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산유국? 석유 탐사 및 시추 과정 정리

 

💡 3줄 요약

 

석유는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 화합물로, 대표적인 화석연료입니다.

 

석유는 매장 지역을 추정하는 탐사 과정을 거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시추 과정을 통해 생산됩니다.

 

동해의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거란 가능성에 정부는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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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해안 앞바다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소식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빠르게 탐사 시추를 승인하며 기대감에 불을 지폈고, 이에 석유와 관련된 종목의 주가가 널뛰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석유 매장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과연 석유는 어떻게 찾고, 어떻게 뽑아낼 수 있는 걸까요? 석유 탐사 및 시추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면, 동해안의 석유 매장 소식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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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석유, 더 자세히 알아보기

🛢️ 석유의 성분

석유는 대표적인 화석연료로, 화학적으로는 액체 탄화수소의 혼합물입니다. 쉽게 말해 탄소와 수소 중심의 분자 구조를 가진 다양한 화합물이 혼합된 액체인데요. 이렇게 여러 화합물이 혼합된 천연 그대로 석유를 원유(Crude Oil)라고 부르며, 원유를 목적에 맞게 정제하면 LPG,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나프타, 아스팔트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팔방미인 석유

석유는 에너지원을 넘어 각종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우리가 입는 옷을 만드는 나일론 합성 섬유부터, 각종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설거지를 할 때 쓰는 세제, 자동차의 타이어, 화장품, 화학비료 등 정말 다양한 곳에 석유가 사용되죠. 우리는 석유로 만들어진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석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석유가 만들어지는 원리에 대해서는 크게 2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억 년 동안 동식물의 유해가 해저 바닥에 가라앉아 썩은 진흙이 온도와 압력, 특수 박테리아 등의 영향을 받아 탄화수소로 변했다는 유기기원설입니다.

 

두 번째는 지구 내부의 금속화합물이 물과 높은 온도, 압력에 의해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가 됐다는 무기기원설입니다. 두 이론 모두 높은 온도와 압력을 전제로 하는데, 바다 아래에서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지려면 퇴적암이 모래 언덕 형태(배사 구조)로 쌓여 있거나, 지층에 균열이 심하게 일어나 만들어진 빈 공간(단층 트랩 구조)이 필요합니다.

 

⚖️ 석유, 얼마나 묻혀있어?

석유 자원량은 개발 단계에 따라 다양하게 나뉩니다. 대개 ’매장량’이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되지만, 사실 땅속에 얼마나 묻혀있는지를 의미하는 용어는 ‘부존량’(OIIP, Oil Initially In Place)입니다. 이후 시추를 통해 원유의 존재가 확인되고 경제성이 검증된 이후에만 매장량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죠.

 

석유 매장량 중에서도 역시 의미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합니다. 우선 원시 매장량은 석유 매장 지역에 존재하는 전체 석유의 양을 의미합니다. 가채매장량은 석유 매장 지역 내 석유 중 시추가 가능한, 즉 기술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석유의 총량을 나타냅니다.

 

또한, 확인매장량은 발견된 석유 매장 지역 중 현재 기술과 비용까지 고려해서 생산하고자 하는 추정 물량을 뜻합니다. 가채매장량 중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시추하지 않는 석유의 양을 빼면 확인매장량을 구할 수 있습니다.

 

🗓️ 가채연수란

가채연수란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석유를 시추할 경우 생산이 가능한 기간을 말합니다. 가채연수는 확인매장량을 해당 연도의 연간 생산량으로 나눠 구하는데요. 그러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확인매장량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라, 가채연수가 지난다고 해서 석유가 고갈되는 것은 아닙니다.

 

🔥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

원유는 각종 불순물도 많고, 여러 화합물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이를 정제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각 화합물은 끓는 점이 다르기에 이를 활용해 화합물을 분리하는데요. 먼저 원유를 350도 이상으로 가열해 증기(기체) 상태로 만듭니다. 이후 층별로 나뉜 증류 장치를 거쳐 원유 증기를 식혀 액체로 만드는데요. 끓는 점에 따라 중유, 아스팔트 등이 아래층에 분류되고, 그 위로 경유, 등유, 휘발유 및 나프타 순서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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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탐사 & 시추 과정 총정리

탐사 과정

석유를 탐사하는 과정은 크게 지질조사, 물리탐사, 탐사 시추 3단계로 나뉩니다.

 

🛰️ 지질조사

지질조사는 항공기나 인공위성 등을 사용해 지표 사진 찍고 이를 분석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계산하는 조사입니다. 석유가 만들어지는 지형 구조인 배사 구조, 단층 트랩 구조를 찾고, 해당 지역의 암석 종류를 분석해 석유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인지 파악합니다.

 

〰️ 물리탐사

지질조사 결과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물리탐사가 진행됩니다. 물리탐사에는 주로 탄성파(Elastic Wave)가 활용되는데요. 석유 매장 지역의 지층에 탄성파를 쏘면 탄성파가 지층을 통과하면서 굴절합니다. 만약 지층 아래에 석유가 매장돼 있다면 탄성파의 굴절 정도가 달라지는데, 이를 분석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해석합니다. 탄성파를 이용한 물리탐사는 초음파 검사와 원리가 유사합니다.

