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공’이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들은 높은 연봉에 공무원급 안정성까지 더해져 많은 취준생이 가고 싶어 하는 직장으로 꼽힙니다.
금융을 다루는 공공기관 또는 공기업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 기관이 정부 산하의 공공기관인지 아니면 공기업인지도 헷갈릴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수많은 금융 공공기관·공기업을 한 번에 정리해 봤습니다.
금융 공공기관? 금융 공기업?
🧐 분류부터 헷갈리네
흔히 금융 공기업이라고 부르는 여러 금융기관 중에서는 공공기관도 있고, 공공기관이 아닌 곳도 있습니다. 편의상 공공기관(특정 정부 부처 산하 조직)은 일반적으로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과 아닌 곳으로 나누는데요.
한국은행이나 금융감독원처럼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이 아닌 금융기관도 존재하지만, 이를 엄밀히 나누지 않고 모두 뭉뚱그려서 금융 공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즉, 금융 공기업이란 금융을 담당하는 공공기관과 공공기관은 아닌 특수한 기관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 금융 공기업 분류하기
흔히 금융 공기업은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공공기관, 지정하지 않은 공공기관, 기타 기관으로 분류합니다.
기획재정부 지정 공공기관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투자공사 등
비지정 공공기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
기타: 서울 신용재단 등 각 지역 신용보증재단
🆎 A매치와 B매치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금융 공기업을 A매치와 B 매치로 분류하기도 하는데요. A매치는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에 필기시험을 보는 금융 공기업을 포함합니다.
같은 날 시험을 보는 건 지원자가 단 하나의 A매치 금융 공기업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해서 기관 간 인재 유치 경쟁을 막기 위함입니다.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산업은행 등이 대표적인 A매치 금융 공기업입니다. 이와 달리 B매치는 각기 다른 날짜에 필기시험 또는 입사 시험을 치릅니다.
금융당국
🏦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목표로 우리나라의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입니다. 통화신용정책의 대표적인 예시는 화폐 발행과 기준금리 결정입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주관하고 화폐 발행량을 조절하면서 우리나라 경제 전반을 움직입니다. 이외에도 국고를 수납하고 지급하거나, 외화를 보유하고 운용하기도 합니다.
각종 경제 정책을 연구하고, 여러 시중은행들에 자금을 공급해 주는 은행 금융도 한국은행이 담당하죠. 은행 위의 은행이면서, 앞으로의 경제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관입니다.
👀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과거에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금융 분야마다 감독 기관이 따로 존재했는데요. 그러나 금융사가 점점 여러 분야의 금융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감독 기관이 필요하게 되면서 금융감독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과 관련된 여러 규제나 규칙을 만들기도 하고, 금융기관의 설립을 허가해 주는 역할도 맡습니다. 또한, 금융기관이 여러 규제를 잘 지키고 있는지도 감시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차이 ❓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마찬가지로 금융감독기구의 하나로 만들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 관련 정책이나 각종 의사결정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관으로, 의사결정기구에 가깝죠.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을 직접 집행하고 실질적으로 금융사 등을 감독하는 실무 기관으로 분류됩니다.
정책은행
🚢 한국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은 우리나라의 특수은행 중 하나로, 수출입 과정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은행입니다. 특징으로는 장기저리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점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방산 수출 과정에서의 금융 지원입니다.
방산 수출 계약은 몇십조 원 규모로 체결되는데, 우리나라 상품을 수입하는 국가에서 이 돈을 일시불로 내기는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수입국은 우리나라의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오랜 기간 낮은 금리(장기저리)에 계약금을 빌려 계약금을 지불하고, 이를 천천히 갚아 나갑니다. 이렇게 수출입은행은 우리나라 기업이 대형 수출입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 KDB산업은행
산업은행은 산업 개발과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특수은행입니다. 2009년 민영화가 됐다가 여러 부작용을 겪고 2015년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력이 있는데요. 산업은행은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업금융에 집중합니다.
산업 발전을 위한 대규모 정책 자금을 여러 산업과 기업에 나눠 운영하고, 다른 은행들을 통해 정책 자금을 각 기업에 공급하는 온렌딩(On-lending) 금융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또한, 외화 자금을 낮은 금리로 조달해 기업에 제공하기도 하고, 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도 하죠. 최근에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극초기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금융 업무도 수행합니다.
🔍 온렌딩 금융: KDB산업은행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민간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전대해 주고, 민간은행이 심사를 통해 지원 대상 기업을 골라 해당 자금으로 대출해 주는 제도입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정책의 일종입니다.
