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퇴임하는 일본 기시다 총리가 지난 6일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 어떻게 될지 정리해 봤습니다.
어떤 얘기 오갔어?
새로운 의제를 나누기보다 지난 1년 반 동안 12번 만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사이에 오간 이야기를 되짚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 안보 협력하고 통일 지지할게
작년에 한국·미국·일본이 논의한 북한 핵 문제 대응 체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자고 했습니다.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응하려면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 지난 광복절에 윤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도 기시다 총리가 다시 한번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 ‘국민 체감형 조치’ 추진하자
두 정상은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조치도 계속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선 ‘재외국민 보호 협력 각서’에 서명했는데요. 제3국에서 전쟁 등의 위기가 생겨 자국민을 데려와야 할 때, 한·일이 사실상 의무적으로 지원·협력한다는 내용입니다. 공항 입국장에서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도록 두 나라 간 출입국 간소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끝내 들을 수 없었던 사과
기시다 총리는 재임 기간 과거사 문제에 관해 단 한 번도 직접 사과하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도 사죄는 없었습니다. 강제 동원 문제를 돌려서 언급하며 감정적인 유감만을 표하고,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데 그친 것.
사람들은 뭐래?
여당은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된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평가했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데 적극적으로 성의를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의 한일 관계는 한국 정부가 양보하면서 만들어 온 결과라는 것. 야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사과도 듣지 못하다니, 굴종 외교야!”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다가오는 일본과 미국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일본 자민당은 오는 27일, 기시다 총리의 뒤를 이을 총재를 뽑는 선거를 치릅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비롯해 대부분의 후보가 한일 관계 개선에 큰 관심은 없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특히 고이즈미는 총리가 된 뒤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 대통령 선거
오는 11월에 뽑힐 새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도 지켜봐야 합니다. 삼각관계 속에서 힘의 균형이 달라지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나 관련 정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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