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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사회 LETTER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사적 제재 논란

by 칲 조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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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수첩

 

최근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여러 유튜버가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지금이라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건데요. 사적 제재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논란도 함께 나오는 중입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어떤 일이더라?

2004년 경남 밀양에 사는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에 살던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불러내 1년 동안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가해자들은 범행 장면을 촬영해 피해자를 협박했는데요. 가해자 44명 중 일부는 소년원으로 가고, 일부는 피해자 측과 합의하면서 재판에 넘길 수 없었는데요.

 

그 결과 제대로 된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은 1명도 없이 수사가 마무리됐습니다. 당시 가해자의 부모들이 피해자를 찾아 탄원서를 써달라고 하거나, 경찰이 수사 중 ‘2차 가해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샀습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는 모습. / YTN 보도 영상 캡처


왜 지금 다시 주목받는 거야?

한 유튜버가 지난 1일부터 일부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가해자들이 현재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얼굴·일하는 곳 등의 정보를 영상으로 밝히는 사적 제재를 가한 것. 영상이 공개된 뒤 가해자가 회사에서 해고되고, 일하던 가게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냐면:

마땅히 필요한 일이야

법이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사람들을 미디어의 힘으로 제재하게 되어 속 시원하다는 의견입니다. 법적 처벌은 끝났지만 도덕적 처벌은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일부 유튜브 이용자는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를 후원하며 신상 공개를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사적 제재는 위험해

가해자들이 저지른 죄에 비해 처벌이 가볍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사적 제재로 가는 방향은 옳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애먼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받거나, 가족까지 불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에도 전혀 관련 없는 여성이 가해자의 애인으로 지목되는 등의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누구나 억울하게 신상이 공개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져 사회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유튜버가 3일 경남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캡처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피해자를 위한 거 맞아?

전문가들은 사적 제재가 정말로 피해자를 위한 일인지, 아니면 유튜버의 수익을 위한 일인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해자를 처벌하겠다며 피해자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신상을 공개하는 건 그저 피해자의 고통을 이용하는 일이라는 것. 이번 신상 공개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아 더 문제가 됐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사적 제재가 만연해지지 않도록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애초에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지 않도록 사법 체계를 바꾸거나, 유튜버가 사적 제재를 이유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것.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경찰에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를 요구한 상태이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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