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11월 28일) 늦은 밤 부산의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여부가 결정됩니다. 엑스포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그 경제 효과가 비견될 정도로 규모가 큰 행사입니다. 만약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얻는 경제적 효과가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되죠. 이에 지난 몇 달 동안 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주요 대기업 총수까지 나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습니다.
오늘, 엑스포란 어떤 행사이며, 역대 주요 엑스포에서 전 세계가 이뤄낸 성과들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엑스포가 가져오는 경제적인 효과와, 부산이 목표로 하는 2030 엑스포 등 엑스포에 대해 궁금할 법한 여러 내용을 다뤘습니다.
세계박람회(엑스포)란?
엑스포(EXPO)란 인류 문명의 발전을 돌아보고, 현재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할 기술과 인류가 마주할 미래의 발전 전망을 보여주는 국제 행사입니다. 참여하는 국가의 산업 발전과 과학 기술 성과를 소개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경제 올림픽, 문화 올림픽이라고도 불립니다. 세계박람회를 뜻하는 Exposition의 앞 글자를 따 엑스포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엑스포도 종류가 있어요
엑스포는 크게 세계박람회(등록박람회, World’s Fair)와 전문박람회(인정박람회, International Expo)로 나뉩니다. 세계박람회는 경제와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주제를 다루며, 그에 걸맞게 전시 면적에도 제한이 없습니다. 세계박람회는 1988년부터 5년마다 개최하기로 정해졌고, 0과 5로 끝나는 해에 개최됩니다. 전문박람회는 특정 주제를 다루는 엑스포로 세계박람회보다는 규모가 작습니다. 부산이 유치하려는 엑스포가 세계박람회, 대전과 여수에서 열렸던 엑스포는 전문박람회입니다.
🤔 세계박람회와 전문박람회의 차이
세계박람회는 6주에서 6개월 동안 개최가 가능하며, 개최국은 전시를 위한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 국가가 각자의 경비로 국가관을 건설해야 합니다. 반면 전문박람회는 3주에서 3개월로 비교적 짧은 기간 진행되며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축하고 참가 국가에 유상 또는 무상으로 빌려줍니다.
🏢 국제박람회기구(BIE)
국제박람회기구(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는 각종 박람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928년 설립된 국제기구입니다. 이전까지는 세계 각국이 너도나도 엑스포를 개최했는데요. 이를 막고자 BIE가 설립됐고, 이제는 BIE가 공인한 박람회만이 공식적인 국제행사로 인정받습니다. 현재 182개국이 BIE의 회원으로 속해 있으며, 우리나라도 1987년 BIE의 회원국이 됐습니다.
🎊 엑스포에서는 무엇을?
엑스포는 세계 최대 문화 교류의 장입니다. 초창기 엑스포는 미술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과학 기술과 산업 발전을 뽐내는 자리로 변모했죠. 이후 엑스포는 교육, 환경 및 지속가능성, 미래 발전 등으로 점점 테마가 바뀌었습니다. 종합하자면 그 당시의 경제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주제에 대해, 세계 각국이 각자의 성과를 보여주는 행사가 엑스포입니다.
😮 엑스포는 도시 발전의 계기?
엑스포를 개최하는 도시에 엑스포는 도시 발전의 강력한 발판이 됩니다. 행사 부지 주변을 재개발하는 경우도 많고, 교통이나 숙박 등의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기 때문인데요. 또한 엑스포 개최 시점과 그 이후에 늘어나는 관광객은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몇몇 통계에서는 올림픽, 월드컵보다 엑스포가 훨씬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나타날 정도입니다.
역대 주요 엑스포 소개
🇬🇧 런던 엑스포(1851)
런던 엑스포는 사실상 엑스포의 시작으로 여겨집니다. 1851년 이전에도 영국과 프랑스 등의 국가가 박람회를 몇 차례 개최했었습니다. 그러다 영국이 엄청난 규모의 수정궁(Crystal Palace)을 짓고 32개국의 전시물을 모아 행사를 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 덕분에 런던 엑스포는 엑스포의 첫 시작으로 여겨지며, 산업혁명의 선두를 달리던 대영제국은 세계적인 규모의 엑스포를 처음 개최한 나라가 됐습니다.
🇫🇷 파리 엑스포(1889)
파리에서 1889년 열렸던 엑스포는 전무후무한 랜드마크 에펠탑이 만들어진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에펠탑은 파리 엑스포 박람회장에 들어가기 위한 출입구였는데요. 당시에는 흉측한 철골이 엑스포의 출입문인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막상 엑스포가 시작하자 파리 엑스포 최고의 관광상품이 됐습니다. 덕분에 원래라면 20년 후 철거될 운명이었던 에펠탑은 영구 보존이 결정돼 지금까지도 파리의 상징으로 남아있습니다.
