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갈등 속 집단 휴진 강행, 찬반 근거 알아보자

 

💡 3줄 요약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 사이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 의료 패키지로 인해 장기적으로 의료보험 민영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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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의사 단체와 정부의 줄다리기가 이어집니다. 갈등의 표면에는 의대 증원이 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의사 지역 편중과 전공 편중부터 건강보험제도의 위기와 의료 민영화까지 많은 것이 얽혀 있는데요. 오늘은 의대 증원의 핵심은 뭔지, 필수 의료 패키지는 무엇이고 또 왜 논란이 되는지, 건강보험은 괜찮은 건지 종합적으로 다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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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발표 및 필수 의료 패키지

🆙 의대 증원 발표

정부는 지난 2월 의과대학의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06년부터 의대 정원은 쭉 3,058명으로 유지돼 왔는데요. 2025년부터 정원을 5,058명으로 늘려 2035년까지 약 1만 명의 의사를 추가로 키워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의대 증원을 뒷받침할 4가지 정책이 담긴 필수 의료 패키지를 함께 발표했습니다.

1️⃣ 필수의료 패키지 1-인력 충원

말 그대로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한 정책입니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정책이 가장 기본적인데요. 정부는 2025년 2,000명을 시작으로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의대 정원을 과학적 분석에 근거해 조정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소아청소년과를 넘어 산부인과, 외과계 등 필수적으로 인원이 필요하지만, 인기가 없는 과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해 인력 불균형도 해소할 방침입니다.

2️⃣ 필수의료 패키지 2-지역 의료 개선

지방 의료 인프라를 늘리겠다는 정책도 내놨습니다. 국립대를 지역 의료의 거점으로 만들어 지역마다 부족한 의료 인력을 보완하는 방안이 담겼는데요. 지역의료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지방 의대생에게 장학금과 수련 비용, 교육 및 주거 여건을 보장해 주고, 지역 필수의사 우대계약제를 통해 지역 필수의료기관에서 장기근속을 선택한 의사에게 충분한 수입과 근무 여건을 보장해 줄 방침입니다.

3️⃣ 필수의료 패키지 3-의료 사고 안전망

외과 등 생명과 직결된 전공 선택을 막는 장벽 중 하나로 의료 사고에 대한 부담이 꼽힙니다. 이에 의료 사고 부담을 줄여줄 정책도 공개했습니다. '바이탈(vital)'과로 불리는 필수 의료 분야에서 의료 사고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사가 보험이나 의료배상 공제에 가입하면 의료 사고 대상 공소 제기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등이 필수 의료 패키지에 포함됐죠.

4️⃣ 필수의료 패키지 4-보상 체계 개선

필수 의료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가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수가를 인상하는 정책도 패키지에 담겼습니다. 현재 피부, 성형 등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높은 보상이 지급되는 전공에 의사가 몰리고, 외과 등 업무 강도와 중요도에 비해 보상이 낮은 전공은 인기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정부는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입해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보상을 높일 계획입니다.

 

🔍 의료 수가: 의료 수가란 의료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을 말하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의료행위자(병원, 의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급여 항목이라 불리는 의료 행위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주기적으로 수가를 결정하고, 병원에서는 여기서 정해진 수가를 기준으로 정해진 금액 이상 병원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의료 수가가 정해져 있는 전공은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이 있으며, 의료 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전공에는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이 있습니다. 의료 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전공들은 병원에서 자율적으로 병원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보상이 큰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인기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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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찬성 입장과 근거

🥼 의사가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적습니다. 우리나라가 급격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듯 보이는데요. 정부는 급격하게 늘어날 의료 수요에 발맞춰 미리 의사 수(의료 공급)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의료 지역 불균형해

찬성 측에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의료 공급이 부족한 불균형 현상을 의대 증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공급을 늘리고, 필수 의료 패키지를 통해 이들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여러 유인책을 제공하면 지역의 의료 부족 현상이 해결되리라는 것입니다. 또한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필수 의료 분야 의사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의대 증원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 전공별 불균형 해소

의대 증원이 전공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의대생 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정원이 한정된 인기과에 가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비인기 전공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필수 의료 패키지로 지원자 수가 저조한 바이탈 전공에 대해 각종 지원 정책이 더해지면 전공별 불균형은 해소될 것이란 예상이죠.

 

📈 높아지는 의료 퀄리티

마지막으로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의대 증원이 장기적으로 의료 질 개선을 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 한 명에게 할당되는 업무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에 따라 과도한 대기 시간 문제가 해소되고, 1인당 진료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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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반대 입장과 근거

🤔 증원 규모가 과도하다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번 증원 규모가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의대 정원이 3,000명을 조금 넘는 걸 감안했을 때, 2,000명을 증원하는 건 한 번에 60%를 늘리는 셈인데요.