🏢 IBK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으로도 불리는 IBK기업은행은 이름 그대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초점을 둔 특수은행입니다. 그렇기에 중소기업 대상 대출 업무가 가장 핵심이며, 한국은행이나 산업은행 그리고 여러 기업의 예금에서 재원을 마련해 중소기업에 대출해 줍니다. IBK기업은행 산하에는 IBK투자증권, IBK자산운용 등 7개 자회사가 있습니다.
보험 공사
💸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사가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보험을 운영하는 금융기관입니다. 일반적인 보험사처럼 보험금을 운용하고,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험은 은행이나 보험사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사 대부분에 적용되지만, 예금 외에 양도성예금증서(CD)나 환매조건부채권(RP), 각종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사가 예금을 지급하지 못할 때, 1인당 최대 5천만 원까지 원리금을 대신 지급합니다.
🤔 왜 전액이 아니라 5천만 원만 보장할까?
만약 예금보험공사가 예금 전액을 보상한다면, 은행은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어차피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예금을 방만하게 경영할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예금 전액을 보상하던 시절 은행들은 많은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너도나도 예금금리를 올렸죠. 은행의 과도한 고객 유치 경쟁과 방만한 경영을 막기 위해 예금 보장 규모를 5천만 원으로 정해둔 것입니다.
✈️ 무역보험공사
이름 그대로 무역과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해 주는 보험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수출 대금을 못 받은 기업, 수입 과정에서 물건을 못 받거나 선수금을 떼인 기업에 보상을 제공하죠.
부동산
🏠 주택도시보증공사
우리에겐 영어 약자인 HUG(Korea Housing & Urban Guarantee Corporation)로 더 잘 알려진 기관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주택의 건설부터 매매까지 전 과정에 대해 보증을 제공하는데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부터 중도금 보증, 하도급대금 보증 등 다양한 보증 상품을 운용합니다. 전세보증금 사기가 성행하면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도 운영하기 시작했죠.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국민주택채권, 복권 수익 등을 재원으로 하는 주택도시기금을 운용해 각종 보증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합니다.
💡 초기 자본 많이 드는 건물을 짓기 위한 금융 체계
https://chief-cho.tistory.com/442
🏡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에 관련된 각종 금융 상품과 대출 등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과 같이 서민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정책 금융 상품을 주로 운용하는데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주택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합니다.
증권
💰 한국거래소(KRX)
주식으로 대표되는 각종 유가증권을 운영하고, 유가증권시장이 잘 돌아가도록 감시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2013년부터 한국거래소 외에 다른 거래소를 만들 수 있게 법이 개정됐으나, 여전히 한국거래소를 대체할 거래소가 등장하지 않아 독점적으로 유가증권 관련 업무를 수행하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KOSPI)라는 대표 지수를 보유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파생상품 시장을 운영하는데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거래정지, 상장폐지 등의 조치도 한국거래소가 주관합니다.
한국거래소는 인가된 회원만이 각 시장 안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때 회원은 보통 증권사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사거나 팔면, 증권사는 여러 고객의 주문을 모아 한국거래소의 시장 안에서 일괄적으로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주식 거래가 이뤄집니다.
🇰🇷 한국투자공사
한국투자공사는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입니다. 정부나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를 위탁받아 운용해 수익을 내며, 현재 2천억 달러에 가까운 규모의 자산을 운용합니다. 현행법상 한국투자공사가 외부로부터 위탁받은 외환보유고로는 국내 투자가 불가능하기에 대부분의 투자금을 해외 시장에 투자하죠. 다만, 한국투자공사의 고유 자산으로는 국내 투자가 가능합니다.
🔍 국부펀드: 정부가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과 별도로 국고를 불리기 위해 투자 목적으로 운용하는 자금을 말합니다. 노르웨이,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예탁결제원은 증권의 매매와 결제 등 증권이 거래되는 일련의 과정을 담당합니다. 투자자가 증권을 사고팔 때, 증권이 실제로 오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예탁결제원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의 소유자 이름을 바꿔 적음으로써 증권 매매가 처리되죠.
예탁결제원은 이름 그대로 증권의 예탁 업무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증권사에 증권을 맡기는 경우, 이 증권은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증권사는 이 증권을 예탁결제원에 보관하며, 예탁결제원은 안전하게 이 증권을 보관하는 것은 물론, 증권에 담긴 각종 권리행사까지도 보조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복잡한 금융 공기업과 금융 공공기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복잡하긴 하지만 각 기관이 하는 일을 간단하게라도 알아두면, 앞으로 경제 뉴스를 읽을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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