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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제발 없었으면, 오버투어리즘 알아보기

by 칲 조 202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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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전 세계 관광객이 보복 관광에 나서면서 주요 여행지가 몸살을 앓습니다. 주민들은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쓰레기, 소음도 문제지만, 주민에게 필요한 상권이 사라지고 에어비앤비로 정작 주민들이 살 집이 없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하는데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급기야 관광객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며 물총을 뿌리는 시위까지 벌어졌죠. 오늘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의 개념과 사례,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이 무엇인가요?

😥 관광지 지역민의 삶 파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은 관광객의 규모가 관광지 수용력을 초과해, 관광지 지역민의 삶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최근 세계 관광지 곳곳에서 오버투어리즘이 관광객과 지역민 간의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과도한 관광객의 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의 부족, 관광객들의 부적절한 태도와 행동 등이 원인으로 꼽히죠.

 

💡 관광지 수용력: 관광지 수용력은 관광지가 감당할 수 있는 관광객의 규모를 의미하며 물리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생물학적 수용력을 모두 포괄합니다.

 

💡 젠트리피케이션: 인기 있는 관광지가 개발되면서 고급 숙박시설과 상점들이 들어서고, 이에 따라 임대료와 물가가 상승하여 원래 거주하던 주민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지역의 전통적인 모습과 문화가 변질될 수 있는데요.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는 활성화되지만, 현지 주민들은 경제적 부담과 생활 환경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의 사례는?

😱 관광 공포증 생긴 스페인 바르셀로나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과 아름다운 해변으로 사랑받는 세계적인 관광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요즘 대규모 관광 반대 시위가 벌어집니다. 지역 주민들은 관광 공포증(tourism-phobia)이 생길 정도라며 강력히 호소했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주거지역과 관광지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일반 거주지의 임대료가 대폭 상승한 것입니다. 도시 전체가 관광객으로 붐비면서 투자자에 의해 주거 지역 곳곳에도 숙박시설이 들어섰고, 이에 따라 지역민의 일상생활에 불편이 초래될 뿐만 아니라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라 지역 물가도 동반 상승했다는 설명입니다. 초기에는 거리 시위에 머물던 관광 반대 시위가 최근에는 공공 기물을 파손하거나 관광객에게 물을 뿌리는 등의 과격한 시위로까지 이어졌죠.

로이터통신

 

🏠 거주민을 위한 주택이 없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곤돌라 투어가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 주민들은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택난을 호소합니다. 1950년대 18만 명에 이르던 주민 수는 현재 4만 명대로 줄어들었는데요. 매년 2,0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탓에 지역민의 일상생활이 침해받을 뿐만 아니라, 관광 수입보다 집값과 생활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지역민이 빠르게 탈출하는 모습이죠. 특히, 에어비앤비 등 숙소 공유 서비스가 유행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주민들은 집을 사는 것은 물론 장기 임대마저 불가능해졌다고 불편을 호소합니다.

출처 : express

편의시설 대신 카페로 가득 찬 북촌 한옥마을

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도 토박이들의 이탈이 이어집니다. 지난 10년간 가회동의 주민 수는 1/3이나 줄었는데요. 주민들은 약국이나 철물점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카페가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편의시설이 줄어 일상생활이 그만큼 불편해진다는 거죠. 이 때문에 주민들이 지역을 또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데요.

 

북촌 한옥마을 외에도 전주 한옥마을, 부산 흰여울문화마을 등 국내 대표 마을형 관광지 11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간 평균 23%의 인구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마을형 관광지는 거주 지역과 관광 지역의 경계가 무너져 관광객이 무분별하게 지역민의 생활공간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갈등이 잦죠.

12일 서울 종로구 북촉 한옥마을에 국내외 관광객에게 주의사항을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북촌 한옥마을에서는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일상을 침범당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서울신문


오버투어리즘의 경제적 폐해는?

