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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은 해고 브이로그 유행하고 있어요. 빅테크에 부는 해고열풍

by 칲 조 202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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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는 해고 브이로그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해고’ (layoff), ‘2024 정리해고’ (2024 layoffs)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해고를 통보받는 순간을 촬영한 영상이 여럿 나오는데요. 지난해부터 거대 기술 기업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갑작스레 일자리를 잃게 된 직원들이 자신이 해고당하는 장면을 SNS에 올리고 있는 겁니다.

 

틱톡에  ' 해고 (layoffs)'  키워드를 검색하면 등장하는  1 만 9000 여개의 게시물 .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사 열풍이었는데?

사실 2022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해고 브이로그대신 퇴사 브이로그가 유행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무렵인 2021년부터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요. SNS저 그만뒀어요(I quit)” 같은 말을 올리며 퇴사 경험을 공유하는 게 유행했을 정도죠.

 

2021년에 농업 부문에 종사하지 않는 미국인 중 자발적으로 퇴사한 사람은 총 47713000명에 달했습니다. 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다였죠. 퇴사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는 2022년까지 이어졌습니다. 2022년에도 50632000명이 퇴사해서 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42128000)에 비하면 급격히 늘어난 수치였습니다..


대퇴사에서 대해고로 급변한 분위기

그런데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미국의 자발적 퇴사자 수는 지난해 44463000건으로 2022년 대비 12% 가까이 줄었는데요. 특히 지난해 12월 퇴사자 수는 20211월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퇴사 열풍이 갑자기 잠잠해진 이유로는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해고 칼바람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연이어 대규모 감원에 나서자, 자연스레 퇴사와 이직 열풍이 잦아든 겁니다. 동료들이 하나둘 해고 통보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노동자들도 긴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요.

 

올해 들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IT 기업들은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섰습니다. 구글은 올해 100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아마존 역시 영화·텔레비전 스튜디오 등에서 수백 명을 해고했습니다.

 

애플은 인공지능(AI) 비서 '시리' 관련 부서를 아예 폐쇄했습니다. 미국의 기술 업계 고용 상황을 알려주는 업체 레이오프스(layoffs)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기술 기업 100여 곳에서 거의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올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선언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은 올해 안에 2500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부문에서 1900명을 해고하기로 했고, 지난해 12000명을 해고한 유튜브에서 올해 최대 3만 명을 추가로 해고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1월에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일자리 감축 계획은 8만 명이 넘는데, 전달보다 136%나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업계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


해고 통보 왜 늘어난 거야?

1️⃣ 고금리 장기화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은 코로나19 때 불었던 저금리 열풍을 등에 업고 성장했습니다. 금리가 낮았을 때는 돈을 빌려 기술 개발 등에 크게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기존에 진 빚이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갚아야 할 이자 부담도 늘어났고요. 여러모로 상황이 나빠진 기업들은 경영 실적을 내기 위해 인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건비가 절감되면 실적이 좋게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2️⃣ GPT가 있잖아

대규모 감원의 또 다른 원인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발전이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데이터 학습을 통해 직접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하는데요.

 

GPT가 나온 이후로 생성형 AI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요. 자료 조사나 문서 작성, 번역 등 기존에는 기업에서 사람이 했던 일을 이제는 AI가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요즘 기업들은 인턴 등이 하던 단순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는 추세라고 해요. 대체 불가능한 능력을 갖춘 고급 인력을 제외하면 굳이 채용할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3️⃣ ‘몰빵만이 살길이야

생성형 AI 기술은 단순 업무는 물론 의사 결정, 협력과 같은 복잡한 업무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올릴 수 있죠. 그렇다 보니 주요 IT 기업들의 AI 기술 개발 경쟁도 굉장히 치열합니다. 기업들은 AI 관련 사업을 펼치는 데 집중하는 대신, AI와 관련이 없는 부서는 축소하는 등 선택과 집중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2021AI 기반 광고 제작 도구인 퍼포먼스 맥스(PMax)’를 출시한 이후로 광고 제작에 생성형 AI 기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광고를 만드는 데 이전만큼 인원이 필요하지 않게 됐죠. 결국, 구글은 최근 광고직 직원들을 수백 명 해고했어요. 그러면서 회사의 우선순위에 투자하고자 한다고 밝혔는데, 앞으로는 직원 인건비를 줄여 AI 사업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미국 거대 IT 기업들에선 최근 전체 인력 규모는 줄고 있지만, AI와 관련한 임원 수는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AI 관련 부서 임원은 202219명에서 지난해 12122명으로 약 6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래도 고용 시장 전체로 보면 아직은 호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3.7%로 완전 고용에 가까운 좋은 상황이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기업들의 해고 행진이 이어진다면 조만간 고용 시장도 불황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올해 실업률이 4%를 넘길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데요. 일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예요. 과연 미국 경제에 불고 있는 해고 칼바람의 여파는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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