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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굴기의 BYD 앞으로의 행보는?

by 칲 조 202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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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외면받은 중국 전기차가 최근 센세이션을 일으킵니다. 샤오펑, 니오 등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은 연일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했던 작년에도 중국 전기차 시장은 홀로 39.7%(1~11월 인도량 기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잘나가는 중국 전기차 업계의 최강자를 꼽자면 역시나 BYD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BYD2022년부터 테슬라를 누르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하이브리드 포함) 1위를 달성, 전기차 시대의 대표 주자로 꼽히죠.


BYD, 중국 전기차 굴기의 최선봉

👑 BYD, 세계 전기차 1위의 위엄

BYD2024년 기준 점유율 세계 1(중국 시장 포함) 전기차 제조업체입니다. 본사는 중국 선전시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작년 8월 기준 직원이 90만 명 이상인 기업인데요. 작년 순수 전기차(BEV) 176만 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249만 대를 합해 모두 425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등 최근 실적이 특히 눈에 띕니다. 이는 전년 대비 41.3% 증가한 판매량으로, 같은 기간 178만 대의 차량을 인도한 테슬라의 2배를 훌쩍 넘습니다.

🔋 첫 출발은 전지 제조업체

BYD1995년 왕촨푸에 의해 선전시에서 창업됐는데요. 사명은 ‘Build Your Dream’의 약자로, 초기에는 니켈카드뮴 전지를 생산했죠. 그러던 중 돌연 자동차 산업 진출을 선언하며 2003년 국영 자동차 기업인 시안친촨(秦川汽车)’을 인수했습니다. 인수 계획이 공개된 후 주가가 30% 이상 폭락했을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지만, 이후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이 시행되며 BYD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2008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F3DM’, 2009년에는 전기차 모델 ‘e6’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배터리 및 완성차 제조업체의 길을 걷게 됐죠.

 

🚘 3축의 사업 구조

BYD의 사업은 크게 완성차, 배터리, 모바일 부품으로 구분됩니다. 지주사 BYD 산하에 자회사 BYD Auto, 핀 드림 배터리(Fin Dreams Battery), 그리고 BYD 일렉트로닉을 둬 각 사업을 담당하는 방식인데요. 완성차 부문에선 승용차, 버스, 트럭, 경전철 등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배터리 부문에선 완성차와 ESS에 탑재되는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부품 부문에서는 강화유리 케이스, 키보드, 액정 모듈, 금형 제품 등 부품을 위탁생산해 주요 휴대전화 제조사에 납품하죠. 2023년 기준 BYD의 자동차 및 배터리 부문은 4,830억 위안(95조 원), 모바일 부품 부문은 1,180억 위안(23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 이차전지도 세계 2

BYD는 작년 승용차 425만 대, 상용차 2만 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혼다, 닛산, 테슬라 등 주요 자동차 강호를 제압했습니다. 특히 중국 내 친환경 자동차 시장 점유율 52.8%를 기록하며 11%에 그친 FAW그룹(폭스바겐과 SAIC의 합작법인)을 압도했는데요. BYD의 연간 완성차 판매 성장률이 202361.9%, 202441.3%에 달할 정도로 최근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시장에서도 BYD는 작년 1~11월 기준 점유율 2(17.1%)를 기록하며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의 주요 이차전지 제조사에 크게 앞서나갔습니다. 2022BYD가 시장에 공급한 배터리의 97% 이상이 자사 전기차에 탑재됐던 만큼 완성차 부문의 성장세가 배터리 부문의 점유율 증가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것이 성공 비결이죠.


전기차·배터리 모두 잡은 비결은?

🛒 1,000만 원대 전기차, 가격 혁명

BYD의 강점으로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꼽힙니다. 가령 BYD는 작년 4월 중국에서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기본 모델을 7만 위안(1,380만 원)에 출시했는데요. 기본 가격이 5천만 원 중반대인 폭스바겐, 르노 등 유럽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에 비해 성능과 품질 측면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알 수 있죠.

💪 수직계열화 완성, 획기적 원가절감 구현

이런 파격적인 가격은 BYD가 배터리, 모터, 차량용 반도체 등 핵심 자동차 부품부터 완성차 제조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한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2023년 글로벌 투자은행 UBSBYD의 전기 세단 의 부품 75%BYD 그룹 내부에서 생산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죠. 특히 다양한 부품 중에서도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요 완성차 업체가 사활을 걸고 내재화를 시도하는데요. BYD100% 자체 생산한 LFP 배터리를 사용함으로써 원가율(원가/판매 가격) 기준 경쟁사 대비 6%P의 우위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 비밀 병기, 블레이드 배터리

저렴하면서도 안정성과 성능을 극대화한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 또한 BYD의 핵심 강점입니다. BYD2020년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을 창안한 후 자사의 모든 전기차 모델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때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은 배터리 셀을 기존 제조 방식대로 모듈화하는 대신 칼날(Blade)처럼 길고 평평한 모양의 배터리 셀을 팩에 바로 담는 새로운 방식(CTP, Cell-to-Pack 방식)을 의미합니다.

