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될까?

 

🔍 3줄 요약

 

지역화폐란 특정 지역 내 전통시장이나 소형 점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반면,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고, 불필요한 재정 낭비라는 반론도 있는데요.

 

지역 화폐 효과와 제도 존속을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치열하게 대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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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정부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역화폐 정책과 예산을 두고 갈등을 빚습니다.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이고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비판이 첨예하게 맞부딪치는데요. 오늘은 지역화폐의 효과에 관한 논쟁과 최근 지역화폐 예산에 대한 정부와 야당의 입장 차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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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란?

💲 지역 내에서만 유통되는 화폐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입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합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1996년 최초로 도입됐죠.

 

지역 내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상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제한을 둬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이 늘리는 효과를 내도록 설계됐습니다. 지역화폐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이 계기였는데요.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떠올랐습니다.

🏛 일반발행 vs 정책발행

지역화폐는 일반발행과 정책발행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발행 지역화폐는 소비자가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는 지역화폐를 의미합니다. 이때 지자체마다 할인율을 적용해 주는데요.

 

10만 원짜리 지역화폐를 9만 원에 판매하거나, 사용 시 추가로 캐시백이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식이죠. 정책발행 지역화폐는 재난 지원금, 출산 지원금, 청년 배당 등 현금성 복지혜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 지역화폐 지원 예산 전액 삭감한 정부

2022년만 해도 지역화폐 지원에 6천억 원가량의 정부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여러 비판을 제기하며, 2023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지역화폐가 실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효과가 작고, 발행과 운영에 따른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입장인데요.

 

이에 지자체와 소상공인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고,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화폐 예산을 3,000억 원으로 일부 복원하기도 했죠.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2024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 발표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예결위 간사, 홍 원내대표, 윤 권한대행,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의힘 송언석 예결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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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에 관한 긍정적 평가

👛 소비 전환 효과 유의미해

지역화폐는 대형 점포에서 소상공인 점포로 소비를 전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화폐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이 비가맹점에 비해 3.4% 증가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지역화폐로 지급됐던 재난 지원금의 소비 전환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는데요.

 

경기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화폐를 취급하는 매장과 지역화폐를 취급하지 않는 매장의 매출액을 비교했을 때, 재난 지원금 사용 시기에 지역화폐를 취급하는 매장의 매출액 비중이 전에 비해 1.4~1.7%P 증가했습니다.

 

특히 요식업 및 유흥업종의 경우 매출액 비중이 1.4~3.2%P만큼 증가했죠. 이는 지역화폐의 사용처를 소상공인 점포로 제한하는 것이 대형 점포에서 소상공인 점포로의 소비 전환 효과를 유의미하게 가짐을 보여줍니다.

 

🔄 지역 경제 활성화

지역화폐는 소비가 지역 내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해 지역경제의 자금 순환을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합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용이 증가해 새로운 소비가 창출되는 선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가맹점과 지역 주민의 반응도 보통 긍정적인데요. 국회 소상공인 정책 포럼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9%가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73.2%가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소상공인의 73.4%가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부산시 지역화폐(동백전) 가맹 매장과 이용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95%를 넘었죠.

🤗 정책발행 지역화폐 효과 더 커

한편,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정책 발행한 지역화폐가 일반발행한 지역화폐보다 소상공인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화폐를 취급하는 매장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일반발행 지역화폐가 100만 원 결제되면 매장의 총매출액이 39.5만 원에서 54.8만 원까지 증가하고, 정책발행 지역화폐가 100만 원 결제되면 총매출액이 54.8만 원에서 101.7만 원까지 증가하는데요.

 

일반발행 지역화폐보다 정책발행 지역화폐가 사용 범위와 목적이 명확해서 지역 내 특정 업종에 대한 소비를 크게 늘린다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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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에 관한 부정적 평가

📍 특정 지역에만 한정된 효과

반면, 기획재정부는 지역화폐 사용의 경제적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며 전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자체가 인근 다른 지자체 소비를 빨아들일 뿐, 국가적 차원의 넓은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인데요.

