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 사업 부문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를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행합니다.
챗GPT 열풍을 불어온 오픈 AI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칩 생산의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AI 경쟁에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가 다른 사업 분야의 인력 감축까지 감행하면서 AI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양상인데요.
오늘은 알파벳, 애플, 아마존, 메타의 인력 감축 현황, AI 사업 투자 현황 및 최근 실적,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혁신의 아이콘 X랩 포기한 구글
구글이 최근 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X랩 인원 대거 감축을 결정했습니다. 최근 성장세가 가팔랐던 구글 클라우드와 자체 개발한 범용 AI 모델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AI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구글인데요.
🔬 확실한 먹거리인 AI에 집중
최근 구글이 내부 연구 조직인 X랩의 연구진을 대거 해고하고 외부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등 비용 절감에 열을 올립니다.
구글X는 2010년 구글이 기업 혁신을 내세우며 설립한 연구조직으로, 광선으로 세계 오지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타라(Taara) ’와 자율주행 서비스 ‘웨이모(Waymo)’ 등 알파벳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했습니다.
X랩을 포함한 알파벳의 첨단 기술 조직은 당장 수익은 못 내더라도 5~10년 이내에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겠다는 현실적인 목표 아래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요. 그러나 알파벳의 첨단 기술 조직이 작년 3분기에만 11억 9,000만 달러(약 1조 5,9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벤처 캐피털이나 사모펀드 등에 자금 조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시에 알파벳이 주요 AI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업계 전문가는 이번 해고는 구글이 확실한 미래 먹거리인 AI에 힘을 싣겠다는 선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4분기 성장 견인한 클라우드 사업
한편, 알파벳은 작년 4분기 매출 868억 1,000만 달러(약 115조 8,826억 원), 순이익은 206억 8,700만 달러(27조 7,63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50% 늘었는데요.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91억 9,000만 달러(약 12조 2,75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했는데요.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애저에 이어 클라우드 시장 3위인 구글 클라우드는 작년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계속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 챗GPT 따라잡아라!
2022년 오픈AI의 챗GPT 공개 이후 본격화한 AI 기술 경쟁에 구글이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나, 구글은 최근 자체 개발한 제미나이를 통해 반전을 꾀합니다.
지난해 공개된 구글의 범용 AI 모델인 제미나이 프로 모델은 최근 AI의 성능을 비교하는 허깅페이스의 챗봇 아레나 리더보드에서 오픈AI의 GPT-4 점수를 능가했죠. 또 챗봇 바드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영상 생성 AI 루미에르를 공개했는데요. 기존의 영상 생성 AI에 비해 제작 효율이 월등히 높아 학계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한편 AI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구글의 주요 매출원인 광고 부문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악재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2022년부터 시행된 맞춤형 광고 규제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 알파벳의 주요 매출원인 광고 매출(652억 2,000만 달러)이 시장 예상치(659억 4,000만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사업의 특성상, 주 매출원인 광고 부문이 캐시 카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캐시 카우: 기업의 사업 분야 중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사업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기업이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캐시 카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캐시 카우를 보유한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카 포기하고 AI 조직 통폐합한 애플
애플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애플카의 출시가 2026년에서 2028년으로 연기됐습니다. 대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16에 생성형 AI 기술이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요. 애플 역시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집니다.
🚗 또 지연된 애플카 출시
애플이 2014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의 출시가 다시 늦춰질 전망입니다. 2025년으로 알려졌던 애플카의 출시 시점은 지난 2022년 12월 2026년으로 밀린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카의 출시 시점이 2028년으로 미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소 2년이 더 늦춰진 셈이죠.
🤚 자율주행 기능 축소
애플카에 내장될 자율주행 기능 또한 원래 계획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애플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보다 AI 기술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능도 축소될 전망이데요.
모든 상황에서 무인 운전이 가능한 레벨5(완전 자율주행) 수준이 적용될 예정이었던 애플카 프로젝트였지만, 여러 수정을 거치면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는 레벨2+(부분 자율주행) 수준으로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AI 주도권을 빼앗긴 애플의 위기가 미래 사업의 전략까지 바꿔버렸다고 분석했습니다.
🙏 AI 조직 통폐합으로 역량 강화
이에 더해 최근 애플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AI 조직을 해체하고, 이들 중 일부를 올해 4월부터 텍사스주 오스틴 캠퍼스에 있는 AI 조직으로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해체가 결정된 AI 조직은 애플 운영체제 iOS에 탑재된 AI 비서 시리를 개선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반면, 새로 배치가 결정된 텍사스주의 AI 조직은 생성형 AI 개발과 관련된 부서로 알려졌습니다.