 

의과대학의 준비가 미비한 상황에서 급하게 대규모 증원을 진행하면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대 증원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2031년 이후에는 의료 체계에 혼선이 올 가능성도 있죠.

 

‍⚕️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적지 않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의료 체계가 비슷한 일본이나 미국과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크게 다르지 않고, 국토 면적을 고려했을 때 의료 접근성은 오히려 높다는 거죠. 또한 우리나라의 환자 대기 시간도 긴 편은 아니라는 통계도 있는데요. 앞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은 자명하지만, 저출생을 고려하면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앞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 지역과 전공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의대 증원이 지역과 전공에 따른 의료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수도권 선호 현상은 의사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 아니라 경제적인 여건이 문제라는 건데요. 특정 전공 선호 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 수를 늘려 의사가 부족한 지역과 전공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불균형을 겪는 지역과 전공에 대한 경제적인 보상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수도권 외 지역에 근무하는 의사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고, 비인기 전공의 진료 수가를 높이는 방안이 대표적이죠.

 

경제적인 보상이라는 근본적인 요인을 건드리지 않으면 결국 늘어난 의사가 초기에는 지역과 비인기 전공에 몸담았다가도 결국 나중에는 수도권으로 가 인기 전공의 병원을 개업하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 필수의료 패키지, 가능한 것 맞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의대 증원과 함께 추진되는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도 의문을 품습니다. 정부에 따르면 필수의료 패키지를 추진하는데 10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데요. 이 자금을 마련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선 국민건강보험의 자금을 활용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는데, 국민건강보험의 자금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필수의료 패키지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의대 정원만 늘어나는 상황은 경계 대상이죠.

 

💸 의료비가 늘어날 것

의대 증원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의료 시장은 서비스 공급자인 의사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기에 수요자인 환자에게 제공할 서비스를 대신 결정합니다.

 

쉽게 말해 환자가 어떤 진료를 얼마의 가격에 받을지 정하는 시장이 아니라,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공할 서비스의 가격을 정하는 시장인데요. 이를 공급자 유인수요(Supplier-Induced Demand) 시장이라고 합니다.

 

이런 시장에서 의사가 늘어나면, 각 의사가 맡게 되는 환자 수는 줄어드는 대신 의사는 수입을 유지하고자 과잉진료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환자가 부담해야 할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의사 수가 늘어나 공급이 늘면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의료 비용이 적어질 수도 있지만, 공급자 유인수요 시장이라는 특성 탓에 의료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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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패키지 뒷받침할 건강보험이 위험하다?

💰 국민건강보험이란

국민건강보험(건보)은 사회보험의 일종으로 모든 국민이 매달보험료를 내는 대신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비 일부를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법적 요건이 충족되면 의무적으로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강제되며, 보험료 부담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보험급여가 지급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 재정 전망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수지(보험료수입, 정부지원금 등 수입에서 보험급여비, 기타 사업비 등 지출을 뺀 수치) 는 적자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저출산 및 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의료 서비스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이죠. 국회예산정책처의 건보 재정 전망은 조금 더 극단적인데요.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당장 올해부터 건보 재정 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2032년에는 적자 규모가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험료율 오를 듯?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올해 건강보험료율은 월급의 7.09%로 동결됐지만, 2017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는데요. 이에 법적 상한선인 8%에까지 근접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 적자 규모를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현재 법적으로 8%로 제한된 건강보험료율 상한선을 더 높이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의료 민영화 전망?

의대 증원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려면 필수의료 패키지가 동반돼야 합니다. 여기에만 10조 원의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데다가 의대 증원이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면 건강보험의 부담은 더더욱 늘어날 전망인데요.

 

일각에선 건강보험이 민영화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가 건강보험의 일부를 부담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공적 보험을 중심으로 한 건강보험체계가 바뀌려면 오랜 시간 많은 부분을 검토해야 하며, 병원과 보험사가 직접 관계를 맺는 것 역시 어렵다며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입니다.

 

🏥 의료 공급 민영화와 의료 수요 민영화

일각에서는 의료 민영화를 공급과 수요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앞서 살펴본 건강보험의 민영화는 수요 측면의 민영화에 해당합니다. 의료 공급 민영화는 수익 목적의 병원을 허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은 전부 법적으로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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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5월 24일 전국 의대 정원을 1,509명 증원하는 2025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원래 2,000명이었지만, 정부가 한발 물러서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에 자율 감축을 허용한 결과 500명가량 줄어든 것입니다.

 

다만, 의사협회는 의대증원 자체를 재검토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합니다. 의과대학 교수, 개원의 등 의료계 전반은 6월 18일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죠. 의사단체와 정부의 갈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필수의료 패키지는 성공적으로 추진될지 그리고 의대 증원이 우리나라 의료 및 의료보험 체계를 어떻게 바꾸게 될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