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1분기에 놀라운 실적을 기록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맥도날드인데요. 가격이 올랐지만, 다른 식당보다는 가성비가 좋았기 때문이죠. 사실, 맥도날드는 작년부터 불황에도 잘 버텨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가 나빠져도 값싼 식료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는 증거입니다.
이렇게 맥도날드와 같이 불황에도 강한 기업의 주식을 '경기방어주'라고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경기 민감 주'입니다. 이번에는 경기 민감 주와 경기방어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게 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기 상황에 따라 주가가 크게 변하는 종목이 있고, 경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이 있습니다. 전자가 경기 민감 주, 후자가 경기방어주입니다. 이 둘의 개념과 특성을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경기 민감 주
경기 변화에 민감한 종목을 뜻합니다. 경기순환주라고도 하는데요. IT·자동차·건설·원자재·항공·운수·석유화학·조선·반도체 등이 포함됩니다. 잘 알려진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중공업, 현대차 등이 해당합니다.
📍 특징은?
경기 민감 주는 경기가 좋을 때 덩달아 가치가 높아집니다.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해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 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늘어난 만큼 날라야 할 제품도 많아지기 때문에 항공·운수 사업도 빛을 봅니다. 반대로 경기가 안 좋을 때는 판매량이 줄고 실적이 나빠지는데요. 당연히 주가도 내려갑니다.
🛡 경기방어주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내는 종목입니다. 경기 둔감 주라고도 합니다. 전력·가스·철도, 통신 등의 공공재와, 의약품·음식료 등 생활필수품이 해당합니다. 술·담배와 게임도 포함되는데요. 한국전력, SK텔레콤, CJ제일제당 등이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입니다.
📍 특징은?
경기방어주는 불경기에 강합니다. 경기가 좋지 않아도 꼭 소비해야 하거나, 소비가 경기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돈이 없을 때 자동차를 사지는 않지만, 음식은 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소비하는 양은 줄어들 수 있지만, 불황에도 큰 타격을 입지는 않습니다. 다만 경기가 좋을 때는 경기 민감 주만큼 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습니다.
뭐가 더 나을까?
그렇다면 경기 민감 주와 방어주 중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요? 둘 다 장단점이 뚜렷해 정답은 없습니다.
1️⃣ 경기 민감 주
👍 장점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경기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만큼, 주가의 변동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또 경기는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곡선을 그립니다. 경기 민감 주를 오래 가지고 있으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큽니다.
👎 단점
다만 실적과 주가가 크게 널뜁니다. 리턴이 큰 만큼, 큰 리스크를 짊어져야 합니다.
2️⃣ 경기방어주
👍 장점
배당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출과 이익을 꾸준히 만들어 내기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만합니다. 실제로 페브리즈, 다우니 등으로 유명한 P&G는 ‘배당 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무려 60년 넘게 배당을 늘려왔습니다.
👎 단점
안정적인 대신, 큰 매매 차익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도 경기방어주는 큰 이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사업 자체도 새로운 시장이나 이슈가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그럼 경기민감주와 방어주 중에 언제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요?
우선 경기 상황이 변하는 시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금리와 환율에 주목하면 그 흐름을 짚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지표들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아니어서, 참고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변곡점 살피기
🌀 돌고 도는 경기
보통 경기는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합니다. 따라서 어느 포인트에서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 사야 할 때
경기가 안 좋아지기 시작할 때는 경기방어주를 사야 합니다. 반면에 경기가 다시 살아날 때는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불황 혹은 활황이 극에 달한 시점이라면, 투자해도 큰 이익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2️⃣ 금리
⬇️ 금리 인하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리가 내려갑니다. 금융당국에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기 때문인데요. 즉, 금융당국에서 금리를 내린다면, 그만큼 경기가 침체해 있다는 말입니다.
💡 왜 경기가 안 좋으면 금리를 내릴까?
원리는 간단합니다. 돈을 빌릴 때 내야 할 이자가 적어지면, 사람들은 돈을 빌려 부동산 등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됩니다. 기업 역시 돈을 빌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금융당국은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활성화합니다.
⬆️ 금리 인상
반면 경기가 좋을 때는 금리가 올라갑니다. 경기가 좋아지는 신호탄으로 보통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이 꼽힙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작년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거듭 금리를 올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함이었죠.
3️⃣ 달러 환율
⬆️ 환율 상승
보통 경기가 나쁠 때는 환율이 올라갑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높아지는 건데요.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로 자금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경제가 불안할 때는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걸 꺼립니다. 이에 달러화 유입이 줄어들어 환율이 올라갑니다.
⬇️ 환율 하락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때는 환율이 내려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경제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면서, 달러에 몰렸던 돈이 다시 분산되는 겁니다. 그럼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 꼭 둘 중에 골라야 할까? 둘 다 균형 있게 담는 바벨 전략도 있습니다.
이게 뭔데?
바벨 전략은 극과 극의 투자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전략입니다. 바벨(barbell)은 역기를 뜻하는데요. 역기는 양쪽 끝의 추에만 무게가 실립니다. 이처럼 중간은 버리고 극단적인 선택지를 고르는 방식입니다.
어떻게 하는 건데?
극과 극인 경기 민감 주와 방어주 모두 투자하면 됩니다. 둘의 균형을 맞춰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올해 전망은?
그렇다면 올해는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요? 올해의 시장 전망과 추천되는 투자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 혼란한 시장
올해 시장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우선 금융 위기가 꼽힙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미칠 영향이 우려됩니다. 또, 작년 액셀을 밟았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언제 늦춰질지도 관건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시그널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 경기방어주 추천
시장이 불안한 만큼, 경기방어주를 챙기는 것이 추천됩니다. 물론 요즘 증시에서 핫한 종목은 이차 전지, 인공지능(AI) 등의 신성장 산업입니다. 하지만 대세만을 좇기보다는, 음·식료 등 안전한 경기방어주와 함께 투트랙으로 전략을 짜는 것을 권장합니다.
👎 경기 민감 주 비추
반대로 경기 민감 주는 위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경기가 풀리려면 은행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안정돼야 하는데요. 워낙 변수가 많아, 내년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경기방어주와 민감 주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존재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경기방어주는 성장성이 크지 않다고 했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해 제약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경우 비비고 만두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많이 증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즉, 경제 상황과 주가는 항상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결국,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신다면, 한 곳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민감 주와 경기방어주를 모두 포함하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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