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문구용품 회사인줄 알았는데 특수 소재 전문 기업?

 

👏 3줄 요약

 

지난 2분기 3M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하루 새 23% 가까이 뛰었습니다.

 

3M은 ’10-30-15’ 원칙과 실패를 독려하는 기업 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 왔는데요.

 

앞으로도 차량 전동화 솔루션과 반도체 CMP 공정을 중심으로 전기차, 반도체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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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M의 주가가 23%가량 폭등해서 화제입니다. 약 5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건데요. 지난 2분기,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덕분입니다. 한동안 이어져 온 실적 부진으로 혁신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무색하게 퇴보한다는 평까지 받던 터라 시장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오늘은 혁신 제품 출시를 기반으로 한 3M의 성장 과정, 100년이 넘도록 혁신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3M이 집중하고 있는 미래 사업 분야까지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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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용품 회사 3M, 알고 보니 특수 소재 전문 기업?

🚩 첫 시작은 광석 채굴 사업

3M은 1902년에 설립해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기업입니다. 초기에 3M은 광석 채굴 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사포의 연마제로 쓰이는 강옥을 채굴하는 것이 3M의 목표였지만, 광석의 질이 좋지 않아 성과가 별로였죠. 3M은 이에 따라 사포(샌드페이퍼)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는데요. 이마저도 초기에는 성과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 3M의 첫 혁신, 방수 사포

3M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건 1920년 방수 사포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한 덕분입니다. 1900년대 초반에는 사포에 대한 수요는 많았지만, 사포를 사용하면 많은 먼지가 발생한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먼지를 줄이려면 물을 뿌려줘야 했지만, 물을 뿌리는 만큼 사포의 기능도 함께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죠. 당시 3M은 면도용 사포를 개발하려다 물에 닿아도 성능이 유지되는 제품을 만들어냈는데요. 기존 사포의 단점을 보완한 방수 사포는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 두 번째 혁신, 마스킹 테이프

얼마 지나지 않아 3M은 또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바로 1925년 출시한 마스킹 테이프입니다. 당시 투톤 컬러의 자동차가 유행했는데요. 두 가지 색을 칠하려면 색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테이프를 붙이고 도색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테이프의 접착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테이프를 떼어낼 때 칠한 부분까지 같이 손상되는 상황이 발생했죠. 3M은 이에 착안해 접착력이 약한 마스킹 테이프를 개발해 주목받았는데요. 마스킹 테이프는 3M이 이후 테이프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 세 번째 혁신, 스카치 셀로판테이프

1930년에는 3M의 유명한 제품 중 하나인 스카치 셀로판테이프를 출시했습니다. 스카치테이프가 발명되기 전 셀로판은 상품을 예쁘게 포장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됐는데요. 셀로판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된 테이프의 색상 탓에 포장이 망가지곤 했죠. 3M은 이를 해결하고자 투명 셀로판에 접착제를 바르는 방식을 고안해 냈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스카치테이프는 지금까지도 사업체만 아니라 가정,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 3M의 혁신을 대표하는 포스트잇

3M의 또 다른 혁신 제품에는 포스트잇이 있습니다. 포스트잇의 개발 일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연구원이 초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가 접착력이 부족한 실패작을 만들었지만, 이를 메모지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1980년 포스트잇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했죠. 실패한 아이디어를 무시하기보다 이를 다르게 활용할 방안을 고민한 덕분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 3M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3M은 여러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면서 꾸준히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2023년 기준 3M의 사업 분야는 안전 및 산업 사업부(Safety & Industrial), 운송 및 전자제품 사업부(Transportation & Electronics), 헬스케어 사업부(Health Care), 소비재 사업부(Consumer)로 구성되는데요. 흔히 알려진 사무용품 외에도 의료, 보안, 항공우주 영역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한 3M은 지난 2017년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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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이 혁신 기업 타이틀을 유지하는 비결은?

3M은 약 120년 동안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3M이 보유한 특허는 13만 개를 돌파했는데요. 3M에 따르면 매년 3M이 등록하는 새로운 특허 건수는 평균 3,931건에 달합니다.

🙌🏻 혁신을 장려하는 10-30-15 원칙

3M이 기존 제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10-30-15 원칙’ 덕분입니다. 10-30-15원칙은 각각 10%, 30%, 15%의 수치를 나타내죠.

 

‘10% 원칙’은 3M이 최근 1년간 개발한 신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30% 원칙’은 최근 4년간 개발한 신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 3M의 매출 실적을 고려했을 때 10%와 30%라는 수치는 절대 적지 않은데요. 그만큼 3M이 신제품 개발에 열과 성을 다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구축한 겁니다. 또, 3M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도록 15% 원칙도 마련했습니다.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15%를 주어진 업무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위해 사용할 수 있죠. 업무 외적으로 알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오라고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한 시간을 보장해 줌으로써 혁신을 위한 적극성을 끌어내고 업무 효율성까지 높인 겁니다.

 

💸 공격적인 R&D 투자

3M은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입니다. 3M이 매년 R&D에 투자하는 비용은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의 6% 이상을 차지하죠. 특히, 3M이 장수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라는 비중은 작지 않은 규모인데요. 지난 2023년에도 3M이 R&D에 투자한 금액은 18억 4,2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했습니다. 계속해서 R&D 역량을 키워온 덕분에 3M은 36개국에서 150개가 넘는 공장과 50개국에 연구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확보했습니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 문화

3M은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독려합니다. 1949년부터 1966년까지 3M의 회장으로 있었던 윌리엄 맥나이트 회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죽이지 않는다”(Never again 3M say no to a new product idea)라는 경영 철학을 강조했는데요.

