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알프스산맥에 있는 유명한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가 시끌시끌해집니다. 스키 타러 온 사람이 몰려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정치인·CEO 등 전 세계 경제 핵심인물들이 다 모이기 때문인데요. 세계 경제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이 열립니다. 54회째인 올해 포럼에서는 어떤 얘기가 많이 나왔는지 키워드 3개로 정리했습니다.
키워드 👆: 인공지능(AI) 🤖
올해 다보스에서 가장 핫한 단어는 바로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공식 세션은 물론, 참가자들끼리 네트워킹 하는 비공식 미팅에서도 AI 얘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규제 어떻게 할까
2022년 말에 챗GPT가 등장하며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잖아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허위정보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등의 걱정도 커지며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은 지금보다 훨씬 수준이 높아져 인간처럼 일을 처리할 수 있는 AI(=AGI·범인공지능)가 등장할 때를 대비해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돈이 될까
CEO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AI를 활용해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챗GPT가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걸 어떻게 사업에 적용할지에 대해선 다들 아직 뚜렷한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인데요. AI가 허위정보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을지, 어떤 식으로 규제가 이뤄질지 등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부분이 많습니다.
키워드 ✌: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거의 3년째 이어지고 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도 계속되는 중입니다. 전 세계 바닷길 무역의 핵심 중 하나인 홍해에서도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요. 다보스포럼에서도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두 개의 전쟁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원과 투자를 촉구하며 러시아에 반대하는 나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러시아 쪽은 포럼에 오지 않았어요.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하마스가 인질로 붙잡은 1살짜리 아기 사진을 들고 나와서 “이런 상황에서 평화는 불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반면 팔레스타인 편을 드는 이란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멈춰야 중동 전체에 평화가 찾아올 거라고 했습니다.
경제 파란불? 빨간불?
전쟁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물가가 계속 들썩일 수 있고, 그러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미국이 금리를 더 천천히 내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말도 있었어요. 다만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고, 물가가 서서히 잡히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경제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키워드 🤟: 트럼프 시즌2 🗳️
사실 전쟁보다 더 핫한 주제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뽑히면 세계 경제와 국제 정치에 어떤 영향 미칠까 하는 얘기가 화제였다고 합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일 때 미국은 수입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등 무역 장벽을 세우고(=보호무역주의), 여러 나라가 힘을 모으기로 한 국제사회 모임이나 약속(예: 파리 기후협약)에서 빠졌는데요(=미국 우선주의).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 다같이 힘 합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나옵니다. CEO들은 ‘트럼프 정부 시즌2’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져보느라 바쁜 눈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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