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프트뱅크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 3줄 요약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매입을 추진하고, 라인 야후가 이사진 전원을 일본인으로 교체하는 등 라인 야후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지배력 강화가 예상됩니다.

 

지난 몇 년간 비전 펀드의 실적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소프트뱅크는 자회사 Arm의 상장에 힘입어 최근 이익 전환했는데요.

 

앞으로는 AI 반도체 칩, 생성형 AI 등 AI 영역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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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사이의 라인 야후 지배권 조정에 관심이 쏠립니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를 문제 삼아 지속해서 압박을 가하는 상황인데요. 라인 야후가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소프트뱅크의 지배력 확대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오늘은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의 라인 야후 지배권 조정 관련 현황, 소프트뱅크의 실적 부진과 최근의 이익 전환, AI 투자 확대 전략까지 담아봤습니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의 라인 야후 지배권 조정, 어떻게 흘러갈까?

🤝🏻 소프트뱅크-네이버의 라인 야후 혈맹

2019년 라인 야후 출범 당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50대 50 지분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네이버의 일본 법인이 만들어 낸 메신저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검색 포털 ‘야후재팬’ 사이의 시너지를 활용하려는 전략이었죠.

 

2021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합작회사인 ‘A홀딩스’를 세웠고, A홀딩스가 라인 야후의 최대 주주에 자리하면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 야후에 동등한 지배력을 가지게 됐습니다.

🇯🇵 일본 정부의 지분 조정 압박

하지만 작년 11월, 네이버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 정부가 라인 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한마디로 라인 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지배력을 낮추라고 지시한 건데요.

 

라인 야후는 2026년까지 네이버 및 네이버클라우드와 시스템 분리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2024년 7월 1일까지 보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습니다.

💰 소프트뱅크의 네이버 지분 매입 추진

지난 5월 9일, 소프트뱅크는 결국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일부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프트뱅크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현재 자본 재조정에 대해 논의 중인데요.

 

네이버 역시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입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거래 금액에서는 의견 차이가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7월 초까지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입과 관련된 협상을 완료할 방침입니다.

👥 라인 야후의 이사진 전원 일본인 교체

지난 8일에는 라인 야후가 이사진 전원을 일본인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네이버가 사실상 라인 야후의 경영에서 배제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라인 야후의 기존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됩니다.

 

최근 이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체제로 변경하면서 라인 야후 이사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중호 CPO를 해임한 거죠. 이에 따라 신 CPO는 오는 6월 18일부터 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입니다.

 

라인 야후 CEO는 보안 강화를 위해 이전부터 논의된 변화라는 입장인데요. 이사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교체되면 그만큼 네이버의 영향력은 줄고 소프트뱅크의 영향력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 A홀딩스, 원래부터 소프트뱅크 자회사였다

A홀딩스가 서류상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인식돼 왔다는 점도 소프트뱅크의 지배력 확대에 힘을 싣습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양사는 A홀딩스 설립 과정에서 경영권은 소프트뱅크가, 기술 개발은 네이버가 담당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2020회계연도(2020년 4월 1일~2021년 3월 31일) 연간 증권보고서를 기점으로 A홀딩스를 자회사로 편입했죠.

 

반면, 네이버는 2021년 사업보고서부터 A홀딩스를 연결 대상 종속회사나 계열사가 아닌 타법인 출자 대상으로 분류해 왔는데요. 같은 50% 지분이더라도 소프트뱅크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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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얼마 전만 해도 슬럼프였다는데?

📉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적자

지난 2년간 소프트뱅크는 연달아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는 1조 7,080억 엔(약 17조 6,000억 원), 2022회계연도에는 9,701억 엔(약 9조 5,800억 원)의 순손실을 냈는데요. 2년 연속 적자는 18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한때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 비전 펀드의 실적 부진이 원인

소프트뱅크의 부진한 실적은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기술 투자펀드인 ‘비전 펀드’가 투자 손실을 기록한 탓입니다. 2022년 비전 펀드는 무려 5조 3,223억 엔(약 52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냈죠. 비전 펀드가 투자한 회사 중 수익을 낸 곳이 거의 없었던 데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높아지면서 투자 기업의 평가 가치도 함께 하락했습니다.

 

🔎 비전 펀드란: 비전 펀드는 2017년 출범한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입니다. 비전 펀드 1호(SVF1)의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20조 원)로, 유사 펀드의 30배 수준에 달합니다.

SVF1의 투자 기업으로는 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 쿠팡, 우버 등의 기업이 있는데요. 소프트뱅크는 2019년 SVF2와 LatAm(Latin America Funds) 등의 펀드를 추가로 출범하면서 투자 규모를 키웠습니다.

 

AI 군 전략

비전 펀드의 투자 기조는 이른바 AI 군(群, Cluster) 전략으로 불립니다. AI라는 접점을 가진 혁신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거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전 펀드의 투자 전략이 스타트업의 규모를 불리기 위해 대규모 자본을 쏟아붓는 데 그친다고 평가합니다.

