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또 다른 돈줄, 양극재

🔍 3줄 요약

양극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고성능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는 오랜 투자와 개발로 독보적인 입지를 갖췄습니다.

원재료인 광물 자원의 중국 독점과 미국, 유럽의 판매 규제 강화는 성장의 위협요인입니다.

 

 

 

전기차 양산과 함께 시작된 배터리 열풍은 이제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으로 번졌습니다. 더 좋은 배터리는 전자기기의 성능과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립니다만, 배터리 제조의 핵심은 결국 땅속의 광물에서 시작됩니다. 핵심 원료인 리튬을 대량으로 보유한 국가들은 자체적인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각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핵심 원자재법(CRMA)을 통해 생산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합니다.

 

배터리의 용량, 수명,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이러한 면에서 점점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리튬, 니켈 등 원자재에 세밀한 비율 조정과 양산할 수 있는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만 산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극재란

'양극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터리의 '양극'을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리튬 이온을 저장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터리의 종류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삼성SDI

🔋 배터리 4대 요소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충전 과정에서는 양극에 존재하는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며, 반대로 방전 과정에서는 리튬 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합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에 음극재는 양극에서 이동해 온 리튬 이온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하면서, 외부 회로에서 전류가 흐르도록 합니다. 두 극 사이에는 전해액이 존재하며, 이는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전자의 출입을 차단하여 외부 도선으로 이동하게 합니다. 분리막은 미세한 구멍을 통해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면서 이온은 흐르게 합니다.

 

🔍 리튬이온 배터리

현재 첨단 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배터리는 바로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일차전지와는 달리 이차전지는 충전이 가능하며, 소재에 따라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납, 니켈 카드뮴(Ni Cd), 니켈수소(NiMH) 등 다른 소재보다 큰 전압과 높은 저장 효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휴대용 전자기기의 급속한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테슬라가 현대 전기차의 선두 주자가 된 큰 이유 중 하나도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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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극재의 역할

양극재는 리튬 이온이 "사는 집"이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원소 상태의 리튬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리튬과 산소를 결합한 리튬 산화물 형태로 사용됩니다. 양극재의 리튬 비중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이 커지며, 양극의 구조에 따른 전위차가 전압을 결정합니다.

최근에는 고성능 양극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의 리튬 산화물과 섞는 물질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은 전구체라고 통칭하며, 이 전구체에 리튬을 추가하면 양극재가 됩니다.

 

🗝 양극재 성능과 전구체

우리나라는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수입하고, 양극재 소재의 배합과 양산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는 주행거리가 길고 안정적이지만,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는 출력이 좋지만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이처럼 같은 NCA라도 알루미늄 첨가 시기, 리튬 산화물 섞는 시기 등 제조법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나타납니다.

 

배터리 원가의 약 35%는 양극재가 차지하며, 양극재 생산원가의 대부분은 전구체가 차지합니다. 따라서 전구체 제조 기술 개발과 내재화는 양극재 기업의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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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산업 구조와 생산 이슈

🌎 삼원계와 LFP

양극재 시장은 주로 NCM, NCA 등의 삼원계와 리튬인산철(LFP)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코발트(Co)를 사용하는 삼원계 양극재는 가격이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삼원계와 LFP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80%, 10%였으나, 2020년에는 90%, 5%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올해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에 LFP 배터리 사용 확대를 선언하면서 시장 점유율 변화가 예상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은 향상된 LFP 배터리 개발을 통해 전기차 공급 계약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성장배경

양극재 시장에서는 에너지 밀도와 가격이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중국은 광물 자원 독점과 대규모 자본 투자를 통해 전구체를 자체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있습니다. 중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생산에 집중했으나, 한국 기업은 처음부터 고성능 소재 개발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성능이 좋은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성장 곡선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 기업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가격이 저렴한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을 선점했습니다. 하이니켈 양극재의 점유율은 2020년 8%에서 2022년 13%로 증가하며 기존 양극재를 대체할 전망입니다.

