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적용 논란, 사람마다 다르게?

 

매년 여름이 올 때쯤 찾아오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바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인데요. 올해 논의에서도 “대상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자! (=최저임금 차등적용)”는 얘기가 나올 거라고 해서 벌써 시끌시끌합니다.

---

차등적용? 그게 뭐였더라?

지금까지 최저임금은 국적·나이·업종·지역 등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똑같은 금액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최저임금 액수를 대상에 따라 다르게 정하자는 겁니다. 법에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줄 수 있다’고 적혀 있긴 하지만, 실제로 차등 적용된 건 최저임금 제도가 처음 시행된 1988년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

최저임금을 다르게 주자고?

예전부터 차등적용에 대한 얘기는 꾸준히 나왔는데요. 올해는 노인과 외국인 돌봄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다르게 주자는 얘기가 나오는 중입니다.

 

업종별로 다르게 줘야 해 💰

업종별 차등적용은 일의 종류나 사업의 규모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하는 건데요.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최저임금이 확 오른 2018년부터 꾸준히 나왔던 얘기입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사정은 나빠졌는데, 계속 오르는 최저임금이 부담된다며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이 업종별 차등적용을 주장했습니다.

 

노인·외국인 돌봄 노동자도 다르게 주자

올해엔 업종별 차등적용 외에도 노인과 외국인 돌봄 노동자의 차등적용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만 65세 이상 노인은 일자리 구하기 쉽게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빼자!” 하며 서울시의회에 건의안을 냈습니다.

노년알바노조, 노년유니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최저임금 적용 노인 제외 고령노동자 당사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서울시의회 의원 38명이 지난 2월 노인들을 최저임금법 적용 제외 대상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 촉구 건의안 발의를 규탄했다.

 

외국인 돌봄 노동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임금 부담을 낮추면 저출산·고령화로 돌봄 노동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데요.

---

뭐라고 비판하는데?

🤔 차별을 부추기는 거야

최저임금 차등적용으로 특정 업종과 노인·외국인 등이 더 차별받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앞으로는 여성·장애인·청년의 최저임금도 다르게 정하자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죠. 차등적용 대상을 하나둘씩 늘리다 보면 결국 모두의 임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거예요.

😢 열악한 노동환경부터 바꿔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앞서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돌봄노동의 경우 노동자가 부족한 건 노동환경이 좋지 않아서인데, 최저임금을 더 낮추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 노인 노동자 중 상당수는 지금도 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판이 커지자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노인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빼는 건의안은 잠시 미루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돌봄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윤석열 대통령도 취지에 공감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올해 최임위 회의에서 논의가 더 뜨거울 것 같습니다.

---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어?

🇯🇵 일본 “지역·산업별로 달라요”

일본은 도시별로, 산업별로 최저임금이 나뉜다고. 하지만 특정 업종의 최저임금을 낮추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보다 높게 주는 방식으로 차등적용을 시행합니다.

 

🇬🇧 영국 “나이별로 달라요”

영국은 나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합니다. 만 21세 이상은 국가 생활 임금을 적용받지만, 만 23세 미만은 나이별로 더 적게 받아요. 하지만 노인을 대상으로 차등적용을 시행하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