 

또 지역화폐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사용되지 않음으로써 소상공인 매출을 증가시키는 건 맞지만, 그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고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 그마저도 결국 상쇄된다

조세 재정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소비 유출입이 상쇄돼 전체적인 경제 효과가 미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지역에서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사용해 소상공인 점포에서 소비를 늘리면, 이는 A 지역 내 경제 활성화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B 지역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지역화폐를 사용해 소상공인 점포에서 소비를 촉진한다면, 결과적으로 A 지역과 B 지역은 지역화폐 발행으로 큰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 힘들죠. A 지역에서의 소비 증가가 B 지역의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반대로 B 지역에서의 소비 증가가 A 지역의 소비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 자중손실 발생

지역화폐 도입의 부작용 중 하나는 할인보조금으로 인한 자중손실입니다. 지역화폐는 보통 5-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됩니다. 10만 원권 지역화폐를 9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식이죠.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면 정부와 지자체는 그 차액을 보조금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중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2020년 기준 정부가 총 9조 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 약 9천억 원의 보조금이 지출됐으며, 9천억 원의 보조금 중에 소비자 후생으로 이전되지 못한 자중손실은 460억 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 자중손실(Dead weight loss)이란?: 재화나 서비스 시장의 균형이 최적이 아닐 때 발생하는 순손실을 의미합니다. 독점가격이나 외부효과, 세금, 보조금, 정부의 가격통제 등으로 발생하죠. 사중손실, 후생 손실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위 그래프는 가격상한제로 인한 자중손실 을 표현한 것으로 ,  노랗게 칠해진 부분이 자중손실이다 .

☹ 불필요한 재정 낭비

지역화폐의 발행과 운영에는 인쇄비, 금융 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포함되며, 이는 지자체와 중앙정부 모두에게 재정적 부담이 됩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류형, 모바일형, 카드형 지역화폐 모두 발행 액면가의 약 2% 정도의 발행 부대비용이 발생하며, 이런 비용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자체에는 큰 부담일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재정 지원은 실질적인 소비 진작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수반할 수 있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화폐는 기초자치단체별로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운영되며, 중앙정부에서 국민 세금으로 이를 운영하기 위해 재원을 배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실효성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발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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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발행 현황

📉 지역화폐 발행액 대폭 감소

윤석열 정부 들어 지역화폐 지원 예산이 대폭 줄어들면서 작년 전국 지역화폐 발행액은 21조 9,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0% 감소했습니다. 전국 243개 광역ㆍ기초 지자체 중 지역화폐 예산을 전년 대비 축소하거나 발행을 중지한 지자체는 126곳으로 절반 이상이었는데요.

 

1인당 월 최대 구매충전액 평균치도 56만 7,000원으로 2년 전 대비 23.2% 감소했습니다. 지역화폐 누적 가맹점 증가세도 대폭 감소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 지역화폐 누적 가맹점 수는 245만 5,603개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는데요. 지역화폐 가맹점 증가세는 2020년, 2021년, 2022년 전부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바 있죠.

 

지역화폐 지원 예산이 삭감되면서 일부 지자체가 매출 30억 원 이하 가맹점만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꾼 영향으로 보입니다. 지역화폐 누적 이용자 수 증가율도 2021년엔 79.6%(1,492만 명→2,680만 명), 2022년엔 43.9%(2,680만 명→3,857만 명)를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1.1%(3,857만 명→3,901만 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 자체적으로 발행액 확대한 지자체도 있어

이런 상황 속에서도 61개의 지자체는 오히려 전년 대비 지역화폐 발행액을 확대하거나 유지했습니다. 경북 구미시 충북 증평군, 경북 의성군, 강원 원주시는 전년 대비 지역화폐 발행액을 두 배 이상 늘렸는데요.

 

경북 울릉군과 전북 고창군도 1.5배 이상 발행액을 늘렸죠. 이를 두고 지역화폐의 효과를 의심하는 정부와 달리 직접 지역화폐의 효과를 체감한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지역화폐 활성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지역화폐 두고 여야 간 팽팽한 기 싸움

지역화폐를 통한 내수 회복,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은 22대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위기 극복 특별조치법) 통과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민생 위기 특별법은 전 국민에게 정부가 1인당 25만~30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법안인데요. 더불어민주당은 이어 정부의 지역화폐 활성화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은 지방정부가 지원 예산을 신청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행안부 요구에 따라 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법으로 강제하는 내용이 핵심인데요. 여당인 국민의 힘은 민생위기 극복 특별조치법과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 모두에 반대 입장을 고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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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총선 승리 이후 지역화폐 예산을 증액하고,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법안 통과에 박차를 가합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 힘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지는데요. 지역화폐의 효과와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야당 간의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