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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헤서웨이 최대실적과 현금이 보여주고 있는 것

by 칲 조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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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의 2023년 결산 실적과 함께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이 공개됐습니다. 결산실적을 보면 2023년 말 현금 보유량이 1676억 달러(223조 원)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고, 사업 자회사들은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보험, 철도, 에너지(발전), 그리고 기타 수백 개의 자회사로 구성된 기업 집단은 한 해 373억 달러(50조원)를 벌었습니다.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엄청난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투자 그룹의 기업 집단은 탄탄대로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버크셔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합니다. 버크셔의 성장 비결인 자본 배분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앞날이 그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령의 회장이 완수해야 할 임무가 막중하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닙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을 맞이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워런 버핏과 함께 그 이후의 미래를 더 선명하게 그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넘치는 현금을 어찌할까

버크셔는 주로 보험 자회사들을 통해 여유 현금을 비축했다가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 아낌없이 꺼내 쓰는데요. 버핏이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항상 넉넉하게 현금을 보유한다"라고 했던 만큼 버크셔는 일반적인 회사보다 많은 여유 자금을 현금으로 굴리고 있습니다. 현금성 자산을 대부분 1년 이내 단기 국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 국채 수익률 수준의 이자도 받고 있습니다.

 

자회사들이 끊임없이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때문에 매년 막대한 금액을 태워 없애지 않으면 현금 보유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0년대에는 400억 달러(532000억 원) 내외였던 현금 잔고가 회사가 성장하면서 2010년대 말에는 1200억 달러(1596000억 원)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따라서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의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서 현금의 총량이 아닌 회사 총자산 대비 현금 비율을 봐야 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현금 및 현금 비중, 블룸버그

 

현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현금 비중도 '관리되어' 왔다는 점도 봐야 합니다.

 

총자산 대비 현금 비율은 지난 20년간 10~20% 사이에서 움직였는데요.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는 시기에 비율이 늘었다가,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시기에 감소합니다. 현금 비중은 금융위기 직전 평균보다 높은 17% 수준에서 자산 가격이 폭락하고 버핏이 공격적으로 투자한 2008~2013년 사이에 10% 아래로 줄었습니다.

 

자산 가격이 저평가된 시기에 버핏이 상장 주식 매수, 기업 인수 등을 진행하면서 2008~2013년 현금 잔고는 400억 달러(532000억 원) 내외를 유지했습니다. 해당 기간 버핏은 다수의 상장 주식을 염가에 매입하고, 현재 주요 자회사 중 하나인 BNSF(Burlington Northern Santa Fe)를 인수했습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2020년에 현금 비율은 18%까지 증가했으나, 2021년 중 버핏이 자사주 및 상장사 주식을 매수하고 몇몇 자회사를 인수하면서 10%까지 떨어졌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급락할 때 주식을 50억 달러(66580억 원)가량 매입한 2022년 이후로는 투자가 줄어들면서 현재 15% 수준입니다.

 

버핏이 현금을 소진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상장 주식을 매입한다.

2008~2009년에는 주식 가격이 폭락한 기회를 활용하여 골드만삭스, 제너럴 일렉트릭스(GE),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굵직한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2018년 말에는 애플 주식을 저가에 추가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2️⃣ 자회사를 인수한다.

이 경우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하고,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경영에 관여한다. 1998년에 인수한 재보험 회사 제너럴 리, 1999년 매입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이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로 사명 변경), 북미 지역 최대 철도회사인 BNSF(2010년 매수) 등 현재 주요 사업 자회사가 모두 인수로 탄생했습니다.

3️⃣ 자사주를 매입한다.

버핏은 작년에도 약 90억 달러(12조 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요.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적정 가치 이하로 떨어지거나, 다른 상장 주식들 대비 저평가되어 있을 때 자사주를 매입하곤 했습니다.


정황상 2024년에는 현금 비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우선, 버핏 기준에 현재 미국 증시는 (어느 정도는) 고평가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증시 조정이 없다면 적극적인 미국 주식 투자는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대규모 자회사 인수 가능성도 작습니다. 버핏은 올해 주주 서한에서 자회사 인수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인수 경쟁이 치열해졌을 뿐 아니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규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버크셔의 순자산은 5610억 달러(7469720억 원)S&P500 전체의 6%를 차지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크기에 걸맞은 유의미한 인수 대상은 미국에 몇 개 되지 않고, 당장 매수가 가능한 상황도 아닙니다. 버크셔의 현금은 2023년 한 해 390억 달러(519300억 원)가 늘었다. 현재 추세로는 연말에 2000(266조 원) 달러가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

 

버핏 지수는 최근 주가가 높다는 경고를 다시 보내고 있습니다.


'버핏 지수'는 경고

버핏은 일찍이 GDP(Gross Dometic Product, 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증시의 밸류에이션 정도를 살펴보는 '단 하나'의 가장 좋은 지표라고 소개한 적 있습니다.

 

버핏은 (지금도 여전히 인용되는) 2001년 포춘지(Fortune) 기고 글에서 미국 GNP(Gross National Product, 국민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 차트를 보여주며 2년 전(1999) 해당 비율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버블의) 강한 경고 신호였다고 언급했습니다.

 

해당 계산식은 '버핏 지수(Buffett Index)'로 명명됐습니다. 이후 학자들이 해당 지수의 유의성을 검증한 결과 통계적으로 예측력도 높은 것으로 판명됐죠.

 

🔎 버핏이 해당 지수를 처음 소개할 당시에는 분모에 GNP를 사용했으나, 대다수의 이용자는 편의상 GDP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버핏 지수의 논리는 직관적입니다. 모든 기업의 총이익 증가율이 (아주) 장기에는 GDP 증가율에 수렴해야 하는데요. 경제의 전체 성장분 대비 기업 이익이 무한정 증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가 상승률도 장기에는 기업 이익 증가율에 수렴해야 합니다. 따라서 주가지수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 혹은 기업 이익 증가율을 한참 앞선다면 증시가 고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평가된 증시에 투자한다면 향후 수익률은 저조할 겁니다.

 

현재 버핏 지수는 다시 한번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2월 말 기준 버핏 인덱스는 191%로 지난 20년 평균(130%)을 아득히 넘어섰는데요. 2000년 버블 정점에도 버핏 인덱스는 150%였습니다. 미국 금융시장이 성장하면서 해당 지표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해온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수치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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