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가 굴린 스노우볼이 찾아왔습니다.

 

🗓️ 찾아온 레고랜드 예금 만기

레고랜드 사태가 벌어진 지도 1년, 당시 범람했던 고금리 예금상품의 만기가 다가왔습니다. 저축은행권 상품의 만기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에 따라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수신(예금) 금리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에 증가한 수신 규모는 약 100조 원으로 추정되며, 평소보다 심하게 증가한 동량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금금리 경쟁의 과열은 금융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고금리 예금 상품이 시중의 돈을 빨아들이면서 은행은 물론 기업까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고금리 상품

최근 은행권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대를 넘보고 있습니다. 18일 기준으로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개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 평균은 약 연 3.85%입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이미 4%를 넘어섰습니다.

 

시중은행의 금리도 4%대로 올리면서 제2금융권도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저축은행권은 연 4% 중반대, 상호금융권은 연 5%대를 넘기는 상품도 내놓았습니다.

 

지난 7월 뱅크런 위기를 겪었던 새마을금고의 특판 상품도 눈에 띕니다. 금리가 연 9%, 심지어 10%를 넘어서는 상품을 여러 지점에서 내놓고 있습니다. 빠져나간 고객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치솟는 예금금리, 제2금융권 위험?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 제2금융권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리면 제2금융권은 그것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함께 높아집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도 반등했습니다.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6%P 상승하여 3.82%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금융당국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입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부정적인 외부요인에도 우리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작년과 같은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반기, 대책과 과제

금융당국은 수신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였습니다. 앞서 정부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채 발행 한도를 설정하여 은행의 자금 조달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우량채권인 은행채가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여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회사채 시장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작년 말 자금시장 위기처럼 기업이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금융당국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iquidity Coverage Ratio, LCR)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LCR은 위기가 닥쳤을 때 은행이 1개월을 버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유동성(돈)을 보유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 원래 올해 말까지만 하한선을 95%로 유지하고 내년부터 100%로 정상화하려 했으나, 정상화 시기를 6개월 늦춰 은행채 발행이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조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