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질적인 경제 문제에 2분기 회복세 꺾여

 

💡 3줄 요약

 

중국 당국은 이번 3중전회에서 경제 부진을 인정하며 고질적인 경제 문제인 부동산 업계 불황, 지방정부 부채 등을 해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열된 채권 시장을 진압하기 위해 국채 차입 조작 계획도 밝혔는데요.

 

민간 부유 계층에 큰 타격을 줬던 공동부유 정책이 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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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경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던 중국이 3개월 만에 경제 부진을 인정했습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치를 하회하며 연간 목표치로 삼았던 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인데요.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이 경제 목표로 줄곧 강조해 온 공동부유 개념이 이번 3중전회 공보에서 빠져 노선을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오늘은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와 3중전회 결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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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회복세 꺾여

📈 2분기 경제성장률 4.7%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4.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전망치(5.1%)를 하회하는 수치로 1분기 성장률(5.3%)보다 크게 하락했는데요.

 

중국 경제는 작년 3분기 4.9%, 4분기 5.2%에 이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4.6%)를 크게 웃도는 5.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5% 밑으로 떨어지며 회복세가 꺾인 것이죠. 중국 당국이 세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단기 요인으로 하락한 것

중국 당국은 경제 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단기적 요인 때문이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세는 유지할 전망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극단적인 날씨와 홍수, 재해 등의 요인이 컸다는 설명인데요. 또 아직 국내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내수가 원활하지 않다고 덧붙였죠. 그러나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기본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고질적인 경제 문제 존재

하지만, 일부 전문가의 의견은 다릅니다.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의 채무 증가, 내수 부진 등의 고질적인 경제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 경기 침체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부동산 투자가 작년 대비 10% 감소했고, 부동산 업체의 자금 조달과 신규 주택 판매액도 각각 23%, 25%나 감소했는데요. 부동산 시장이 역대 최악이라 불렸던 작년보다도 지표가 악화했죠.

 

내수를 보여주는 중국 소매 판매 지표도 6월 기준 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치며 2022년 12월(-1.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국가 주도하에 제조업과 수출을 밀어 경제를 지탱하는 데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머니투데이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산업 생산 역시 6월에는 5.3% 증가에 그치며 전달(5.6%)보다 성장세가 둔화했고, 물가도 정체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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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전회 경제정책 방향 발표

😥 3중전회에서 경제 부진 인정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가 연일 발표되는 상황에서, 지난 15일부터 3일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의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가 개최됐습니다.

 

지난 19일, 3중전회 해석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당국은 현 경제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는데요. 작년부터 불거진 중국 경제 위기론에도 중국 경제는 순항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던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경제 부진을 공식화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날 한원슈 중국 공산당 중앙 재경 위원회 판공실 일상 공작 담당 부주임은 주요 거시 지표가 기대에 부합하지만, 동시에 일부 어려운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며 유효 수요의 부족, 일부 지역의 재정상 어려움과 일부 기업의 운영상 어려움 등이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강력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 중전회: 중전회란 5년마다 새로 구성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중앙위원회)의 전체 회의를 뜻합니다. 총 일곱 차례 개최되며 이 중 세 번째로 열리는 회의를 ‘3중전회’라고 부르는데요. 3중전회에서 국정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나 계획이 결정되기 때문에 남은 집권 기간에 발표될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로 평가됩니다.

 

🏚 부동산 폐단 해결하겠다

중국 당국은 우선 현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부동산 ‘고(高)부채’ 폐단을 없애겠다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사했습니다. 대규모 현금 지원으로 부동산 업계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관련 융자·재정·세제·토지·판매 등 기초 제도 자체를 다시 수립해 구조적인 문제를 털어내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 내수 침체 끊어낼 것

이어 실업률 개선과 소득 증가를 통해 내수 침체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한 부주임은 중산층의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여러 경로를 통해 주민의 재산 소득을 높이고 저소득층의 소득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완전 고용을 위해 새로운 고용 형태의 개발을 지원하고 표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를 통해 초대규모 시장이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소비자 수요를 확대해 경제가 효과적이면서 동시에 합리적으로 성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세수, 재정 권한 분산

중앙정부로 집중된 세수·재정 권한을 지방정부에 일부 이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경기 둔화와 코로나19의 여파로 급속도로 불어난 지방정부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함인데요. 작년 말 기준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는 40조 7,400억 위안(약 7,537조 원)으로, 1년 이자 비용만 1조 2,300억 위안(227조 원)에 이르죠.

 

한 부주임은 지방의 세원을 확장해 지방의 자주적 재정 능력을 확대하고 재정 능력과 직권의 매칭 정도를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구체적인 방법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중국의 4대 세수 원 중 하나이자 중앙정부가 100% 가져가는 소비세를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 금융 부패 척결할 것

금융 부패 척결을 위한 기구 설립도 발표했습니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반부패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올해 상반기에만 금융 감독관, 은행원, 금융계 임원 등 32명을 구금한 바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지난 21일 공개한 3중전회 결정문에서 모든 금융 활동을 감독하겠다고 밝혔고, 이어 지난 23일 중앙금융 기율 검사 감찰 공작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이 금융 분야 부패를 관리 감독하는 전담 기구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처음인데요. 금융 시장의 통일적인 관리,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 간의 리스크 방화벽 구축 등을 목표로 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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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개입

📉 장기물 수익률 급락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채 가격은 급등하고 수익률은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국채 시장으로 몰린 데다, 경기 침체기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국채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했는데요.