💸 숙박 시설 때문에 집값 올라

오버투어리즘의 가장 큰 문제는 집값 상승입니다.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숙박 시설이 늘어나면서 지역민을 위한 장기 임대 주택이 부족해지고, 이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는데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주택들이 관광용 숙소로 대거 전환되면서 지난 10년간 주택 임대료가 68% 상승했죠. 이에 바르셀로나 시장은 5년 내로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숙박 시설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에어비앤비

물가 상승 및 관광업 의존도 증가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발생하면 전반적인 생활 물가도 상승합니다. 우선 관광객 수가 증가함에 따라 숙박 시설, 식당, 카페, 택시, 렌터카, 대중교통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데요. , 전기, 식료품 등의 공급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릅니다.

 

나아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늘어나게 되면서 현지 주민을 위한 상점과 서비스는 줄어들고, 이는 관광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입니다. 스페인의 경우 팬데믹 이후 연간 8,500만 명이 방문하면서 관광업이 작년 실질 성장의 71%를 차지했는데요.

 

경제가 다양한 산업에 걸쳐 균형 있게 성장하지 않으면, 특정 산업의 침체가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죠.

 

💡 실질 성장: 실질 성장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물가 상승을 제외한 경제 성장률을 나타냅니다. 이는 경제의 실제 생산량 증가를 반영하며, 명목 성장과 달리 화폐 가치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정작 관광 특수는 외지인이 받아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경제적 특수도 정작 주민 대다수는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관광 특수는 음식점, 카페, 숙박시설 등 특정 업종에 국한되는 데다, 관광 특수를 누리는 상인과 건물주 대다수가 지역민이 아닌 외지인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북촌 한옥마을 일대의 상업시설 32곳 중 건물주의 거주지가 북촌인 경우는 8곳에 불과하죠. 그렇다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관광 수익을 지역민에게 나눠주기도 어려운 실정인데요. 관광객이 쓴 돈에 붙는 부가가치세는 중앙정부에 귀속되기 때문이죠. 이에 전문가들은 관광객이 쓴 돈이 지역 사회에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오버투어리즘을 막기 위한 정책은?

🚨 북촌 한옥마을부터 특별관리구역 제도 도입

최근 북촌 한옥마을이 전국 최초로 관광진흥법에 따른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올해 10월부터 계도기간이 실시되고 내년 3월부터 규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데요. 관광객 밀집 정도와 주거 지역과의 거리에 따라 레드존, 오렌지존, 옐로우존 등으로 분류돼 관광객 방문 시간제한, 차량 및 관광객 통행 제한이 가능해집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오버투어리즘으로 북촌 주민 반발과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국내 최초 특별관리지역을 지정하게 됐다며, 주민의 정주권을 보호하면서도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집값 상승의 주범 에어비앤비 규제

공유 숙박업에 대한 규제도 이어집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피렌체, 덴마크 코펜하겐, 말레이시아 페낭 등은 개인 주택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제한합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공유 숙소를 2채 이상 소유한 집주인에 대해 세금을 21%에서 26%로 인상했죠. 미국 뉴욕 역시 작년 7월 숙박 공유 규제법을 발효했는데요.

 

뉴욕 주민이 자기 거주지를 단기 임대하는 경우에도 임대인의 개인정보와 임대수익, 계좌 정보를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단기 임대수익에도 관광세와 판매세, 호텔세 등이 부과된다는 내용입니다.

 

🧳 관광객에게 세금 걷겠다!

관광세를 부과하는 국가도 증가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등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가 대표적이죠. 올림픽 개최로 역대급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파리의 경우 올 초부터 관광객의 숙박세를 최대 3배 가까이 인상했습니다.

 

일본도 도쿄, 오사카, 교토 등에서는 숙박세를 부과하며 홋카이도는 오는 11월부터 1박당 약 만 8천 원의 관광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이들 도시는 관광세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망가진 시설들을 보수하며 환경 보호 사업 등에 쓰겠다는 계획인데요. 국내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제주도 역시 환경보전분담금이라는 이름으로 관광세 도입을 논의 중입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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