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메모리칩 납품을 곧 승인할 거라는 소식에 삼전 주가가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뉴스 왜 이렇게 많이 나와❓
지금 시장에선 ‘엔비디아 납품 = AI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반도체로 엔비디아의 GPU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GPU를 보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에 성공하면 AI 경쟁력을 갖추는 셈이기 때문이죠. 올해 주가 하락이 지속됐던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에 성공하며 다시 주가 회복을 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 ‘HBM(High Bandwidth Memory)’ 정확히는 고대역폭 메모리라는 뜻입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흔히 메모리 저장에 쓰이는 반도체인 D램을 수직으로 얇게 쌓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의미하는데요. 이 반도체는 계산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빠르게 계산을 수행할 수 있게 보조하는 역할을 해요. SK하이닉스가 2013년에 최초 개발했습니다.
다시 가보자고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납품이 임박했다고 밝히며 삼전 주가가 올랐습니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HBM인 HBM3E 8단과 12단 모두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25일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86% 오르며 강세를 보인 것.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했는데요. 9개월 동안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의 벽을 넘지 못하며 공급이 늦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품질 테스트의 중요한 단계를 통과했는데요. 삼성전자가 “고객사가 원한다면 HBM 만드는 것, 우리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 협력해서라도 만들게!”라고 하자 엔비디아 측이 협상을 진전시켰다는 얘기가 나와요. 업계에선 삼성이 우선 엔비디아에 HBM3E 8단 공급을 시작하고 이후 12단 제품으로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결국 터치했던 ‘4만 전자’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악화와 AI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 들어 주가가 34%나 하락했는데요. 지난 14일 주가가 4만 원대를 기록한 후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가를 5만 원 중반대로 끌어올렸지만, 주가 하락의 본질적 이유인 ‘기술 경쟁력 부족’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킥’은 바로 엔비디아 납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악화에는 파운드리 적자도 한몫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주가 회복이 되려면 엔비디아로 HBM 납품에 성공해 ‘AI 랠리’에 올라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발열과 내구성 문제 등으로 계속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공급이 임박했다는 발언이 나온 겁니다.
SK하이닉스처럼, 삼성전자도?
엔비디아 납품이 이뤄지면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소폭 회복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기회가 될 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엔비디아에 독점적으로 HBM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 14만 원대였던 주가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과 함께 지난 7월 24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이득을 봤습니다.
엔비디아의 속내
엔비디아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대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모두가 엔비디아에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여러 개의 공급처를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사 AI 가속기의 공급 수요에도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SK하이닉스에는 견제가, 삼성전자에는 호재가 되는 셈.
SK하이닉스, 정말 역전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해도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 물량을 유의미하게 뺏어오긴 어렵다는 얘기가 나와요.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3월 HBM3E 8단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달엔 12단 생산을 본격화한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공급 경쟁을 벌이게 될 품목은 HBM 6세대가 될 거란 얘기가 나와요.
반도체 업계에 드리우는 그림자
엔비디아의 매출 상승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엔비디아 납품이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94%로, 262%와 122%를 기록했던 지난 1·2분기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낮아지고 있는 것.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반도체 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삼성전자와 미국 정부의 보조금 관련 최종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떠나버린 외국인 투자자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도 들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 18조 497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삼성전자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엔비디아 납품 발표가 나온 날에도 7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과 실적 불안이 남아있는 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납품 발표 후 코스피까지 상승 ↑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와 엔비디아 납품 발표로 코스피 지수도 3.49% 올랐습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영향을 받아 2500선을 완전히 회복한 건데요. 보통 코스피 지수는 10월에 꺾였다가 연말로 갈수록 다시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서, 12월에도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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