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을 올린 연말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커머스 업계도 빠르게 참여하였습니다. 쿠팡과 위메프, 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기업은 다양한 품목에서 폭넓은 할인을 선보였는데요. 이커머스(E-commerce)는 Electronic Commerce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통해 상품 또는 서비스를 사고파는 행위를 뜻합니다. 한마디로 온라인 쇼핑 혹은 모바일 쇼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이커머스 시장의 공급자이자 수요자가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가속한 온라인으로 전환은 자연스레 이커머스 시장의 활로를 넓혔습니다. 간단한 장보기부터 해외직구까지, 이커머스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이커머스 거래액은 2010년 25조 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10배 가까이 늘어난 210조 원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 온라인 쇼핑, 느낌 아니까
이커머스는 식품, 의류, 가전·전자제품, 여행 및 교통 서비스, 음식 서비스 등 여러 품목에 다양한 방식으로 발을 뻗치고 있습니다. 당장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열어보면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종합몰
백화점이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기반의 쇼핑몰이 온라인으로 옮겨온 형태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아우르며 브랜드 상품이 주를 이루는데요.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품질 보증의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신세계몰(SSG), 롯데온, 현대H몰 등이 대표적입니다.
💻 오픈마켓
누구나 상품을 판매 혹은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오픈마켓에서는 누구라도 자유롭게 판매자로서 입점하거나, 소비자로서 쇼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들의 거래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중개 역할만 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주 수익은 중개수수료에서 나오고,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는 다수의 판매자가 있어 가격 경쟁이 치열합니다. 세계 최대 오픈마켓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과 쿠팡, 11번가, G마켓 등이 모두 오픈마켓에 해당합니다.
😎 소셜커머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블로그 등을 플랫폼으로 삼는 형태입니다. 상품의 기획과 판매를 담당하는 MD가 주축이 돼 SNS를 통한 온라인 거래가 이뤄지는데요. 기존 SNS에서 인플루언서가 판매하는 상품을 사거나, 자체 소셜커머스 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표 기업으로는 티몬과 위메프가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소셜커머스는 2010년대에 큰 주목을 받았으나, 점차 오픈마켓으로 전환되거나 인지도와 영향력은 확 줄었습니다. 미국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셜커머스 시장이 더욱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 모바일커머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거래를 뜻합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쇼핑의 공간도 한 손안으로 옮겼는데요. 작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중에서 모바일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죠. 당근마켓, 포켓 씨유 등 앱을 통한 쇼핑몰을 떠올리면 됩니다.
📺 라이브커머스
라이브 스트리밍과 이커머스가 합쳐진 말로, 홈쇼핑을 보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판매 형식을 가리킵니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 채팅 등을 통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직관적이고 재밌는 컨셉을 내세우거나 연예인이 진행자로 등장하는 등의 방식이 주목받으며 최근 인기를 끕니다. 카카오의 ‘쇼핑라이브’, 네이버의 ‘N 쇼핑라이브’, 쿠팡의 ‘쿠팡 라이브’ 등이 있습니다.
🧐 버티컬커머스
패션, 뷰티, 식품, 인테리어처럼 특정 품목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입니다. 수직을 뜻하는 영어단어 버티컬(Vertical)처럼, 여러 분야가 아닌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추구하는 겁니다. 패션의 무신사와 지그재그, 식품의 마켓 컬리, 인테리어의 오늘의 집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내 주요 회사
1️⃣ 쿠팡
한국의 아마존,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기업입니다. 작년 기준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에서 쿠팡은 24.5%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0년 창립된 쿠팡은 사업 대부분이 국내에서 이뤄지지만 2021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은 61억8355만 달러, 영업이익은 874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13% 성장한 실적을 보였는데요. 5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구독형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음식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한편 이른바 ‘햇반 대첩’에서 촉발된 CJ와의 갈등 이슈도 있습니다.