 

자기 아이디어가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형성해 구성원들이 더욱 과감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장려한 거죠. 3M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포스트잇도 이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 사례인데요. 처음 개발하려던 제품과 전혀 다른 실패작이 나왔지만, 이를 그냥 넘기기보다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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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혁신 위기, 걱정할 필요 없다고?

📉 혁신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

그동안 혁신 기업으로 극찬 받아온 3M의 실적은 지난 몇 년간 악화했습니다. 2018년 마이크 로만 CEO가 취임한 이래로 3M의 영업이익률이 2%P 가까이 줄었죠. 2017년 말 23.5%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2022년 말 21.6%로 감소했는데요. 신제품 출시보다 기존 제품에 기반한 단기 수익 개선에만 집중한 탓입니다.

 

실제로 같은 기간 R&D 투자 비중은 전체 매출의 5.4%까지 줄고, 판관비에 지출하는 비중은 20.8%에서 26.4%로 늘었는데요. 실적 악화에 따라 경영진은 2023년에만 두 차례에 걸쳐 8,5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했죠. 불안한 실적에 3M의 주가도 로만 취임 이후 56%나 하락했습니다.

 

⭐ 신임 CEO 윌리엄 브라운 영입

다행히 지난 5월 윌리엄 브라운이 3M의 새로운 CEO로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윌리엄 브라운은 항공 우주 산업, 통신산업 등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를 설립하고 기업 가치를 5배 이상 불리는 등의 업적을 달성한 인물로, 그의 취임 소식은 시장의 기대를 모았죠.

 

사실 마이크 로만이 CEO로 있던 동안 실적 부진만 아니라 군용 귀마개 결함으로 대규모 소송 문제까지 터지면서 3M 주주들의 원성이 빗발쳤는데요. 신임 CEO 영입 소식을 발표한 직후 하루 새 5% 가까이 뛴 주가는 윌리엄 브라운 CEO 취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 2024년 2분기 호실적 기록

무엇보다 지난 7월 26일(현지 시각) 3M이 전망치를 훌쩍 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도 23% 가까이 올랐습니다. 3M의 2분기 매출은 약 63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93달러로, 각각 예상치인 58억7천만 달러와 1.67달러를 훨씬 웃돌았는데요. 3M의 2분기 호실적 공개와 더불어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에서 가치주나 중·소형주로 갈아타는 현상에 따른 순환매수세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103.39달러에서 127.16달러로 급등했습니다.

💡 3M, 유명한 배당주라고?

3M은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 중 하나로, 66년간 계속해서 배당을 늘려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연평균 배당 수익률이 4~6% 수준인 경우 배당 성향이 높다고 보는데요. 3M은 지난 2023년 총 네 차례에 걸쳐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배당 수익률은 약 5.6%를 기록했죠. 2024년과 2월과 5월에도 배당금을 지급했는데요. 2월에 지급한 배당 수익률이 6.5%로 높았던 반면, 5월에는 이 수치가 2.8%까지 낮아지면서 과거만큼의 실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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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은 어떤 미래를 그릴까?

🔋 차량 전동화 솔루션

3M은 과거부터 차량용 소재와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왔는데요.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차량 전동화에 필요한 솔루션 개발에도 힘씁니다.

 

차단 소재 개발

3M은 전기차의 화재나 폭발 위험성을 낮추는 차단 소재 개발에 집중합니다. 화재와 폭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도 배터리 셀에 충격이나 열이 가해졌을 때 사고로 이어지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부품을 만들죠.

 

고객사별로 사용하는 배터리의 형태가 다르기에 가장 효과적인 차단 소재의 형태도 달라지기 마련인데요. 3M은 고정된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고객사별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배터리 접착 솔루션

3M은 전기차 배터리 접착 솔루션도 제공합니다. 기존에는 볼트와 너트를 사용해 배터리를 제작했다면, 이를 대체하는 접착제를 만들어 배터리 무게는 줄이고 보다 자유로운 배터리 디자인 설계가 가능하게 하죠.

 

접착제를 활용하면 나사를 조립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생략되기에, 자동화된 생산 공정을 도입해 생산 단가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접착 솔루션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는 방안으로 꼽는데요. 전기차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만큼, 차량 전동화 솔루션은 향후 3M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CMP 중심의 반도체 분야 투자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열풍이 불자, 3M도 반도체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3M이 특히 집중하는 분야는 화학적 기계연마(CMP) 공정인데요. CMP란 까칠까칠한 패드와 끈끈한 액체를 활용해 반도체 웨이퍼 위에 불필요하게 쌓인 막을 깎아내는 공정을 의미하죠.

 

3M은 지난 2018년부터 CMP 공정에 사용되는 패드 개발에 나섰습니다. 3M의 CMP 패드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일정한 패턴을 복제하는 자체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표면의 모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고객사에 따라 원하는 패턴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요.

 

경쟁사 대비 CMP 공정을 수행하는 효율도 30%나 높아 인기를 끌고 있죠. 3M은 3년 이내에 CMP 관련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인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CMP 이후 공정을 위한 연구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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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시장의 우려를 딛고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3M의 성장 과정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3M의 최고 강점인 혁신성과 전기차,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이 더해지면 3M의 장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앞으로도 3M이 계속해서 ‘혁신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