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울리는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는?

💡 3줄 요약

불공정거래란 자본시장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해 사적 이익을 취하고, 시장참여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입니다.

미공개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부정거래가 3대 불공정거래로 꼽힙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공정거래 사례가 잇따르며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딜사이트

 

최근 한국의 주식 시장에서는 주가조작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19일에는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배재현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가조작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정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거래 사례들도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 대표 최희문은 이화전기 거래 정지 직전의 모든 주식을 매도하여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의심을 받았으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호재성 보고서를 작성해 주가를 올린 뒤 주식 판매로 이익을 얻은 사례 등도 있습니다.

 

이러한 불공정거래 의심 사건들이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장 이복현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력하게 선언하였습니다.

 

🤫 불공정거래의 정의

불공정거래는 자본시장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여 사적 이익을 얻고,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자본시장이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같이 정부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을 뜻하는데 크게 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이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3대 불공정 거래 행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공개정보 이용

내부자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상장법인의 정보를 증권 거래에 활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그러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면, 호재성 정보를 얻고 난 후 주식을 사거나, 악재성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기 전에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드러날 경우 자본시장법상 형사처벌 및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됩니다. 내부자와 준내부자, 그리고 이들로부터 정보를 받은 사람들은 최대 10년의 징역이나 최대 5억 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 시세조종

이는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증권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왜곡하는 행위입니다. 주로 거래량을 늘려 다른 투자자의 매매를 유도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며, 이를 통해 주가를 조작하거나 작전을 짜는 것이 포함됩니다. 이런 행위는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되며, 이익 혹은 회피한 손실액이 50억 원을 넘으면 무기 혹은 5년 이상의 징역, 5억~50억 원 사이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시세조종은 크게 위장거래(통정매매·가장매매), 실제 거래에 따른 시세조종, 허위사실 유포, 현물 선물 연계 등으로 나뉩니다. 이중 위장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납니다.

 

① 위장거래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가짜 매매로, 통정 거래와 가장매매가 대표적입니다. 통정 거래는 A와 B가 짜고 각각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거래량을 늘리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이 오르면 보유한 주식을 전부 팔아 차익을 실현합니다. 가장매매는 여럿이 아닌 혼자서 매수와 매도 주문을 반복해 거래를 늘리는 것을 가리킵니다. 위장거래를 알고 위탁한 투자자와 수탁받은 증권사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② 실제 거래에 따른 시세조종

다른 사람들이 매매가 성황리에 이루는 것처럼 잘못 알게 하거나, 이들의 매매를 유인하기 위해 실제로 증권을 거래하는 행위입니다. 고가로 매수주문을 반복해서 내거나(고가주문), 나와 있는 매도 물량을 반복적으로 매수해 흡수하거나(물량소진), 체결 가능성이 거의 없는 호가를 내놓은 뒤 체결 가능성이 생기면 취소(허수주문)하거나, 주가가 상한가를 쳤을 때 반복해서 상한가 매수 주문을 내 상한가를 유지하는 행위(상한가 매수)가 대표적이죠.

 

③ 허위사실 유포

증권의 시세가 본인 혹은 타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소문을 유포하거나, 증권 거래와 관련된 중요 사실에 대한 거짓된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입니다.

 

④ 현물·선물 연계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기초자산의 현물 가격을 조작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 가격을 조작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 부정거래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종 외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포괄적으로 가리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증권을 매매하거나, 중요 사항이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문서를 활용해 이익을 취하거나, 매매 유인을 위해 허위 시세를 이용하는 등의 행위가 부정거래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테마주 열풍에 편승하기 위해 이차전지 사업을 하지 않는데도 정관에 이차전지 사업을 추가한 뒤 주식매매를 부추긴다면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불공정거래 현황은?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상장회사 임직원이 연루된 불공정거래 조치 건수는 총 145건에 이릅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의 불공정거래는 많이 증가했으나, 2001년부터 강화된 감독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수법은 점점 정교해져 왔습니다.

 

📈 늘어나는 미공개정보 이용

세 가지 주요 불공정 거래 중에서도, 미공개 정보 이용이 많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그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꼽았는데, 감독 강화로 일반적인 시세조종 행위의 적발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고, 불공정거래 세력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했으며, 시세조종과 부정거래의 절대적인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전환사채 불공정거래

전환사채(CB)를 통한 부적절한 거래 문제도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만 해도 전환사채를 활용하여 발생한 피해액은 약 7365억 원에 달합니다. 전환사채란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채권을 의미합니다. 일반 채권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대신 주식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전환사채가 어떻게 불공정거래에 어떻게 이용이 되냐면?

 

실제로 일어났던 전환사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사례를 보면, 불공정거래 세력 A가 B사의 전환사채를 대량으로 인수한 후, B사를 인수하고 유망 산업에 진출한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상승시킨 것입니다. 그 결과 주가 상승과 함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어 팔아 부당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이 외에도 경영진이 지분 확대 등을 위해 전환사채 발행을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사적으로 인수자를 모집하기 때문에 일반 주주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전환사채 발행 제도 개선을 통해 불공정거래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가상자산 시장은 그동안 감독과 관리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불공정거래가 빈번하고 처벌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2023년 6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이제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불공정 거래 역시 처벌받게 되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제 손해배상 책임과 과징금 부과 등으로 불공정 거래 세력들을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습니다.

 

 

최근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

최근에는 주가조작과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들이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례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 메리츠증권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그리고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혹 등이 있습니다.

 

👮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결국 구속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두 명의 계열사 임원들은 SM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 원 상당의 SM 주식을 매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상장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금융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는 '5% 규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혐의에 대하여 배재현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였으며, 나머지 두 명의 임원 역시 범죄 혐의가 중대하다는 판단 아래 조사를 진행중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카카오 측에서는 신규 사업 투자에 일시적인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메리츠증권 이화전기 미공개정보 이용 논란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 코스닥 상장사인 이화전기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직전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에 휘말렸습니다. 메리츠증권은 5월 4일부터 거래정지일인 5월 10일까지 이화전기 주식 약 2,649만 66주를 전량 매도하여 약 237억 원을 취득했습니다. 주식 매도 타이밍이 워낙 절묘해 메리츠증권이 거래정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영풍제지 주가 조작 사태

골판지 제조업체인 영풍제지는 올해 중순부터 갑자기 이차전지 사업 확장 발표와 함께 주가가 급등하였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5~6천 원 수준이던 주가가 9월 초 54,200원까지 폭등했습니다만 18일 갑작스레 하한가를 기록하고, 19일 금융당국으로부터 거래정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0일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4명이 구속됐습니다. 특히 키움증권의 고객 계좌에서 영풍제지 종목에 대해서만 4,943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했습니다. 주가조작 세력이 키움증권 계좌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나오며 키움증권의 신뢰도 역시 훼손되었습니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연이어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소식에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불공정거래는 증권시장의 신뢰를 갉아먹고,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를 예고한 만큼, 불공정거래가 근절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