🇺🇸 시카고 엑스포(1893)
시카고 엑스포는 놀이공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관람차가 처음 만들어진 행사입니다. 페리스 휠이라는 이름의 세계 최초 대관람차는 시카고 엑스포를 흥행시킨 주역으로 평가받습니다. 한편 시카고 엑스포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는 엑스포였고,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참여한 엑스포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시카고 현지에서 직접 기와를 구워 가장 작은 전시실을 만들었고, 갓, 도포, 버선, 조총, 투구 등 각종 생활용품과 군사용품을 전시했습니다.
🇧🇪 브뤼셀 엑스포(1958)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린 브뤼셀 엑스포는 큰 흐름에서 엑스포의 주제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당시까지 이뤄진 과학적인 진보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핵폭탄 개발이라는 결과로 돌아오면서 과학 기술을 뽐내던 엑스포의 인기도 주춤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개최된 브뤼셀 엑스포에서는 과학 기술, 산업 발전보다 인간성 회복이 주된 주제가 됐습니다.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기념탑 아토미움이 이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 상하이 엑스포(2010)
여수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는 역대급 기록을 보유한 엑스포입니다. 상하이 엑스포에는 7,5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였는데 지금까지 이보다 더 많은 관람객을 모은 엑스포는 없습니다. 또한 상하이는 여의도 2/3 크기의 행사장을 마련했는데, 이는 도시 전체를 행사장으로 사용한 2020년 두바이 엑스포 전까지 가장 큰 규모의 행사장이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 엑스포에 얼마나 투자를 많이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상하이는 엑스포를 계기로 막대한 투자를 받아 날개를 단 듯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대전 엑스포(1993)
우리나라 최초의 엑스포입니다. 대전 엑스포는 세계박람회와 전문박람회가 나뉘기 전에 개최됐지만, 그 규모를 고려해 전문박람회로 분류됩니다. 대전엑스포는 우리나라가 1893년 처음으로 시카고 엑스포에 참여한 이후 딱 100년 만에 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 여수 엑스포(2012)
해양을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전문박람회입니다.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해 펼쳐진 상하이와의 경쟁에서 밀린 후 전문박람회를 개최했는데요. 여수는 엑스포를 계기로 재개발에 성공하고 관광도시로 명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엑스포가 가져다주는 경제 효과
✈️ 막대한 관광 수익
우선 당장의 관광 수익이 상당합니다. 엑스포 기간에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물론, 엑스포 이후에도 기념탑과 같은 랜드마크가 남아 훌륭한 관광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에펠탑과 같은 랜드마크는 1년 만에 입장료 수익으로 투자금을 모두 회수했다고 합니다. 또한 관광객이 늘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과거 상하이 엑스포는 60만 명이 넘는 고용 창출 효과를 냈다고 합니다.
😎 인프라 성장
엑스포는 개최 도시의 인프라를 성장시키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단기간에 많은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서 숙박 시설을 재정비하고, 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정리합니다. 또한 공항과 터미널을 증설하거나 새로 짓고, 행사장 근처의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재개발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한편, 엑스포를 진행하면 개최국 또는 참가국이 전시관을 크게 건설하는데요. 요즘에는 전시관을 친환경 소재로 짓고, 엑스포가 끝나면 철거해 소재를 재활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기적으로 도시에 필요한 인프라 건설에 큰 도움이 됩니다.
부산 엑스포 2030?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 그리고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최종 투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11월 28일 늦은 밤 2030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도시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 부산 엑스포, 예상되는 효과는?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부산에서 엑스포가 열릴 경우 5,00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50만 명 정도의 고용 창출 효과와, 60조 원이 넘는 생산유발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반면 세계박람회는 참가국이 국가관을 각자의 비용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 비용이 적게 들며, 부산은 이미 도시 인프라와 관광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비용 걱정이 비교적 덜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부산의 계획은❓
우선 부산은 가덕도신공항을 2030년보다 일찍 개항하기 위한 방안을 찾습니다. 또한 울산과 창원, 진주를 연결하는 교통망을 구축하는 등 편리한 교통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부산은 물론 경남권 전체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큰 경제권을 만들겠다는 것인데요.
🧐 엑스포 개최지 투표 방식
투표는 BIE 회원인 182개국이 각자 1표를 행사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부산, 로마가 최종 후보지로 남은 시점에서 1차 투표에서는 득표율이 가장 낮은 도시가 탈락합니다. 만약 1차 투표에서 2/3 이상의 표를 얻은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가 진행되며 2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도시가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됩니다.
✅ 개최지 투표, 관건은 사우디아라비아
경쟁자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투표권을 가진 국가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투표해 준다면 경제 협력을 강화해 주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행사를 독점하는 것을 우려하는 국가도 있어 부산에 유리하리란 전망도 나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동계, 하계 아시안게임은 물론 월드컵 개최권까지 확보했습니다. 또한, 최근 불안한 중동 정세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엔 리스크입니다.
그동안 부산 시민을 비롯해 많은 기업인과 대통령까지 나서 부산의 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썼습니다. 만약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면 우리나라는 월드컵, 올림픽에 이어 세계박람회까지 세계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국가가 되는데요. 오늘 밤 진행될 투표에서 부산이 좋은 결실을 보고, 2030년에 성공적인 엑스포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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