 

이에 지난 1일에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183%까지 떨어지며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죠.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4월 1일 1분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장기 수익률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이어, 5월에는 채권시장 리스크가 계속 누적된다면 필요한 때에 국채 매각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냈는데요.

 

😱 중국판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될 수 있어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채권 시장 과열과 관련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지역 은행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18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의 손해를 보고 이틀 만에 파산에 이르렀는데요.

 

포트폴리오의 55%가 미국 장기 채권이었던 것이 치명적이었죠. 올해 1분기 중국 은행의 장기 국채 순매수액은 총 2,700억 위안(약 51조 원)으로 지방은행의 매수세가 높았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방은행이 국채 매수에 과도하게 쏠리면 침체 위기를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죠. 만기가 긴 국채에 섣불리 투자했다가 실리콘밸리은행처럼 손실이 급격히 불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

 

💸 국채 차입 예고

이에 지난 1일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조만간 국채를 차입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채권 시장 정세에 대한 신중한 관찰과 평가를 바탕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대형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채 차입 조작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공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차입 국채를 채권시장에서 매각해 장기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저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10년채 수익률이 역대 최저로 하락한 상황에서 국채를 매각하는 것이 장기채 금리를 안정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죠.

 

💡 국채 매각이 채권 금리에 끼치는 영향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고자 합니다. 이때 인민은행이 국채를 매각하면 국채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게 되는데요. 이는 투자자의 이동을 방지해 장기적으로 금리 안정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 지방 부실 은행 단속 강화

중국 금융당국은 또한 3,800개에 이르는 소규모 지방은행 중 채권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부실 은행을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작년 중국의 지방채 발행 규모는 9조 3,374억 위안(약 1,720조 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는데요.

 

지난 6월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은 일주일 만에 총 36개의 부실 은행을 랴오닝 농촌 상업은행에 흡수했습니다. 장기 채권을 과도하게 매입한 중소은행에 대한 단속도 시작했죠. 올해 6월 도시 상업은행의 현물 채권시장 거래액은 9조 1,900억 위안(약 1,750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조 9,000억 위안(약 360조 원) 증가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채권시장이 과열되면서 일부 중소은행이 장기 채권을 과도하게 매입했으며, 이는 리스크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에 인민은행은 6월 말 기준 재대출 잔액이 있는 지방 법인은행을 대상으로 채권 투자 규모와 거래 규모 등을 제출하도록 공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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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동부유

👼 경제 발전의 수혜 공유하자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1년 이후로 줄곧 강조해 온 공동부유 개념이 이번 3중전회 공보에서 빠져 주목됩니다. 공동부유는 과거 경제를 개방하면서 제창한 선부론(先富論·일부가 먼저 부유해진 뒤 이를 확산한다)의 다음 단계로, 경제 발전의 수혜를 전 국민이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공동부유는 인민대중의 물질적 생활과 정신적 생활이 모두 부유해지는 것으로, 소수 사람의 부유도 획일적 평균주의도 아니라고 설명했죠. 중국 당국은 2021년 5월 동부 저장성을 ‘공동부유 시범 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시 주석이 2022년 당헌에 “전체 인민 공동부유의 점진적 실현"을 명시하면서 공동부유를 중국의 공식 목표로 삼았습니다.

 

😠 민간 부유 계층 타격

공동부유의 핵심은 기업과 부유층이 가진 몫을 줄이고 노동 계층에 그 돈을 나눠주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업의 사회 환원을 위주로 한 3차 분배를 강조했는데요. 이후 국가 안보, 개인정보 보호 등의 명목하에 당국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 중국 빅테크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졌죠.

 

이에 더해 중국 당국은 부동산 투자를 '투기'로 규정해 단속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이에 따라 부동산·정보기술(IT)·사교육 등으로 부를 축적한 민간 부유 계층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빈부격차가 해소되는 흐름을 보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공동부유의 발상이 기업가 정신과 혁신 의지를 무너뜨린다는 반발이 쏟아졌는데요.

 

3년 가까이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 속에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하회하자 공동부유 정책이 민간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며 국내외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습니다. 실제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중국 100대 상장기업의 총가치에서 민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55%에서 2023년 39%로 떨어졌죠.

 

🤔 근본적 노선 조정일까?

중국 당국은 올해 3월까지도 공식 석상에서 공동부유를 착실히 추진한다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이번 3중전회 공보에서 이 표현이 제외됐는데요. 대신 첨단 기술 주도의 신품질 생산력이나 신흥 산업 육성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발전 과정 중의 민생 보장은 중국식 현대화의 중대 임무라며 기본 공공 서비스 제도 체계 완비, 소득 분배 제도 완비 등을 과제로 설정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공동부유 목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 공동부유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유지됐다고 바라봤습니다.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이번 공보에서 공동부유를 언급하지 않은 것이 전술적인 후퇴인지 근본적인 노선 조정인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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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을 확정 지으면서 10년 이상의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시진핑 국가주석은 현재 집권 이래 가장 큰 경제적 위기를 마주했는데요. 이번 3중전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향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