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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떠오르는 시니어 레지던스 산업

by 칲 조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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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 라우어

 

여러분은 어떤 노후 생활을 꿈꾸고 계시는가요? 청소나 설거지, 빨래 걱정 없이 맞춤형 식단과 건강 관리를 받으면서 여유롭게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게 한 번에 이뤄진다면요.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이 발전하면서, 꿈만 같던 노후 생활이 현실에 가까워졌습니다. 어쩌다 한 번뿐인 호텔과 리조트에서의 하루가 일상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건강 관리도 해결할 수 있게 됐죠. 시니어 레지던스에 대한 치솟는 인기는 앞으로 관련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게 합니다. 오늘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노후 생활을 가능하게 만든 시니어 레지던스 산업을 알아보겠습니다.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뜬다

🥇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빠른 것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입니다. 1970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3.3%였는데요. 내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듭니다.

중앙일보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7년으로 영국(50)은 물론 미국(15)이나 일본(10)보다도 빨랐습니다. 50년 뒤 2070년에는 우리나라 2명 중 1명은 노인일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전 세계 5명 중 1명만이 노인인 것과 확연히 비교되죠.

국민일보

🧓 파워 실버 시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에 노인 세대는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릅니다. 우리나라 순자산 중 60세 이상이 보유한 순자산은 46%나 됩니다(2020년 기준). 거의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죠. 1940~1954년에 태어난 산업화 세대는 가구당 평균 33,936만 원, 1955~1964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는 평균 4966만 원을 보유하는데요.

하나은행

 

국내 4대 은행의 예금액 중 만 65세 이상 고객이 가진 예금액도 전체의 27.1%,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전국의 주택소유자 중 46.7%5~60대이고, 12억이 넘는 고가주택 소유자의 54.9%5~60대이기도 합니다(2021년 기준).

 

액티브 시니어를 공략할 것

특히 은퇴 이후 적극적인 소비와 여가생활을 즐기는 5060세대는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주로 55~69세 나이대가 속하는데요. 이들은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가족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소비도 아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들에겐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자유롭고 건강하게 잘 늙어간다는 웰에이징(Well-aging)’이 중요하죠. 그러면서 식생활, 보건의료, 운동, 문화생활 등 전 영역에서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올랐습니다. 시장의 큰손 액티브 시니어를 타깃으로 삼은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죠.

포춘코리아

📈 국내 고령 친화 산업 시장 규모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실버산업이라고 불리는 고령 친화 산업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집니다. 고령 친화 산업은 요양, 의약품, 식품, 의료기기, 주거, 금융, 여가 등의 산업 부문을 포괄하는데요. 2012273,809억 원이던 산업 규모는 2020728,305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2030년엔 239조 원까지 성장이 예측되죠. 더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의미입니다.

 


시니어 레지던스, 어떤 곳이야?

노후 삶 전체를 아우르는 복합주거시설, 시니어 레지던스도 파워 실버 시대에 발맞춰 주목받습니다. 액티브 시니어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더 많은 기업이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인데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VL 르웨스트

🏠 시니어 레지던스? 실버타운?

20여 년 전만 해도 노후를 위한 공간이라고 하면 대부분 요양원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노인 세대가 돌봄과 부양의 대상으로만 여겨지지 않게 되면서, 노후를 위한 보금자리 개념도 변화했는데요.

 

시니어 레지던스는 이를 계기로 성장한 산업입니다. 주거 시설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생활 편의 시설을 갖췄습니다. 맞춤형 식사나 의료 서비스 등 리조트나 호텔급의 고품격 서비스도 제공하죠. 입지에 따라 도심형, 근교형, 전원형으로, 규모(세대수)에 따라 대형(300세대 이상), 중형(130세대 이상~300세대 미만), 소형(130세대 미만)으로 구분됩니다.

