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 급등, 2014년 이후 상황 되풀이일까?

 

💡 3줄 요약

 

부동산 시장도 경기처럼 호황기와 불황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정부 정책 등 외부 변수도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최근 들어 서울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회복하기 시작했던 2014년 이후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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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기는 순환한다고 말합니다.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경제 규모가 커지는 호경기가 나타났다가도, 금세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불경기가 찾아오죠. 이를 두고 경기를 사람의 체온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지나치게 낮아져도 문제지만, 너무 뜨거워져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거죠.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대개 10년을 주기로 상승세와 하락세를 번갈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나 예상치 못한 돌발 이벤트도 사이클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부동산 시장은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요? 오늘에서는 과거 부동산 시장 사이클과 현시점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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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부동산 시장, 어땠을까?

부동산 시장 흐름이 일정 주기로 특정한 패턴을 반복한다면, 과거 부동산 가격 흐름을 통해 앞으로의 상황을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10년 전인 2014년 부동산 상황은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변동할지 예측할 때 중요하게 참고할 만하죠.

 

🌃 금융위기와 부동산 암흑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암흑기였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3%가량 하락한 전국 집값은 이후 2013년까지 5% 가까운 하락했습니다. 서울 집값을 보면 이런 흐름은 좀 더 더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2008년 2.22% 하락한 서울 집값은 2009년에 5%가량 반짝 상승한 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11.77% 크게 떨어졌습니다.

📈 2014년, 시작된 부동산 호황

그러던 2014년,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습니다. 2016년까지 3~6%가량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전국 부동산 가격은 2017년부터 본격적인 상승기를 맞이했죠. 2017년 7.02% 상승한 데 이어 2018년 12.72%, 2019년 6.23%, 2020년 20.87%, 2021년 19.26% 등 8년 동안 81.33% 올랐습니다.

 

🤔 코로나가 결정적이었다?

집값 폭등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돈을 풀었고, 해당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폭등을 유발했습니다. 특히나, 부동산 시장에 금리가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대개 부동산 자금은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금리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요동치고 이에 따라 투자 수익률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 한국만 그랬던 건 아냐

해당 기간, 미국 집값도 비슷한 추세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미국 부동산 가격 지표인 케이스-실러지수를 보면 2007년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급락하면서 2012년 2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후 반등을 시작했죠. 2012년 2월 저점과 비교해 2021년 11월 미국 집값은 106.1%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엔 10.4%, 2021년에는 17.8%나 상승했죠. 이러한 상승세에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금리 인하와 이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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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과 정부 정책, 어떤 관계야?

🏛 정부 정책이라는 변인

큰 틀에서 한국 부동산도 세계적인 경제 흐름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다만, 주택 공급 현황,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수요 확대 등 국내 부동산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분명히 존재하죠. 특히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도시 개발 등 공급 확대부터 LTV, DTI 등 대출 규제, 종합부동산세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이 대표적인데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LTV(Loan To Value ratio)는 우리말로 '담보인정비율’이라고 합니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담보가치 대비 최대 대출 가능 한도를 의미합니다. 예컨대, LTV가 70%라면 은행은 10억짜리 아파트 담보로 7억까지 대출 자금을 제공할 수 있죠.

 

DTI(총부채상환비율)

Debt To Income Ratio의 약자로 연 소득 대비 대출 상환액을 의미합니다. LTV의 기준이 주택 가격이라면 한다면 DTI는 돈을 빌리는 사람의 상환 능력이 기준입니다.

 

종합부동산세

공시가격이 9억 원을 넘는 주택을 소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2005년 처음 도입된 지 20년이 됐지만, 존속기간 내내 숱한 논란을 빚었죠.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해 세 부담이 지나치게 과중해졌고, 지나친 징벌적 과세라는 반대가 나오는 한편,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자산 평등을 이룩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는 변론도 제기됩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이 집값 상승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입니다. 현재는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얻는 개발이익이 1인당 3,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국고로 환수합니다.

 

🙄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할 때는 규제를 풀어 집값 상승을 유도하고, 집값이 너무 가파르게 오를 땐 각종 규제를 도입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나섭니다. 흔히 진보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조이고, 보수 정부는 규제를 풀어왔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실 이는 집권 당시 부동산 시장 상황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진보 정부가 들어섰을 땐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호황기였고, 반대로 보수 정부 집권기엔 주택시장이 불황에 접어든 경우가 많았죠.

 

물론 예외도 많습니다. 노태우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소유한 땅이 200평을 넘어선 안된다는 ‘택지소유상한제, 땅값 상승으로 본 이익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토지초과이득세’, 토지개발로 발생한 이익의 절반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개발이익환수제’ 등 ‘토지공개념 3법’이 대표적인데요. 공시지가제도를 도입해 부동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집값 안정을 도모한 것도 노태우 정부였습니다.

 

👨‍💼 토지 공개념

사람이 살아가면서 토지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동시에 어떤 한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존재한다는 특징도 있죠. 이에 오래전부터 땅은 한 사람이 독점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이어져 왔습니다.