애플이 각지에 흩어진 AI 조직을 통폐합해 생성형 AI 개발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되는데요. 업계 내부에서 애플이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타이틀을 내준 것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빠르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16에 애플의 첫 생성형 AI 기술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한 아마존, AWS로 실적 개선 노린다
아마존은 작년에만 약 3만5천 명을 정리해고 하는 등,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대신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인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중심으로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 아마존 고 폐업
아마존은 작년 2018년부터 미국 대도시 20곳에서 운영해 온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 8곳의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아마존 고는 점원을 대신해 센서와 카메라가 물건과 고객을 확인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고객의 성향까지 파악하는 최첨단 무인 매장으로, 아마존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는데요.
최근 아마존이 실적 개선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아마존 고의 폐쇄가 불가피했다는 전언입니다. 아마존은 작년에만 약 3만 5,000개의 일자리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콘텐츠∙미디어 사업도 정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MGM 스튜디오 등의 콘텐츠 사업 부문과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오디오북·팟캐스트 등 미디어 사업 부문도 구조조정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대표적인 고비용 저수익 사업 분야인 데다, 아마존이 최근 대대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AI 기술과 상대적으로 연관이 적어 구조조정의 우선순위가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마존은 지난 4분기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3.0% 성장하며 전체 실적도 기대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이번 AWS 성과에 크게 기여한 생성형 AI 활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 자체 개발 AI 칩에 집중
AI 경쟁의 또 다른 후발주자인 아마존은 조 단위 자금을 들고 AI 스타트업 투자 및 신규 칩 자체 개발에 열을 올립니다.
최근 공개한 트레이니움 2세대 칩은 1세대 칩에 비해 4배 빠른 학습 성능과 3배 많은 메모리 용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도 2배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알려졌죠.
지난 1일에는 생성형 AI 기반 쇼핑 챗봇 서비스인 루퍼스를 출시하는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메타, 메타버스에서 AI로 갈아타나
메타버스 사업에 진심을 표하며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기까지 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도 AI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역대급 영업 손실을 기록한 메타버스 사업 부문과 달리, AI 기술의 적용으로 광고 사업 부문의 매출이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 심각한 메타버스 사업 적자
메타(Meta)는 최근 2년간 실적 개선을 위해 2만여 명을 감원했습니다.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부 리얼리티 랩스가 지난 3분기에만 약 5조 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보인 것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계기가 됐는데요.
메타는 2014년 오큘러스 인수를 시작으로 각종 VR 관련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는 데 이어, 2021년에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당해 10월에는 메타버스 관련 개발자만 만 명 가까이 채용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한 바 있는데요. 그러나 2022년 3분기 메타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44억 달러를 기록한 뒤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하자, 비용 축소 및 실적 개선을 위한 대규모 인원 감축을 결정했습니다.
🧳 생성형 AI 팀으로 인재 이동
메타는 동시에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AI 사업 확대 의지를 보였는데요. 작년 11월에는 생성형 AI 기술 역량을 기르기 위해 AI 부서 통폐합을 지시했습니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개발 및 배포될 때 안전성을 규제하는 전담 부서인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RAI) 팀을 해체하고, RAI 팀원들을 생성형 AI 제품 개발 부서와 AI 인프라 연구팀으로 이동시켰는데요. 작년 2월에 신설된 메타의 생성형 AI 제품 개발 부서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라마 2’와 AI 챗봇 메타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의 출시를 계획 중입니다.
💸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메타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AI 개발 역량 강화는 작년 4분기 호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메타의 작년 4분기 매출이 401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391억 8,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순이익은 140억 달러로 전년 동기(46억 5,000만 달러) 대비 3배 이상 올랐습니다.
이러한 호실적과 더불어 메타가 창사 이후 최초로 배당과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메타의 주가가 하루 만에 20.3%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AI의 발전이 메타의 주 매출인 광고 사업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올해 자체 개발한 AI 칩인 아르테미스 칩을 본격적으로 실전에 활용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 메타버스 포기한 건 아냐
그러나 아직 메타가 완전히 메타버스를 정리한 것은 아닙니다. 작년 9월 메타는 연간 콘퍼런스 행사에서 자사의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3와 VR, AR 등의 기술들을 선보였는데요.
메타 퀘스트 시리즈가 VR 헤드셋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업계는 여전히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에 부정적입니다.
광고 부문과 AI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있었지만, 투자 비용 대비 당장의 수익률은 낮은 메타버스 사업 부문은 당분간 손실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죠.
지금까지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의 최근 인력 감축 및 AI 사업 투자 현황, 실적 및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구글의 구글X, 애플의 애플카, 아마존의 아마존 고,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는 계획 발표 당시 모두 각 빅테크의 미래를 책임질 혁신으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빅테크 기업이 AI 기술 개발을 위해 위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과감히 그 규모를 줄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기대하던 사람들의 입에선 아쉬움의 소리도 나옵니다. 편향된 투자가 되려 기술 혁신을 막을 수 있다는 걱정을 표하는 것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사업이 확대될수록 대규모 인력 감축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내다봅니다. 빅테크 기업이 높은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인력을 줄이면, 또 그렇게 발전된 AI가 더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해 2035년까지 기존 일자리 3억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빅테크 기업의 AI 사업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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