 

투자 성과를 내려면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견고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위워크 파산

실제로 SVF1의 투자 대상 기업이었던 위워크가 파산하면서 비전 펀드의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총 143억 달러(약 18조 8,000억 원) 규모의 거금을 투자했는데요.

 

불어나는 적자와 팬데믹 사태를 견디지 못한 위워크의 파산 신청에 20조 원에 가까운 돈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았는데요. 작년 9월 말 기준 비전 펀드의 투자 대상 기업 중 74%가 투자 전보다 기업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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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펀드, 가까스로 이익 봤다고?

💸 비전 펀드의 이익 전환

그런 비전 펀드가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7,243억 엔(약 6조 3,600억 원)의 투자 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판매관리비와 금융비용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한 비전 펀드 사업부의 실적도 1,282억 엔(약 1조 1,200억 원)의 이익을 내며 3년 만에 이익 전환했는데요. 2022회계연도에 4조 3,000억 엔(약 37조 7,500억 원)의 손실을 낼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 자회사 Arm의 상장 덕분

비전 펀드의 이익 전환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Arm이 상장하면서 기업 가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덕분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약 42조 6천억 원)에 인수했는데요.

 

인수 후 Arm 지분의 75%는 소프트뱅크가, 나머지 25%는 SVF1이 보유해 왔죠. 기업 공개를 진행한 2023년 9월 14일, Arm의 주가가 공모가의 최상단인 51달러를 찍으면서 기업 가치도 약 470억 달러까지 뛰었는데요. 올해 초에는 Arm의 호실적 발표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148.97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 방어적인 투자 기조와 재무구조 개선

Arm을 비롯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관련 투자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비전 펀드의 투자 실적은 대폭 개선됐습니다. 1년 전만 해도 비전 펀드의 적자 규모는 5조 3,223억 엔(약 52조 6,000억 원)에 달했지만, 2023년 회계연도 들어 적자 수준이 1,673억 엔으로 크게 줄었죠. 이는 신규 투자를 줄이고 일부 주식을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힘쓴 덕분입니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부터 쿠팡, 도어대시, 그랩홀딩스 등 비전 펀드가 보유한 일부 포트폴리오를 처분해 왔는데요. 포트폴리오 매각 덕분에 지난 3월 말 기준 6조 2,000억 엔(약 54조 4,1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소프트뱅크도 덩달아 흑자

비전 펀드가 이익을 내면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2023회계연도 4분기 2,311억 엔(약 2조 27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는데요. 반년 전만 해도 9,311억 엔의 손실을 낸 걸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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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AI 전략, 진행 상황은?

🤖 소프트뱅크의 AI 투자 확대

작년 6월 소프트뱅크는 본격적인 AI 영역 투자 확대를 예고했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10년 안에 AI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매년 90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AI 분야에 투자한다는 방침입니다.

 

🏭 AI 전용 반도체 개발이 핵심

소프트뱅크는 AI 관련 다양한 영역 중에서도 반도체 칩 개발에 집중합니다.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을 자회사로 보유한 만큼 엔비디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AI 칩을 생산하겠다는 겁니다. 지난 5월 12일, Arm은 내년 중으로 AI 반도체 칩 프로토타입 개발은 물론 양산까지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천억 엔에 달하는 초기 개발 비용은 소프트뱅크가 부담할 예정인데요. 대량생산 체제 구축 후 AI 칩을 개발하는 사업부를 소프트뱅크 산하의 별도 사업부로 배치하면, 향후 소프트뱅크의 AI 사업 생태계 확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생성형 AI도 개발한다

소프트뱅크는 생성형 AI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합니다. 지난 2023년 생성형 AI 개발을 위한 계산 설비 기반을 다지고자 200억 엔(약 1,784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2025년까지 1,500억 엔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목표는 오픈AI의 챗GPT-4와 유사한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것인데요. 2025년 3월 전까지 3,900억 파라미터 수준의 모델을 만들고, 2025년 4월 이후에는 1조 파라미터 수준의 모델 개발까지 시도할 계획입니다.

 

이번 라인 야후 사태에도 AI 패권을 향한 야심이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라인이 메신저를 기반으로 쇼핑과 간편결제, 뉴스를 비롯해 비대면 진료와 동영상 숏폼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거죠. 그 전에 네이버를 완전히 밀어내야만 2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라인의 글로벌 인프라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 새로운 AI 펀드, 이자나기

AI 반도체 분야의 투자 확대를 위해 새로운 펀드 조성도 추진합니다. 일명 ‘이자나기(Izanagi) 프로젝트’로 알려진 AI 펀드는 무려 1천억 달러(약 136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입니다.

 

소프트뱅크가 30%가량의 투자를 담당하고 나머지 투자자금은 중동 지역의 정부로부터 조달할 계획이죠. 최근 AI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투자는 지난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건인데요. 이자나기 프로젝트는 그 10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AI 시장에 큰 기대감을 불어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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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프트뱅크를 둘러싼 라인 야후 지배권 조정 문제, 소프트뱅크의 실적 및 향후 전략에 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적자를 벗어나긴 했어도, Arm의 영향을 제외하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인데요. 소프트뱅크가 향후 AI 관련 전략을 동력 삼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