VL 르웨스트

주거

다양한 크기의 주거 공간과 함께 정기적인 식사, 청소, 세탁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일반 요양원과 비교해 훨씬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고, 외부와의 교류도 활발한데요. 도심형의 경우 근처에 상업 및 문화 시설이 가까이 있어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습니다.

 

🍱 의무식 제도?

시니어 레지던스에는 업체가 정한 식수만큼 돈을 내야 하는 의무식 제도가 있습니다. 식사하지 않더라도 월 20~30식부터 월 90식 등에 이르기까지 의무식에 대한 비용을 업체에 내야 하는데요. 의무식 제도는 입주민 입장에선 균형 잡힌 맞춤형 식단을 제공받기 위해서, 레지던스 입장에선 안정적인 식당 운영을 위해서 운영됩니다. 일반적으로 의무식 외의 추가 식사 비용은 생활비에 추가되죠.

 

의료

입주민은 근처 의료기관과 연계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전담 건강관리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예 단지 내 24시간 운영하는 건강관리센터나 별도의 치료 및 요양시설을 갖추고 있기도 하죠. 나이가 들면서 무엇보다 건강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시니어 레지던스는 의료 관련 인프라를 필수적으로 갖췄습니다.

더 클래식 500

커뮤니티

대부분 시니어 레지던스에선 운동, 문화, 학습 등을 위한 여가 시설이 존재하고 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동호회를 만들어 바리스타, 가드닝, 베이킹 같은 취미 활동을 즐기고, 골프 연습장이나 수영장, 피트니스, 스파숍 같은 시설을 기반으로 신체 활동도 활발히 이어 나갈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입주민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고독감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삼성노블카운티

비용

한 곳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니어 레지던스.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일반적으로 계약할 때 내는 보증금과 월 생활비가 더해진 형태로 운영됩니다. 다만 월 생활비는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 물가 상승률에 따라 매년 달라질 수 있는데요. 입주 후 몇 년 뒤엔 몇십만 원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표 시니어 레지던스

🍃 삼성노블카운티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001년 용인에 개원한 대형 시니어 레지던스입니다. 평형(50~119(15~36))과 전망에 따라 보증금 4~12억 원, 월세 75만 원, 월 생활비 345~655만 원이 드는데요.

삼성 노블 카운티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노인들의 주거시설 타워 동, 치매나 중풍 등으로 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입주자를 위한 요양시설 너싱홈, 주치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병원 시설과 금융회사, 식당 등이 있는 리빙프라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여기에 실내 수영장을 비롯한 스포츠센터와 문화센터도 들어서 있죠. 스포츠센터와 문화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에게도 개방되고, 단지 내에는 어린이집도 있기 때문에 입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활발한 소통이 오갑니다.

 

🌆 더클래식 500

건국대학교 산하 기업 건국 AMC2006년에 설립한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입니다. 40층과 50층 건물 2개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마트와 롯데백화점이 도보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더클래식 500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 의료진이 맞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며 건강관리를 해주는데요. 호텔식 생활 서비스와 야외수영장, 스파&피트니스 시설을 갖춘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비용은 단일 평형으로 2인 기준 보증금 9억 원, 한 달 생활비 644만 원 수준입니다.

 

🌉 롯데 VL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호텔은 지난 2022년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시니어 레지던스 전문 브랜드 ‘VL(Vitality&Libery)’을 선보였습니다.

 

올해 하반기 부산 ‘VL 라우어’(라우어), 내년 하반기 서울 ‘VL 르웨스트’(르웨스트)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인데요. 라우어는 지하 4지상 18, 르웨스트는 지하 6~지상 15층 규모입니다.

VL 라우어, 르웨스트

 

롯데그룹은 특급호텔에 걸맞은 편의 시설과 서비스만 아니라 백화점 문화센터와 연계한 교양강좌, 롯데JTB의 여행 패키지 같은 차별점을 내세웠죠. 특히 라우어는 국내 최초로 사업부지 안에 라우어 한방병원, 종합 메디컬센터 같은 의료시설을 포함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라우어의 입주비는 보증금 9억 원과 월 생활비 300만 원 대로 알려졌는데요. 르웨스트의 입주 형태는 보증금과 월 임대료(보증금 6~18억 원, 115~354만 원)를 내는 표준형, 보증금(7~22억 원)만 내는 전환형으로 나뉩니다.


