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는 버추얼 아이돌?

 

💡 3줄 요약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가치인 IP나 콘텐츠에 첨단 기술이 합쳐진 엔터테크는 가상 아티스트나 혼합현실이 적용된 콘서트, 메타버스 팬미팅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엔터테크의 부상은 사람들의 소비 형식이 디지털화된 데 따른 것인데요.

 

새로운 방식의 팬덤 사업과 해외 진출의 기회가 될 거란 기대가 커지지만, 동시에 AI 활용으로 인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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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지드래곤(GD)이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에 등장하더니,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초빙 교수로 임명됐습니다. 그것도 기계공학과 초빙교수였죠. 대중을 놀라게 한 GD의 행보엔 그의 새 소속사인 갤럭시 코퍼레이션의 영향이 컸습니다.

 

갤럭시 코퍼레이션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엔터테크 기업인데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도 지난 2022년 카이스트 전산학부 초빙 석학 교수로 임명됐습니다. 그는 “한국만의 콘텐츠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세상을 선점하고, 미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더 강력하게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죠.

 

엔터테인먼트(엔터) 산업과 과학기술의 만남은 엔터 산업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현재 엔터 산업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변화를 준비하는데요. 오늘은 엔터 산업에 불어온 테크 바람, 엔터테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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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무장한 엔터 업계

상상으로만 그리던 나만의 가상 연예인이 실제 공연을 하거나 팬 사인회를 열고, 1 대 1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혹은 이미 좋아하는 연예인이 또 다른 ‘부캐’로 색다른 콘텐츠에 등장한다면요? 날마다 고도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인간의 상상은 점점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엔터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죠.

 

🎤 엔터테크의 등장

엔터테크는 엔터와 테크놀로지를 합친 말로, 엔터의 핵심 가치인 IP나 콘텐츠에 ICT(정보통신기술)를 결합한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 아이돌이나 혼합현실(MR, Merged Reality) 기술이 활용된 콘서트,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되는 팬 미팅 등이 대표적인데요. 팬과 스타의 소통 방식이나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에서 완전히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를 받습니다.

 

🔎 IP: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의 앞 글자를 딴 IP는 보통 지금처럼 쓰일 때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K-POP을 예로 들자면, 아이돌 그룹명, 활동명, 아이돌 기반 캐릭터, 세계관 등이 IP의 예시로 들 수 있죠. IP를 통해 영화,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장르 확장과 부가 수익 창출이 가능합니다.

 

💻 엔터테크로 가능해진 것

영국 런던에선 노래 ‘맘마미아’로 유명한 그룹 아바의 디지털 버추얼(Virtual, 가상) 콘서트가 1년 내내 열립니다. 평일에도 만석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자 전용 극장까지 생겼는데요.

 

국내에는 작년에 데뷔한 가상 아이돌 메이브와 플레이브가 대표적입니다. 메이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선보인 걸그룹인데요. AI로 만들어져 메타버스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건너온 컨셉이죠.

 

플레이브 역시 모션 캡처 기술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가상 보이그룹으로, 사람이 장비를 착용하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말과 행동을 제어하는 식입니다. 첫 앨범의 초동 판매량은 20만 장이 넘고, 비비와 르세라핌을 제치고 음악방송 1위를 하는 등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 수익성은 높이고

엔터테크는 엔터사의 매출 한계를 극복하게 해줄 거란 기대를 받습니다. 엔터 업계의 주요 수익창출원은 IP인데요. 아티스트 기반의 IP를 활용해 공연, 앨범, 음원 저작권, MD 상품(Merchadise, 굿즈) 같은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엔터테크로 가상 연예인을 만든다면,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훨씬 자유로운 IP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언제 어디서든 활동할 수 있고,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수십 또는 수백만 명의 팬을 수용할 수 있죠.

 

🎶 팬들과는 더 가깝게

엔터테크는 스타와 팬, 콘텐츠와 대중의 거리를 한층 좁히기도 합니다. AI 기술을 활용해 IP를 무제한 복제할 수 있다는 점은 팬덤 커뮤니티의 확장도 가능하다는 건데요. AI를 통해 가수의 목소리로 팬을 향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도록 하거나, 인기 드라마의 IP로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등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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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작된 엔터테크 시대

💻 왜 엔터테크일까

엔터 산업이 엔터테크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배경에는 점점 디지털화하는 콘텐츠 소비 방식이 있습니다. 기존의 팬 경험이 실물 앨범, 실물 콘서트, 실물 MD 상품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디지털 앨범, 게임 콘텐츠 같은 디지털 MD가 새롭게 떠오르는데요. 소비 패턴이 디지털화하면서 엔터 업계는 아티스트 선호도, 소비 성향, 콘텐츠 조회수와 같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터 사업에 IT 기술을 접목해 나가면, 더 효과적인 의사결정과 결과물도 기대되죠.

 

🤖 대형 엔터사가 빠진 엔터테크

SM엔터테인먼트(SM)는 지난달 열린 에스파 콘서트에서 가상 걸그룹 ‘나이비스’의 무대를 깜짝 공개했습니다. SM은 자사의 첫 가상 아이돌이자 에스파 세계관에 등장하는 가상 세계 캐릭터로 나이비스의 데뷔를 준비해 왔는데요. 이번 콘서트에선 아나모픽 3D 기법이 도입돼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넘나드는 무대가 펼쳐졌는데요. 오는 3분기 싱글 앨범을 낼 예정입니다.