2️⃣ 네이버쇼핑
작년 기준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3.3%로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쿠팡과의 차이가 1.2%밖에 나지 않아 쿠팡 독주 체제에 브레이크를 걸 가장 유력한 업체로 주목받습니다. 지난 1분기에는 미국 중고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를 인수하면서 네이버 역대 최대 매출이라는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국내 최대 IT 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려 마케팅에 힘을 주는 모습이 돋보이는데요. 고객 맞춤 상품을 제공하는 개인화 추천 해결책과 리뷰 관리 해결책, 최저가 목록보기 서비스 등을 구현했습니다. CJ 대한통운 등 물류 업계와의 협업과 함께 상품 배송 시점을 보장하는 ‘N 도착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3️⃣ SSG닷컴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종합몰로, 작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1.5%를 차지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G마켓을 인수했는데요.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며 이커머스 시장의 3강 구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를 활용한 자체 전국 물류망을 통해, 고객이 받고 싶은 시간대에 배송을 해주는 ‘쓱 배송’을 선보였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추정하는 SSG닷컴의 몸값은 약 7조 원으로, 작년부터 4분기 연속 영업손실 규모 폭을 줄여가며 수익성 강화에 힘씁니다. 경기침체와 시장 악화로 무산됐던 IPO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재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경쟁의 서막
바쁘거나 멀다는 이유로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상품을 구입하기 힘들 때, 온라인 쇼핑만큼 편리한 게 없습니다. 최근엔 주문과 결제 과정이 간소화되는 등 이커머스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는데요. 이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입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 유튜브, 이젠 쇼핑까지
지난 6월엔 유튜브가 한국 시장을 필두로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쇼핑’을 시작하며 이커머스 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용자는 기존에 즐기던 것처럼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간편하게 쇼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 하단의 상품 링크를 클릭하면 판매 페이지로 이동되는 식입니다. 유튜브는 전 연령대에 인지도가 높고 월등한 앱 소비 시간을 자랑하기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승부처는 해외직구
이커머스 업계는 해외직구 서비스를 도입하며 경쟁력을 키웁니다. 해외직구는 이른바 ‘가성비’와 상품의 다양성 덕분에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는데요. 이에 최근 이커머스 업계도 해외직구 비중을 높여 고객 유치를 도모하거나 실적 성장을 이루려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작년 해외직구의 규모는 9,612만 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8.8% 증가했으며, 올해 1~3분기 해외직구 액은 작년 동기보다 20.4% 오른 4조 7,92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11번가는 미국 아마존 상품을 할인가에 선보이고, G마켓은 직구 템 카테고리 상품의 특가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 알리익스프레스의 침투
중국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합니다.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파격적인 가격, 빠른 배송을 주 무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개인 정서와 외교적 민감성을 분리하는 경향이 짙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미 지난 10월 이용자 수 613만 명을 기록하며 기존 3위인 G마켓을 밀어냈습니다.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 직구 시장은 고물가의 여파에 힘입어 더욱 성장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앞으로는?
이커머스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선 다양한 진단과 전망이 존재합니다. 엔데믹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발을 돌리며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했습니다.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포화 상태에 이른 업계 상황에 시장 개편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 이커머스 포화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포화 수준에 도달해 성장성이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만연합니다. 국내 전체 소매 판매액 중 온라인 쇼핑몰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동안 33~34%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요. 작년 말 기준 쿠팡과 SSG닷컴, 마켓 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결손금은 10조 원을 넘기도 했습니다. 모바일커머스 시장 역시 거래액이 2010년 25조 원에서 2022년 210조 원으로 10배 정도 늘었으나, 2021년부터 작년까지 1년 동안은 10% 증가하는 데 그쳤죠. 이미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 상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구기는 힘들어 보이는 이유입니다.
🦕 승자독식
이와 함께 이커머스 기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납니다. 소수의 상위 플랫폼과 나머지 중소 플랫폼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는 추세인데요. 특히 국내에선 쿠팡과 네이버의 독주 체제가 형성되며 나머지 이커머스 기업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경영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마켓 컬리, SSG닷컴, 11번가는 3분기 평균 200억 원 대의 적자를 내며 생존 부담을 떠안았는데요. 쿠팡이 매출로 기존 유통업계의 강자 이마트와 롯데쇼핑까지 넘어서며 올해 최초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모바일 커머스의 사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쿠팡은 지난 4월 기준 2,791만 명을 기록하며 2위 11번가의 827만 명을 압도적으로 따돌렸죠. 작년 유력 상장 후보였던 마켓 컬리와 SSG닷컴, 11번가는 상장이 연기돼 아직도 정해진 소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 크로스보더 전성시대
이에 이커머스 업계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습니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등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대세로 떠올랐는데요. 크로스보더는 직구와 역직구가 활발한 시장을 의미합니다. 지난 2020년 11번가와 아마존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통합 이커머스를 선보인 것처럼, 싱가포르의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도 티몬과 인터파크, 위메프를 인수하며 사업 무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 판도가 뒤바뀔 수도
한편,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주름잡았던 11번가의 경영권 위기가 이커머스 시장에 가져올 영향에 이목이 쏠리기도 합니다. 2018년 11번가의 운영사였던 SK플래닛은 사모펀드 운용사 H&Q, 국민연금, 새마을금고로 구성된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 지분 18.18%를 넘기고 5,00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5년 내 IPO를 해야 한다는 약정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그 사이 대주주로 바뀐 SK스퀘어는 지분을 매각할지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살지 결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큐텐과의 지분 매각 협상은 불발됐고,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쿠팡이나 네이버 등이 새로운 투자자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죠. 11번가가 마주한 운명이 거대 이커머스 기업으로의 매각으로 끝난다면, 이커머스 업계의 승자독식 구도는 더욱 굳혀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커머스는 이제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보다 한 번 이상 이용해 본 사람이 더 많을 만큼, 이커머스는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업계의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 덕분입니다. 이커머스의 변화와 발전을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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