앞으로 더 많아질 수 있을까?

쾌적한 환경에서 원스톱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니어 레지던스는 풍족한 노후 생활을 원한다면 한 번쯤 꿈꿔볼 만합니다. 그러나 폭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인데요.

 

👥 업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시니어 레지던스가 지닌 희소성은 사업 진출을 부추기게 하는 매력 요인입니다. 2022년 기준 전국에 있는 시니어 레지던스는 총 39곳인데요.

 

201835곳에서 겨우 4곳 늘어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16,724)2%에 불과하죠. 턱없이 부족한 공급 탓에 입주 신청 후 실제 입주하기까지는 최소 2년에서 4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실정입니다.

 

작년 3VL르웨스트의 청약 경쟁률은 최고 205 1, 평균 19 1까지 치솟았는데요. 20225월 부산의 VL라우어 청약 경쟁률은 최고 256 1, 평균 30 1을 기록했습니다.

 

🚧 높은 진입장벽

그러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초기 자금이 많이 들고 사업 운영이 어려워 일반 사업자가 진입하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재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30인 이상 요양시설을 운영하려면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하는데요. 현실적으로 서울 같은 대도시는 토지 매입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닌 이상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하기란 어려운 실정입니다.

 

😕 우리가 뛰어들게

실제로 대형 금융사와 건설사, 개발 시행 업체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 찍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KB금융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요양사업 전문 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하고 작년 12월 첫 시니어 레지던스 ‘KB 평창 카운티를 선보였는데요.

 

신한금융과 NH농협생명 역시 유관 사업 진출을 계획 중입니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업체 신세계프라퍼티는 작년 말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향후 10년을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는데요. 그룹사의 핵심 역량인 백화점, 스타필드, 편의점 등을 결합해 고품격 시니어 레지던스 복합 단지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 정부의 지원은?

그동안 정부는 민간 차원의 시니어 레지던스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부 정책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특정 질병이 있는 노인에 주로 집중됐고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는 노인복지주택용 부동산 취득세와 재산세를 25% 감면해 주는 것 전부였습니다.

 

일본이 시니어 레지던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 사업비 100%까지 가능한 대출을 지원하는 것과 사뭇 비교됩니다. 이에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촉진을 위한 정책이 하루빨리 추진돼 민간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집니다.

 

🛣드디어 길이 트인다

이런 와중, 지난달 발표된 ‘2024 경제정책 방향에서 정부가 실버타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점은 고무적입니다.

 

정부는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신규 택지공급 시 실버타운용 부지 배정, 실버타운 입주자에 대한 주택연금 수급 자격 유지, 헬스케어 리츠를 활용한 실버타운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시니어 레지던스의 공급 확대를 위해 노인복지주택용 부동산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헬스케어 리츠(Reits)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는 헬스케어 리츠는 병원, 요양시설, 의료 연구시설 같은 부동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정부는 4월까지 헬스케어 리츠 사업자를 모집하고 선정된 사업자는 최소 10년 동안 시니어 레지던스를 비롯한 의료·업무·상업·문화·주거시설을 소유 및 운영하게 됩니다.

 

또한, 기존에는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사가 소유한 채 임대만 허용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정부는 지난 19일 시니어 레지던스 수요자가 주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업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 사업자들이 좀 더 수월하게 시니어 레지던스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죠.


이미 속도가 붙은 고령화는 노후 생활에 대한 관심을 높여,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지금은 먼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노후 생활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인데요. 늙음을 피할 수 없듯이, 이와 함께 부상하는 시니어 레지던스 산업도 필연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정부의 지원책까지 꿈틀대기 시작한 이 산업, 이제는 얼마나 더 커지느냐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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