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벤츠, 지금은 왜그래?

 

👏 3줄 요약

 

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벤츠의 E 클래스 모델이 본고장인 독일에서보다 많이 팔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어왔는데요.

 

최근 벤츠의 주력 전기차 모델 EQE가 대형 화재 사고를 일으키면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벤츠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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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우리나라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벤츠가 대형 사고에 휘말리자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는데요.

 

2024년 들어 BMW에 밀리던 상황에서 사고까지 터지면서 벤츠의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했죠. 오늘은 벤츠가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해 왔는지, 벤츠에게 한국 시장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벤츠의 전망은 어떤지에 대해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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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벤츠의 역사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시초인 벤츠&시에가 설립된 지도 벌써 130년이 넘었죠.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초 브랜드파이낸스가 공개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요. 끊임없는 혁신을 기반으로 성장해 지금까지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모습입니다.

 

🚩 벤츠&시에와 DMG의 설립

메르세데스-벤츠는 본래 두 개의 다른 브랜드에서 출발했습니다. 바로 칼 벤츠가 1883년에 설립한 ‘벤츠&시에’(Benz & Cie)와 고틀립 다임러가 1890년에 설립한 ‘DMG’(Daimler-Motoren-Gesellschaft)인데요. 벤츠&시에는 1896년 자동차 생산을 시작해 1900년까지 연 600대의 자동차를 만들어 냈고, DMG는 1900년 344명의 직원으로 96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메르세데스’라는 자동차 브랜드를 탄생시켰죠. 프리미엄 자동차를 제작하려는 벤츠&시에와 DMG의 노력은 두 브랜드의 라이벌 구도 형성으로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독일의 차는 1900년대 초부터 근대적인 수준으로 거듭났죠. 이러한 경쟁은 자동차뿐 아니라 비행기, 배 등의 엔진 제작으로도 번졌습니다.

✨ 다임러-벤츠의 탄생

1926년 벤츠&시에와 DMG는 합병을 결정하고 ‘다임러-벤츠 AG’를 설립했습니다. 각 브랜드가 프리미엄 자동차 제작에 힘써온 만큼 다임러-벤츠는 합병 후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를 통틀어 다양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세계 자동차 경주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으며, 택시, 트럭, 디젤차 등의 개발뿐 아니라 엔진, 서스펜션, 차체 개량 등의 영역에서도 다른 브랜드를 앞섰는데요. 벤츠&시에는 1886년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공개한 데 이어, 1935년에는 최초로 디젤 승용차인 ‘260D’를 개발하기도 했죠.

⛑ 안전에 많은 투자

다임러-벤츠는 자동차의 빠르기를 넘어 안전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습니다. 벤츠는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 차체를 개발하고 강화 측면보호대, 안전도어 잠금장치, 안전벨트, 크럼플 존 등을 개발했는데요. 1959년에는 세계 최초로 충돌이 발생했을 때의 충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충돌 테스트도 도입했습니다. 다임러-벤츠가 개발한 브레이크 잠금 방지 시스템 ABS(Anti-lock Braking System)와 에어백 등은 이제 차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안전 장비로 자리 잡았습니다.

 

🔍 크럼플 존: 전면의 엔진룸, 후면의 트렁크와 같이 차량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먼저 찌그러지면서 충돌 시간을 늘려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주는 차량 부위입니다.

 

🔍 ABS(Anti-lock Braking System): 자동차가 급제동할 때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막아 차의 미끄러짐 현상을 방지하고 최대한 빠르게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 메르세데스-벤츠가 되기까지

빠른 성장으로 1985년부터는 연 50만 대 이상의 자동차 생산량을 기록해 온 다임러-벤츠는 1998년 크라이슬러 코퍼레이션과 합병했습니다. 고급 차 브랜드인 다임러-벤츠와 대중 차 브랜드인 크라이슬러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한 거죠. 이렇게 탄생한 다임러 크라이슬러 AG는 1999년 처음으로 백만 대 이상의 승용차를 판매하는 등의 성과를 냈지만, 시너지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국 2007년,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 그룹을 분리하면서 다임러 AG가 됐고, 2022년 사명 변경을 통해 현재의 메르세데스-벤츠 AG가 탄생했습니다.

