라즈에는 악재인데요. 관세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놀라즈 종목 중 37%가 미국 시장에 노출돼 있는 만큼 상당히 중요한 변수죠.

KBS

💥 지정학적 리스크

2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문제입니다. 전쟁 초기에 에너지와 원자잿값이 가파르게 올라 유럽 기업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요. 전쟁의 장기화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죠. 더불어 유럽과 중국 사이의 분위기도 파악해야 합니다. ASML, LVMH, 로레알은 중국 시장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유럽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면 치명적이죠.


다만 그래놀라즈에 투자할 땐 유로화 변동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주의해야 합니다. 오를 대로 오른 미국 기술주 대신, 아직 빛을 못 본 그래놀라즈가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분명합니다. 올해 새롭게 투자할 종목을 찾고 있다면, 그래놀라즈를 눈여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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