⚒️ 탐사 시추

물리탐사 결과 석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면, 직접 구멍을 뚫어 석유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탐사 시추를 진행합니다. 탐사 시추를 통해 더욱 정확한 석유 매장량과 정밀한 지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추 과정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서는 비트(Bit)라는 회전 드릴로 지층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석유를 시추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케이싱 단계

지층에 구멍을 뚫고, 구멍 외벽과 가깝게 강판 파이프를 설치하는 과정입니다. 강판 파이프를 설치하는 케이싱 단계가 없다면 애써 뚫어놓은 구멍에 외벽의 암석 등이 떨어지며 메워질 수 있고, 구멍 외벽에서 여러 물질이 흘러들어 석유와 섞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고자 구멍 주변으로 파이프를 설치합니다. 이후 파이프 바깥과 구멍 외벽 사이를 시멘트로 메우는데요. 시멘트는 지층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포함된 황이나 염분이 파이프를 부식시키는 것을 막아줍니다.

🔁 반복 그리고 반복

렇게 구멍을 뚫고, 케이싱을 하고, 시멘트를 메우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합니다. 한 번에 구멍을 깊이 뚫으면 구멍 아래쪽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단계에 나눠 구멍을 뚫는데요. 깊이가 깊어질수록 구멍의 직경이 좁아지기 때문에 구멍은 아래쪽이 좁은 길쭉한 컵 모양으로 만들어집니다. 현재 기술로는 보통 30분에 70m의 구멍을 뚫을 수 있으며, 보통 석유는 지하 1~4km에 존재합니다. 석유가 얼마나 깊이 있느냐에 따라 시추의 비용과 난이도가 달라지죠.

 

🎲 시추 가능성은?

물리탐사 후 탐사 시추에 성공할 확률은 세계적으로 20% 내외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리탐사에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도 실제 시추를 했더니 석유가 없을 수도 있고, 석유가 있어도 너무 소량이거나 시추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면 실패죠. 단순히 석유가 존재한다고 성공이 아니라, 시추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석유의 양이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을 정도로 풍부해야 성공입니다.

 

⚓️ 실제 생산을 위한 시추

탐사를 마쳤고 석유 생산을 결정했다면, 이제 시추공과 생산정을 연결합니다. 이후 석유가 나오는 시추공의 수도꼭지 역할을 하는 장비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는데요. 크리스마스트리는 단순하게 그 모양이 크리스마스트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여기에 더해 끌어올린 원유를 이동시킬 수송관도 설치하면 얼추 생산 준비가 끝납니다.

 

시추를 시작하면 보통 처음에는 주변의 바닷물에 의한 높은 수압에 의해 석유가 자동으로 시추공을 따라 밀려 올라옵니다. 이후 압력이 낮아지면 펌프를 사용해 석유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거나, 석유 매장지에 물을 밀어 넣어 석유를 끌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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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앞바다의 석유, 어떤 상황이야?

👌 물리탐사 OK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05년부터 동해에서 물리탐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러다 작년 그동안의 물리탐사 결과를 미국 기업 액트지오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고, 액트지오는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보내왔습니다. 매장된 자원은 천연가스가 75%, 석유가 25%일 것으로 추정되죠. 액트지오는 시추 성공률이 20%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탐사 시추 도전

정부는 시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동해안은 심해 지형이기 때문에 1회 시추할 때마다 1,0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 전망인데요.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탐사 시추에 도전해 볼 만하다는 입장과, 비용과 확률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가 크다는 입장이 팽팽한 상황입니다.

 

탐사 시추 결정이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려면 탐사 시추를 진행해 얼마나 빨리 석유를 찾아내는지, 그리고 찾아낸 석유가 시추할 만큼 충분한지 파악해야 합니다. 탐사 시추를 해보기 전에는 경제성과 가능성 모두 정확하지 않은 것이죠.

 

📋 탐사 시추 계획은

정부는 올해 말 첫 탐사 시추를 시작하고, 2026년까지 꾸준히 탐사 시추에 나설 계획입니다. 올해 말 첫 탐사 시추의 결과는 2025년 3~4월쯤 나올 것으로 보이죠. 정부는 필요하다면 해외 메이저 석유 기업과 협력해 탐사 시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상업화는 유리할 수도?

만약 석유 시추에 성공한다면 상업화는 비교적 쉬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천연가스 터미널 등 수송관 인프라가 개발된 상태고, 중국과 일본 등 화석연료 수요량이 큰 국가가 인접해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현재 추정되는 석유 매장 지역은 전부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되기에 생산 시추 과정에서 외교적으로 고려할 사항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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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앞바다의 석유 매장 가능성에 시장은 기대감을 드러내는데요. 업계는 기대감과 동시에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석유 탐사와 시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듯 아직은 두 눈으로 석유를 직접 보지 못한 상황이기에, 그 누구도 석유 매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2021년까지 천연가스를 시추했던 동해 가스전은 현재 천연가스가 고갈돼 시추를 멈췄는데요. 다시금 천연가스와 석유 시추를 시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