 

🔎 아나모픽 3D: 착시의 원리를 이용해 입체감을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특정한 각도나 방향에서 바라봤을 때 기획자가 의도한 착시 현상 효과가 나타나는데요. 별도의 안경 없이도 3차원의 가상 공간 경험을 할 수 있어 최근 광고나 홍보, 전시 수단으로 많이 쓰입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가상 아이돌 ‘신디에잇’을 데뷔시켰습니다. 하이브가 인수한 AI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에서 제작한 아이돌로, 낸시랜드라는 가상 세계에서 활동한다는 컨셉인데요. 최근 발매한 아티스트 미드낫의 음원은 다국어 AI 기술이 탑재돼 K팝 최초로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6개 언어로 동시 발매됐습니다. 뮤직비디오에는 확장현실(XR) 기술도 적용돼 웅장한 느낌을 자아냈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가상 걸그룹 오디션인 ‘소녀 리버스’를 통해 가상 걸그룹 ‘피버스’를 탄생시켰습니다.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만든 가상 걸그룹 메이브의 데뷔곡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3,000만 회에 가까운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메이브를 주인공으로 한 웹툰을 연재하면서 IP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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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테크 전문 엔터사까지

갤럭시 코퍼레이션

아예 글로벌 엔터테크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건 곳도 등장했습니다. GD의 소속사 갤럭시 코퍼레이션은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버스 콘텐츠와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을 선보이는 엔터테크 기업임을 내세우는데요. 카이스트와 MOU를 체결하고 AI 같은 미래 기술 관련 연구개발과 사업화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용호 갤럭시 코퍼레이션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 공연장 스피어에서 AI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도 밝혔죠.

 

노머스

노머스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엔터테크 스타트업입니다. IT 기술이 접목된 아티스트 IP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개하는데요. 팬덤 플랫폼 ‘프롬’이 대표적입니다. 아티스트와 펜이 1 대 1로 채팅을 할 수 있고, 단독 공개 콘텐츠나 MD 등의 독점 혜택도 제공되죠. 작년 기준 노머스의 제품 및 상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42% 늘었고,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 공연 기획, 유료 팬클럽 운영 등의 용역 매출은 약 358% 증가했습니다. 가파른 성장세에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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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크, 앞으로 더 뜬다

기존 엔터사와 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엔터테크 시장. 앞으로 더욱 규모가 커질 전망인데요. 엔터테크를 발판 삼는다면 K팝의 해외 진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모입니다.

 

📱 팬덤 비즈니스 문 활짝

팬덤 기반 사업은 엔터테크로 부상하는 신사업으로 꼽힙니다. 팬덤을 겨냥한 제품이나 콘텐츠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점점 더 개인화된 취향에 맞춰질 수 있는데요. 이럴 경우 단순한 제품이나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될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반 엔터테인먼트 모드 하우스가 개발한 앱 ‘코스모’는 팬들의 적극적 개입을 보장한 참여형 플랫폼입니다. 코스모에서 디지털 포토 카드를 사면 멤버 구성이나 타이틀곡 결정 같은 그룹 운영에 관한 결정에 투표할 수 있는 토큰을 얻게 되죠.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돼 공정하고 투명한 투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해외 진출의 돌파구가 돼라

엔터테크 업계의 목표는 해외 진출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는 해외 팬층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고, 고도화된 첨단 기술은 전 세계 팬덤을 관리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데요.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소속사이자 테크 기업인 블래스트는 하이브와 YG 플러스의 투자를 유치하며 회사의 중점 목표가 플레이브의 해외 진출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상식이 뒤집힌 세상

엔터테크의 지속 가능성은 창의적인 기획력과 참신한 형식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미 데뷔한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게임이나 웹툰이 나오곤 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엔 게임이나 웹툰을 기반으로 한 가상 아티스트가 더 많이 나올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데요.

 

보통 K팝 아티스트의 팬덤은 한 아이돌을 좋아하다가 새로운 아이돌이 나왔을 때 함께 좋아하거나 팬심을 옮기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등 아예 다른 장르를 좋아하다가 아티스트에 대한 팬심을 키울 수 있는 셈이죠.

 

💣 마냥 유토피아는 아닐지도

그렇다고 엔터테크의 미래가 장밋빛으로만 뒤덮인 건 아닙니다. AI의 발전과 떼 놓을 수 없는 윤리적 문제 때문인데요. AI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편리하게 커버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저작권 침해와 불법 복제 및 배포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창작 결과물과 원작의 개념이 모호해져 아이디어 도용이나 표절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죠.

 

🤖 기술 문제는 기술로?

이에 아티스트의 IP를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계약으로 재판매 이익의 일정 비율을 아티스트에 분배하도록 하거나,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으로 공연 예매 MD 상품 구매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자는 것이죠. AI 기반의 가상 아티스트에 일종의 주민등록증 같은 아이디(ID)를 발급하자는 방안도 언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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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한류 콘텐츠의 위상이 높았던 적은 없었던 듯합니다. 2030년 한류 시장의 규모는 무려 1,980억 달러(약 273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는데요. 그중에서도 K팝은 한류의 진원지로 여겨집니다. 엔터 산업을 강타 중인 엔터테크로 또 한 번 K팝 산업이 한 차원 넓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