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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대선. 트럼트2.0ver 발매?

by 칲 조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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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선 현직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직 대통령이 기세가 비등비등합니다.

 

“미국의 전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커지며 전 세계 수도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론조사 현실로 나타난 트럼프 재선 가능성

 

이제는 진지하게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결이 접전으로 보입니다. 최근엔 트럼프가 바이든을 크게 앞서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4일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민주당 바이든과 공화당 트럼프의 양자 대결을 가정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2%가 바이든을 지지하고 51%가 트럼프를 지지했습니다. 그 차이가 무려 9%입니다.

 

비슷한 시기 수행된 다른 여론조사에선 바이든과 트럼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동률이거나 둘 중 하나가 1~2%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그에 비하면 9%나 차이가 난 여론조사는 이례적인 결과입니다.

조사를 수행한 워싱턴 포스트는 스스로 자사 조사 결과가 신빙성이 없을 수 있다고 단서를 달기도 했습니다.

 

어쩌다 이상한 결과가 나온 거라고 지나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각국의 외교 당국은 그러지 못합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 그 자체로 너무나 극단적이고 혼란스러울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선에 앞선 1차 관문인 공화당 경선에선 확실한 우위를 굳히고 있습니다. 퀴니피액대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중 6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며, 그는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50%포인트나 앞서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 시작되는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외국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보다 극단적이고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본다.” 포린어페어스

 

하지만 이런 흐름 때문에 전 세계가 ‘트럼프 2.0’ 시대가 자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이 현실화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지 2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온 외교적 업적과 성과가 한 순간에 희미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를 신념으로 하는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규합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2017년 1월~2021년 1월) 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때때로 동맹들을 적대시하거나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지라며 압박해 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주의적인 입장은 최근 엔비시 인터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처럼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보내겠다고 하겠냐는 질문에 “난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며 “그렇게 말하면 거저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룰지 밝히진 않았지만, 대만을 방어하기 위한 미군 배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정책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는 다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된다면, 대만 해협(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러시아)과 관련된 정책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한국 간의 관계 또한 트럼프 2.0 시대에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시아에선 한·미·일 3각 동맹, 오커스, 쿼드 등을 통해 중국을 겹겹이 포위해 왔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미국의 이런 기조에 적극 호응하면서 집권 초부터 대북 강경 정책을 펼치고, 3월엔 민감한 역사 현안에 일방적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한-일 관계를 개선했으며 8월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각 동맹으로 가는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환하면, 윤석열 정부가 진행한 안보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 역시 급변할 것으로 보이며 우선 한국에 대한 일방적인 압박 강화가 예상됩니다. 재임 중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대폭 인상을 주장할 게 확실시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지난 7월 공화당의 재집권에 대비해 보수 성향 전문가들을 모아 내놓은 정책 제안 보고서가 “미국의 국방 전략에서 비용 분담을 핵심적 부분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감축을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안보 정책을 담당했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한국과 일본에 분담금을 더 받아내려면 “미군 철수로 위협해야 한다”는 말했다

 

마크 에스퍼 전 국방부 장관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주한미군 철수는 두 번째 임기의 우선 과제로 하자”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류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은 돈 낭비이고, 한국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물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윤석열 정부가 최대 외교 성과로 내세워 온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한 지난 4월 ‘워싱턴 선언’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과 대화 재개 여부도 핵심적 문제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성과로 내세워 왔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의 대미 정책이 크게 바뀌어 대화가 재개될지 분명치 않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김정은을 다시 만나 중단된 대화를 이어가려고 할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은 윤석열 정부를 상대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북-미 대화에서도 한국을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최근의 한·미·일 안보 협력 제도화 노력도 직접적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미·일 3각 협력, 대북 제재 강화,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전략자산 수시 전개를 통한 대북 압박 등 바이든·윤석열 행정부가 짜놓은 안보 구도가 폐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악의 경우 안보 문제의 핵심 상대인 미·북 양쪽에서 외면당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트럼프 2.0’ 시대가 현실화하면 트럼프 주의의 위력은 집권 1기 때보다 강력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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