 

19세기, 미국의 헨리 조지라는 정치경제학자는 이러한 토지의 특성을 고려해 ‘토지 공개념’을 주창했는데요. 그는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사회 전체가 나눠 가져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은 한 사람의 노력을 통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 전체가 만들어 냈기 때문이죠.

 

김대중 정부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었습니다. 건설경기 부양이야말로 가장 빠르게 경기를 회복시킬 방법이었기 때문이죠. 부동산을 매매할 때 내야 하는 양도세를 아예 면제시켜 줬고, 분양가 역시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분양권도 개인 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전매를 허용했죠. 덕분에 2001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덕분에 이듬해 경제 성장률이 7.7%로 올라서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죠.

 

🚀 집값 반등 성공시킨 박근혜 정부

그렇다면 2014년, 부동산 정책은 어땠을까요?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김대중 정부처럼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통해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바로 그 해, 신규 분양 및 미분양 주택 구매 시 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 임대 사업자 대상 취·등록세와 양도세 감면, 생애최초주택 구입 시 취득세 면제 등 대책을 쏟아냈죠.

 

2014년엔 DTI와 LTV 기준을 각각 70%와 60%로 대폭 완화했고 재건축 가능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그간 묶여있던 분양권 전매 규제를 풀었습니다. 또 분양가 상한제를 대폭 해제하고 재건축부담금 부과 유예기간을 3년 연장하는 등 세금 부담도 추가로 줄여줬죠. 이를 통해 전국 집값은 3년 만에 반등할 수 있었죠.

 

😓 집값 못 잡은 문재인 정부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치솟기 시작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강남 3구와 마포, 용산, 성동 등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던 지역을 투기 지역으로 지정하고 각종 규제를 쏟아냈죠.

 

투기 지역에는 분양권 전매제한, LTV와 DTI 40% 규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대표적이었죠. 그래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2018년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최대 3.2%까지 확대했습니다. 이를 통해 2018년 12%가 넘은 집값 상승률을 2019년 6%대로 안정되는 듯 보였는데요.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습니다.

신아일보

📉 내리는 집값, 또 규제 풀릴까?

그러던 2022년 전 세계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집값 상승세도 금세 꺾여버렸습니다. 2022년 4.5% 내린 집값은 2023년에도 4.13%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죠. 이에 윤석열 정부는 2014년 박근혜 정부처럼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놓습니다.

 

징벌적 과세라며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고, 재건축 개발 이익환수 비율 하향 조정, 재건축 용적률 규제 완화, 노후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화 등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죠. 40조 원 규모의 ‘특례 보금자리 대출’, 26조 원 규모의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상품을 통해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시장에 대거 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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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또 오른대

🤷 서울 집값, 갑자기 왜?

정부의 집값 부양책이 먹혀든 걸까요? 아니면 2014년의 집값 반등이 시작하는 걸까요?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8월 첫째 주까지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강남, 서초, 용산 등 주요 부동산 거점의 아파트 가격은 이미 지난 5월 2021년 기록한 전고점을 회복했고, 서울 전체로 봐도 전고점의 90% 수준에 도달했죠.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요인으로 높아진 전셋값과 공급 불안을 꼽습니다.

 

KB부동산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의 평당 전세 평균 가격은 2,417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2,501만 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평당 2,400만 원을 웃돈 건데요. 지난 2년간 아파트 가격이 정체하다 보니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한 실수요자가 많아졌고, 전세 사기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빌라나 오피스텔 대신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죠.

 

게다가 앞으로 2~3년 안에 서울 부동산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입니다. 작년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은 2만6천 호로 2005년~2022년 서울 주택 연평균 인허가 실적인 6만8천 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으로 건설 원가가 급등하고, 부동산 PF 사태가 확산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영향입니다. 인허가 이후 분양까지 보통 3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서울 부동산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죠.

🏗 공급 늘리겠다는 윤석열 정부

지방 부동산은 여전히 침체한 가운데 수도권 부동산이 이상징후를 보이자 윤석열 정부는 파격적인 공급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8월 8일, 서울 등 수도권에 그린벨트를 풀어 총 8만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중 서울 공급 물량은 최소 1만 가구에 달할 전망입니다. 또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을 제정해 민간을 중심으로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빌라와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 시장 활성화 방안도 내놨습니다.

 

😱 불안 심리, 집값 상승 견인해

갑자기 오르는 서울 집값에 시장엔 불안 심리가 가득합니다. 2021년 집값 상승기를 경험한 사람들은 지금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이 힘들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는데요. 이에 30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영끌’에 나서는 사람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생애 첫 매수자 중 30대 비중이 46%를 기록했죠.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거기에 서울 부동산 경매 낙찰자 비중 역시 지난 5월 33.1%로 1년 새 12% 가까이 치솟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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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 부동산 청약 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입니다. 지난 7월까지 서울 지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8.87대 1로 집계됐는데요. 조만간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동안 수도권 집값도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립니다. 정말로 2014년 이후 부동산 상승세가 2024년 다시 재연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