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컴퓨텍스’ 들어본 적 있나요? 1981년부터 대만에서 매년 열리는 정보기술(IT) 전시입니다. 이번 달에 열린 컴퓨텍스 2024가 아주 핫했는데요. 컴퓨텍스 역사상 가장 많은 CEO가 참석했고, 방문객 수도 예상치보다 3만 명이나 더 많았습니다. 이에 “대만이 세계 IT 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어!” 하는 말이 나오고 있죠.
대만 IT, 요즘 어떤데?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엄청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만 통계청이 “AI 덕분에 예상보다 올해 대만 경제 더 많이 클 것 같아 !”하며 경제성장률을 높여 잡았을 정도인데요(3.43% → 3.94%).
챗GPT 등 생성형 AI 바람이 불면서 반도체 설계 회사인 엔비디아 등의 주가가 크게 오르자, 다양한 기업의 반도체를 만드는 위탁 생산 기업(=파운드리)인 대만의 TSMC도 같이 급성장한 겁니다. TSMC는 지금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죠.
비결이 뭐래?
AI 인재를 잘 키우고, 잘 데려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와요. 자세히 살펴보면:
📚 연구·교육 팍팍 투자해
대만 정부는 고등학교 과정에 반도체에 관한 내용을 넣기로 했습니다. 이 분야에 흥미를 높여 → 대학에 갈 때 관련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을 늘려서 →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
🙋 혁신적인 인물에게 일 맡겼어
대만의 IT 전략은 디지털 장관인 오드리 탕이 총괄하고 있는데요. 그는 화이트해커이자 애플 컨설턴트 출신의 트랜스젠더로, 35세의 나이에 장관이 됐습니다. 전문성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인사를 한 것.
⭐️ 스타 따라 대만 가자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AI 칩 분야에서 2위를 달리는 회사 AMD의 CEO 리사 수 등 대만계 슈퍼스타들의 존재도 AI 인재를 끌어모으는 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특히 젠슨 황은 가는 곳마다 인파를 몰고 다녀서 ‘젠슨’과 ‘열광’을 뜻하는 영어 단어(insanity)를 합친 ‘젠새너티(Jensanity)’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이죠
이에 업계 자본도 대만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 구글은 6억 달러(약 7800억 원)를 들여 대만에 데이터센터를 지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만 AI R&D 센터’를 세우며 10억 대만달러(약 426억 원) 투자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는 어때?
반도체는 오랫동안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꼽아온 산업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첨단 반도체 설계 등 주요 분야 경쟁력이 세계 5등 안에도 들지 못합니다. 대학에서 IT를 전공한 사람 수도 적고, 있는 인재도 해외로 쑥쑥 빠져나가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대학원 과정까지 마친 AI 인재의 40%는 해외로 떠나는데요. AI를 다룰 때 꼭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최신 AI 가속기 등 기반 설비가 부족한 것도 큰 문제로 꼽힙니다.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은 국가 경쟁력과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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