 

🔎 , 모듈, : 통상 전기차 배터리는 우선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으로 구성된 단위로 생산하고, 12~48개의 셀을 모아 모듈을 구성하며, 다시 8~10개의 모듈과 BMS(관리 시스템), 냉각 장치 등을 한데 묶어 형태로 최종 조립해 전기차에 탑재합니다.

 

이는 모듈이라는 중간 단계를 생략함으로써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며,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가격 또한 기존 배터리 대비 저렴한 편입니다. 모듈형에 비해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BYD는 못에 관통당하고도 멀쩡한 자사의 블레이드 배터리 실험 동영상을 공개하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 기술력의 배경, R&D 인해전술

이런 BYD의 질주 바탕에는 11만 명에 달하는 R&D 인력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R&D 인력을 모두 합친 것에 맞먹는 수준이죠. 막대한 인력을 바탕으로 BYD는 올해 11~14538개의 특허를 중국 현지에 등록하며 일평균 38개에 달하는 특허를 확보하는 괴력을 자랑하는데요. 작년 상반기 기준 R&D 지출은 201억 위안(4조 원)으로 동기간 순이익의 1.5배에 달했습니다.

 

물론 BYDR&D의 양적인 측면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BYD는 작년 상반기에만 중국 내에서 인력 1만 명을 채용했는데 이 중 70% 이상이 석·박사 학위를 보유한 고급 인력이었죠. 또한 R&D 센터에 위치한 나노 광학실험실, 고분자재료 실험실, 글로벌 조형 센터 등 다양한 연구 시설에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AI,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 주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거침없었던 진격, 그러나 본격화된 견제

💣 미국과 EU, 관세 폭탄 부과

연일 사상 최대 매출, 판매량을 기록하는 BYD는 최근 미국과 EU의 집중 견제에 시달립니다. 작년 5월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높이며 멕시코 등에 위치한 공장을 통한 우회 수출 또한 차단했습니다. EU 또한 작년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4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죠.

 

이는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침투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서방의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중국산 전기차의 EU 내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18.2%로 전년 동기 대비 5.1%P 상승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과 EU 완성차 기업이 중국에 밀려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된 것이죠.

 

튀르키예와 헝가리 공장, 관세 우회 전략

이런 흐름 속에서 BYD는 튀르키예, 헝가리에도 관세 장벽을 우회할 수 있는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합니다. 작년 2BYD는 헝가리에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는데요. 또한 작년 7월에는 튀르키예 정부와 연 15만대 규모 전기차 공장 건설을 합의했는데, 튀르키예가 EU와 체결한 관세 동맹을 이용해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 동남아 시장도 선점 완료

한편 BYD는 아직 전기차 시장에서의 뚜렷한 강자가 없는 동남아시아 시장도 겨냥합니다. 이미 태국에는 연간 15만 대 규모의 첫 전기차 공장이 완공된 상황이고, 이에 더해 올해 연말까지 인도네시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연 15만 대 규모 공장을 건설할 것임을 밝혔죠. 이를 바탕으로 BYD는 작년 1분기 동남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 47%를 기록하며 4%에 그친 테슬라를 압도했습니다.

 

🇰🇷 BYD의 한국 진출, 실제 의도는?

또한 작년 11BYD는 한국 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했는데요. 이번 달 16일에는 소형 전기 SUV ‘아토3’을 공개하며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3일 기준 이미 아토3의 사전 예약 건수는 천 건을 돌파했는데, 계약자의 99%3,330만 원에 출시된 플러스 트림을 선택했습니다. 보조금을 감안하면 아토3 시리즈는 2천만 원대로도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죠.

 

이와 함께 BYD가 한국에 완성차 공장을 건립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보도가 나오자 BYD가 단순히 한국을 완성차 판매 시장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한국이 다양한 국가들과 FTA를 체결한 점을 활용해 관세를 우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자칫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본격화된 전기차 시장 캐즘에도 불구하고 BYD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우수한 원가 경쟁력, 해외 시장 집중 공략을 토대로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갑니다. 미국과 EU 등 주요국의 견제가 본격화됐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한국, 동남아시아 등 중국 외 시장으로 적극 진출을 시도하며 위기를 타파하려 하죠. BYD가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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