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합병, 삼성 따라잡나

 

🏃‍ 삼성전자 따라잡나

낸드플래시 생산 기업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경영 통합에 대한 최종 조율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달 안으로 합의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 알려졌습니다.

 

낸드플래시는 USB나 SSD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의 한 종류로, D램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더 많은 용량의 정보를 오래 저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키옥시아, SK하이닉스, WD, 마이크론 등 5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48.9%입니다. 이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1.1%입니다. 반면 키옥시아와 WD의 점유율은 각각 19.6%, 14.7%로 합병이 완료되면 점유율 34.3%로 삼성전자를 뛰어넘게 됩니다.

 

 

📉 불황 닥친 낸드 시장: 혼자는 힘들어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낸드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21년 1분기 낸드 시장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1% 감소하는 등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단독으로 버티기엔 상황이 심상치 않자 키옥시아와 WD는 합병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이는 구조조정 및 시설 재투자에 드는 비용 절감과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산업 부활 지원 정책도 합병을 가속하는 데 한몫했습니다.

 

두 회사는 이미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키옥시아와 WD는 2000년부터 반도체 공장 설비 투자를 함께 진행하며 제휴 관계를 이어왔으며, WD는 키옥시아가 생산한 낸드를 데이터 저장장치(SSD)로 가공하여 판매 중입니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양사의 오랜 협력 관계와 현재의 경제 상황, 그리고 일본 정부의 지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 결정권 쥔 SK하이닉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 시도는 사실 2021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WD가 주도하여 합병을 추진했지만, 본사 위치, 상장 증시 선택, 지분 가치 평가 등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WD가 메모리 사업부의 분사를 진행하면서 합병에 다시 시동이 걸렸습니다. 양 회사는 본사 위치를 일본으로 정하고 미국 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는 등의 합의를 이뤘습니다. 결국, 양 회사는 13일에 합병 계획을 확정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키옥시아 지분의 15%를 보유한 SK하이닉스가 양 회사의 합병에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SK하이닉스는 합병 승인으로 투자금 회수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과거 낸드 시장에서 경쟁 기업 도시바 메모리(현재 솔리다임) 인수로 경쟁력 제약 전략을 사용한 전적 때문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낸드 시장의 지각변동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은 미국과 일본 간의 반도체 산업 협력을 상징하며, 이는 일본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낸드 시장 경쟁 구조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한편, 국내 기업에는 긍정적인 소식일 수 있습니다. 낸드 생산 기업이 하나 줄어들면서 출혈 경쟁이 완화되고, 그 결과 낸드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나 합병 계약 진행 후에는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중국은 현재 미국의 칩4 주도로 인한 수출 규제를 받고 있어 승인 거부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통합이 이루어지려면 여러 절차를 고려하여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