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요. 그런데 한강 작가가 때아닌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한강 작가가 역사 왜곡이라니?
논란의 시작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김규나 작가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때문인데요. 그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역사 왜곡의 정당화”라며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심사한 스웨덴 한림원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어떤 부분이 역사적 왜곡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이후 일부 극우세력이 김 작가의 주장을 퍼뜨리면서 “노벨상이 정치적으로 편향됐어!” 비판해 논란이 커졌습니다.
김 작가와 일부 극우세력이 역사 왜곡이라며 언급한 한강 작가의 소설은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 입니다.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중학생 동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 희생자의 가족을 찾아주는 일을 돕는데요. 동호 역시 계엄군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는데, “우리나라 군대가 중학생 소년과 광주 시민을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라서 문제라고 했습니다.
사실은 주인공 동호 캐릭터는 실제로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진 광주상고 1학년 문재학 열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광주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계엄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청소년은 초등학생 1명·중학생 5명·고등학생 12명 등 총 18명이나 됩니다. 따라서 중학생이 군인에게 학살됐다는 ‘소년이 온다’의 설정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을 왜곡했다.
주인공 인선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제주 4.3 당시 경찰 등이 행한 국가폭력으로 가족을 잃고, 그 아픔 속에 살아온 인물입니다. 작품은 제주 4.3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과 그들의 후손이 겪는 고통을 그리고 있죠. “제주 4.3 당시 우리나라 경찰이 순수한 시민을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고 하는데요.
사실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제주 4.3 희생자는 최소 약 1만 4000명입니다. 이 중 군인과 경찰 등에 의해 희생당한 경우가 84.3%나 됩니다. 정부도 이를 국가폭력에 의한 사건으로 규정했고, 200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까지 했죠. 따라서 ‘순수한 시민’이 경찰에 희생당했다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 현행 4.3 특별법에 따르면 4.3은 ‘사건’으로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4.3을 폭력에 정당하게 저항한 ‘항쟁’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 등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한데요.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4.3’ 뒤에 별다른 명칭을 붙이지 않습니다.
역사학계는 5.18과 4.3 모두 역사적 평가가 끝난 만큼, 한강 작가의 소설이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노벨상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한강 작가의 수상을 평가절하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벨문학상은 원래 정치적 맥락을 고려한다”며 한강 작가의 수상은 ‘민주주의의 가치’가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강 작가는 뭐라고 했어?
아직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는데요. 스웨덴 언론과 진행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첫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라요.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에요.”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역사에서 얻은 교훈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 이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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