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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16년만에 최고치

by 칲 조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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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라고 불리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더 뒤로 밀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이 여파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고,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융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세계적인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힙니다. 미 국채는 가장 안전한, 사실상 위험성이 없는 자산으로 여겨지는 만큼 다른 투자 자산의 수익률과 비교할 만한 기준이 됩니다.

 

최근 국채 금리가 계속 급등하는 만큼, 주식 시장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다우 지수 등 3대 지수도 하락세인 데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미국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시장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긴축 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이미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예고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점이 긴축 전망에 힘을 실었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 및 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채용 건수가 약 960만 건을 기록하며 예상을 한참 웃돌았으며, 미국 재무부가 3분기 국채를 대 최대 규모인 1조70억 달러(1370조원) 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이 연휴 간 내놓은 발언도 긴축 긴장감을 키웠습니다. 그동안 적어도 올해 안에는 긴축이 끝나리라는 기대감에 급등하지 않던 국채 금리도 불안감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7% 금리도 가능하다”면서 “최악의 케이스는 스태그플레이션(고금리에도 물가가 오르는 것)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임시예산안을 두고 잡음이 터져 나온 최근 미국 정치 상황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원인입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미국 의회 역사상 최초로 해임되면서 정국은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한 3일(현지 시각) 미국 주식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9%, S&P500 지수는 -1.37%, 나스닥 지수는 -1.87% 하락한 상태에서 장을 마감했는데, 다우존스30 지수의 하락 폭은 약 6개월 만에 가장 심각했습니다.

 

달러의 가치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습니다. 마찬가지로 3일(현지 시각) 달러 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07.180을 기록했습니다. 한때 작년 11월 이후 최고점을 찍고 다시 내려왔을 정도입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폭등했습니다. 같은 날 30년 만기 고정 주담대 평균 금리가 7.72%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데다, 8%를 돌파할 가능성도 크게 점쳐집니다.

 

이 여파는 4일 아시아 증시 전반의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2.41% 하락하며 2,40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고, 일본 닛케이 225 평균주가는 2.28% 떨어진 상태로 마감을 맞이했습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0엔 선마저 무너지며 일본 정부의 개입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한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우려됩니다. 한국은행이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미국 국채 금리를 따라 오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26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장 중 4.083%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폭등한 환율도 골칫거리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4일 1,365.5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360선을 돌파했는데요. 1,400원 선마저 넘길 수 있다는 예측이 고개를 들 정도입니다.

 

문제는 정부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예상 달리 글로벌 긴축 기조가 길어지면서, 물가와 성장·금융안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트릴레마(trilemma‧삼중 딜레마)’ 상황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국채 금리 급등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는 점은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합니다. 몇 주 안에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길 수 있다는 예측이 대세입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7%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고를 견지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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