 

⛏ 원자재 수급 불안정성

양극재 산업에서는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리튬의 경우 생산 계획에는 1~2년, 광산 개발에는 4~7년이 소요되는 등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매우 비탄력적입니다. 세계 리튬 가공 기업의 75%를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부품 수요 증가와 공급망 문제로 인해 리튬 가격은 급등하였으나, 최근에는 조금씩 안정세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50%를 차지하는 남미 국가들이 올해 OPEC(석유 수출국 기구)을 모델로 한 중남미 리튬 협의 기구 설립 의사를 밝히고, 무역 제재를 받는 이란이 대형 리튬 광산을 발견하는 등 수시로 변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공급망 장악

양극재는 리튬 외에도 다양한 소재가 결합하기 때문에, 니켈, 코발트 등의 시장도 고려해야 합니다. 중국은 광산 개발에 투자하여 지분을 확보하고, 중국 내 기업에서 제련하여 세계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코발트 72.8%, 흑연 94%, 망간 99% 등 전구체 제조 원료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는 니켈도 중국의 Tsingshan 등 니켈 선철 제련 기업들이 투자하여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차후 한국 기업의 주도적인 성장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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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산업 전망과 국제정세

연합뉴스

📈 성장하는 시장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성장과 함께 양극재 시장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21년 173억 달러였던 양극재 시장은 2025년 436억 달러, 2030년에는 78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연관 시장의 시장 기대치 또한 높습니다. 2025년 국내 양극재 주요 기업들의 목표 생산량은 156만 톤으로, 전기차 보급 추세에 비추어 보았을 때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배터리산업과 수직적 관계인 만큼 국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등이 생산 공정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반대로 양극재 생산기업도 늘어난 수요에 맞춰 판매처를 다양화하기도 합니다. 포스코케미칼과 삼성SDI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대표적입니다.

 

📑 IRA 가이드라인

3월 발표될 예정인 IRA 세부 지침은 양극재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재무부가 작년 12월 '핵심 광물' 범위를 확대하여 원자재 광물뿐만 아니라 전구체, 양극재, 음극재 등도 포함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핵심 광물을 미국이나 FTA 체결국에서 채굴하지 않아도 가공 등으로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기 투자 부담이 컸던 양극재 업체들의 투자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어 주가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1위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포드와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중 견제가 강화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3월 최종안에 기준이 엄격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 CRMA와 양극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리튬, 희토류, 코발트 등 원자재 시장에서의 구매자로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핵심 원자재법인 CRMA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는 미국의 IRA와 유사한 법안으로, 해외에서 생산된 원자재와 이를 가공한 상품에 대한 판매 규제가 강화될 전망입니다. 이미 중국의 CATL 등은 독일과 헝가리 등 유럽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였지만, 한국 기업들은 북미를 제외한 해외 공급망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 등은 내년 독일에서 수산화리튬을 수입하고, 헝가리에서 양극재 공장을 가동하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5년까지 유럽에서 연간 3만 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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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주요 기업

🥇 에코프로비엠: 2016년 모기업 에코프로에서 물적분할하여 나온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부터 하이니켈 양극재를 양산하여 2021년에는 7만 5,000톤을 생산하여, 국내 삼원계 양극재 생산 1위를 달성하였습니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520억 원, 2,0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115% 성장하였습니다.

 

🥈 포스코케미칼(포스코퓨처엠): 포스코 협력 기업인 포스코케미칼은 철강 기초소재인 내화물 기업에서 출발하여 양극재 등 에너지 소재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 3,019억 원, 1,6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36.3% 성장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으며, 전구체 내재화도 가장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1년 양극재 6만 1,000톤을 생산하며 국내 생산량 2위를 차지했습니다.

 

🥉 엘앤에프: 대구 달서구에 2000년에 설립된 엘앤에프는 대구광역시 상장 기업 중 시총 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6,615억 원, 2,1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0%, 1,350% 성장하였습니다. 올해 초 테슬라와 2025년까지 3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