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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산업 LETTER

직업단체(협회) VS 디지털 플랫폼, 충돌 모아보기

by 칲 조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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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타다와 택시업계의 분쟁을 시작으로 디지털 플랫폼과 기존 직업 집단 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플랫폼 산업의 혁신적인 성장과 기존 업계가 그동안 쌓아온 이익을 지키려는 의지가 서로 부딪치며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변호사, 세무사, 의사, 공인중개사와 같은 전문 직역 단체는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법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나타나면서 정부와 국회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이런 종류의 충돌은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그 결과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논의와 토론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와 택시업계 간의 분쟁은 2019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국회에서 일명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타다는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는데 올해 6월 대법원은 타다 서비스가 합법적인 렌터카 서비스라고 판결했습니다..

 

🚕 택시업계 vs 타다

타다는 2018년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렌트할 경우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근거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타다가 불법 콜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였고, 결국 타다를 검찰에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판결은 타다 이용자가 임대차 계약을 통해 단기간 차량을 임대한 사람이라며, 운송계약에 따른 여객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3월 국 '타다 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상황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에도, 관광 목적으로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했습니다. 법 개정 이후 타다는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고, 타다 운영사인 VCNC는 2022년 4월 쏘카에 인수됐습니다.

 

한편, 지난 6월 타다 서비스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1심, 2심에 이어 타다 서비스는 불법 콜택시가 아닌 합법적인 렌터카 서비스라고 판결했습니다.

 

VCNC 전 대표였던 박재욱 쏘카 대표는 무죄 판결은 기쁘지만, 그때의 타다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점이 슬프다고 이야기하며 제2의 타다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좌. 대한변호사협회 우. 로톡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로톡은 변호사 협회와 8년간 갈등을 겪었습니다. 변호사 협회는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기 위한 규정까지 신설하며 로톡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최근 법무부가 징계를 전면 취소하면서 긴 싸움이 막을 내렸습니다.

 

👨‍⚖️ 변호사협회 vs 로톡

로톡은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2015년부터 세 차례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습니다. 변호사법은 돈을 받고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변호사 단체는 로톡이 이를 어겼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로톡은 자신들은 단순한 광고 플랫폼일 뿐 상담료·수임료를 받지 않았으며, 모든 고발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대한변호사협회는 2021년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해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 근거를 만들었습니다. 이 개정된 규정은 변호사와 의뢰인을 직접 연결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어긴 변호사에게 징계 조치가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로톡은 이러한 개정된 규정이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하였으나, 일부 위헌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쪽에서는 여전히 징계 조치가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작년 12월, 로톡 가입으로 인해 징계받게 된 123명의 변호사가 법무부에 이의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26일,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가 로톡 가입 변호사 전원의 징계를 취소하였습니다. 법무부는 로톡이 단순한 광고 플랫폼으로서 소비자와 연결되는 장을 제공할 뿐,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로 보기 어렵다며, 징계 대상인 변호사들이 광고 규정을 위반한 혐의가 없음을 판단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의뢰인이 로톡에 노출되는 변호사 정보를 직접 확인한 뒤 선택할 수 있는 점, 로톡이 변호사와 소비자 상담 관련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삼쩜삼

미수령 세금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인 삼쩜삼은 한국세무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세무사회는 삼쩜삼을 무자격 세무대리 혐의, 세무대리 소개 알선 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바꿔가며 연달아 고소했습니다. 한편, 삼쩜삼은 최근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세무사회 vs 삼쩜삼

2021년, 한국세무사회는 삼쩜삼이 불법 세무 대리를 하고 있다며 고발하였습니다. 세무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세무 대리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고 광고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삼쩜삼과 제휴를 맺은 파트너 세무사에게 징계 처분도 내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경찰은 삼쩜삼이 세무대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무사의 신고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작년에 삼쩜삼 대표를 무자격 세무 대리와 세무대리 소개 알선 혐의로 다시 고발했습니다. 무혐의 불송치 결정이 나왔음에도 한국세무사회의 반발에 최근까지 수사를 재개했는데 지난달 사건의 결론이 나올 때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대표를 재차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삼쩜삼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된 불법 세무대리 혐의는 성립이 어려우니 다른 건으로 다시 태클을 거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습니다.

 

한편, 삼쩜삼은 한국세무사회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IPO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가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번 5월 한 달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고객이 삼쩜삼 플랫폼을 통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390억 원을 돌파하며 3년 만에 7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좌. 강남언니 우. 비대면 의료 플랫폼(데일리메디)

성형 정보 플랫폼 강남 언니와 닥터나우, 굿닥 등 비대면 의료 플랫폼은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강남 언니는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현행 의료법에 플랫폼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어, 의료법 개정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 의사협회 vs 강남 언니

2015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성형 정보 플랫폼 강남 언니는 2022년 대한의사협회에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였습니다. 사용자에게 입점 병원의 시술 상품 쿠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병원에 환자를 소개해 주고 수수료를 받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영리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홍승일 대표에게 1심과 2심 모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강남 언니는 문제가 된 서비스를 종료하였습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는 강남 언니가 병원별 성형 비용을 공개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강남 언니 앱에선 병원별 가격 정보를 비교해 볼 수 있는데 현행법상 성형수술 비용과 같은 비급여 비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공개해야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이 엇갈립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정부가 의료기관이 원할 경우 온라인 플랫폼에도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게재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담긴 경제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의사협회의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로 크게 성장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인 닥터나우, 굿닥, 나만의 닥터, 올라케어 등도 의사협회와 약사회로부터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였습니다. 협회는 초진 환자 진료, 처방전 돌려쓰기, 의약품 대량처방 등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런 비대면 진료 플랫폼 외부 고발 사건들이 실제 문제가 돼 법원 판결을 받게 되면 강남 언니의 사례처럼 유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난 8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업체들은 다른 수익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의료 포털 기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좌. 한방 우. 직방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타다 금지법에 이어 직방 금지법까지 나왔는데,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직접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한방을 만들며 견제에 나섰습니다.

 

🏠 공인중개사협회 vs 직방

직방은 공인중개사 없이도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에 대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골목상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직방의 중개업 진출을 반대했습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이 중개사들의 매물 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고발했습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2021년 국토교통위원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상으로 개최한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출석해 상생발전을 모색할 의지를 밝혔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습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법안으로, 이른바 직방 금지법으로 불립니다. 해당 법안은

1.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 단체로 인정

2. 공인중개사 개업 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원 가입을 의무화

3. 협회가 거래 질서 교란 행위 단속, 윤리규정을 신설해 중개사들을 지도·감독

4. 부동산 거래 교란 단속 업무도 위탁받아 행정처분을 요청 가능

 

위 법안이 통과되면 직방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에 맞서 한방이라는 플랫폼을 오픈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쟁자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제한하거나 탈퇴를 요구한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또한, 직방 금지법 역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여 현재 계류 중입니다. 최근 전세 사기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쟁점이 되면서 중개업계 이미지가 하락함에 따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대한 신뢰도도 하락하는 상황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네이버와 협력하여 '한방'의 경쟁력 향상을 모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직방과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전문직업군과 플랫폼 간의 갈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기존 법률이 디지털 시대의 혁신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기존 법률 및 규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규제 체계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관련 이해관계자들은 함께 모여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유연성 있는 접근 방식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발전하는 플랫폼과 전문직업군 간의 조화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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