 

👍🏻 The Best or Nothing

메르세데스-벤츠가 빠르게 성장해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고틀립 다임러의 ‘The Best or Nothing’(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이라는 경영 철학 덕분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합병 전부터 지금까지 고급화 전략을 유지해 왔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속도뿐만 아니라 안전, 품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시스템을 선보여 왔죠. 이에 걸맞게 벤츠의 삼각별 로고는 육지, 바다, 하늘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열망을 상징하는데요. 최근에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더불어 전기차 영역에서의 성장을 도모하며 새로운 혁신을 꿈꾸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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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입차 브랜드라고?

🥇 수입차 1위 브랜드

벤츠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수입차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벤츠는 지난 2016년부터 7년 연속 한국에서 수입차 브랜드 1위를 차지해 왔는데요. 2023년에는 BMW에 1위 자리를 뺏겼지만, 올해 4월과 6월에는 월간 판매량 기준 BMW를 넘어서면서 계속해서 높은 인기를 이어갑니다.

🇰🇷 한국에 처음 들어온 560SEL

벤츠의 자동차 모델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건 1987년부터입니다. 당시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수입차 판매 제한을 풀면서 외제 차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했죠. 한국에 처음 들어온 벤츠의 자동차 모델은 ‘560SEL’이었습니다. 560SEL은 S클래스의 상위 버전인 벤츠의 최고급 모델로, 수입 당시 가격이 무려 2억 원에 달했는데요. 높은 가격으로 연예인과 고위직 등 극히 일부의 사람만이 560SEL을 살 수 있었던 데다, 경제성과 환경 친화성, 안전성 등 여러 영역에서 우수성을 증명한 덕분에 벤츠는 고급 차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 한국에서는 고급 모델이 인기

벤츠사의 주요 자동차 모델에는 A, C, E, S 클래스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중에서도 E와 S 클래스 등 고급 모델이 특히 인기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준대형 세단 기준 E 클래스와 S 클래스 모델의 가격은 최소 7천만 원 초반대에서 최대 2억 원 중반대에 달하는데요.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 대비 한국에서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 왔죠. S 클래스 모델은 2016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전 세계를 통틀어 한국에서 3번째로 많이 팔렸으며, E 클래스 모델은 2018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한국 판매량이 전 세계 1위를 달성했는데요. 벤츠의 본고장인 독일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린 겁니다. 특히, E 클래스 모델은 수입차 최초로 단일 모델 기준 판매량 2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벤츠 모델 가격 비교표 (세단)

 

구분	모델명	가격 (단위: 원)
A-Class (24년식)	A 220 Sedan	48,800,000
A-Class (25년식)	A 220 Sedan	49,500,000
C-Class (24년식)	C 220 AVANTGARDE	62,000,000
	C 200 AMG Line	65,000,000
	C 300 4MATIC AVANTGARDE	68,800,000
	C 300 4MATIC AMG Line	76,000,000
E-Class (24년식)	E 200 AVAMTGARDE	73,900,000
	E 200 d 4MATIC EXCLUSIVE	82,900,000
	E 300 4MATIC EXCLUSIVE	89,900,000
	E 300 4MATIC AMG Line	93,900,000
	E 450 4MATIC EXCLUSIVE	123,000,000
S-Class (23년식)	S 350 d	147,800,000
	S 400 d 4MATIC	172,900,000
	S 450 4MATIC	179,300,000
	S 500 4MATIC	200,500,000
	S 580 e 4MATIC	242,000,000
	S 580 4MATIC	243,100,000
S-Class (24년식)	S 450 d 4MATIC	195,500,000
	S 450 d 4MATIC AMG Line	178,500,000
	S 450 4MATIC	182,000,000
	S 500 4MATIC	203,700,000
	S 580 e 4MATIC	247,000,000
	S 580 4MATIC	247,500,000

 

💵 딜러사를 통한 한국 판매

벤츠 수입이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벤츠 판매는 딜러사를 통해 이뤄져 왔습니다. 현재 벤츠코리아는 한성자동차, 더클래스효성, KCC오토 등을 포함한 11개의 딜러사를 두는데요. 그중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가 설립된 2003년부터 공식 딜러사를 담당해 왔으며, 판매 점유율은 2023년 기준 약 35%에 달합니다. 한성자동차는 홍콩의 딜러 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의 자회사입니다. 레이싱홍 그룹은 한성자동차 외에도 스타자동차, 한성모터스 등 여러 벤츠 딜러사를 두고 있으며, 벤츠코리아 지분의 49%를 보유했습니다. 높은 지분율과 더불어 끊이지 않는 벤츠의 인기 덕분에 레이싱홍 벤츠 딜러 및 투자자가 거두는 이익 역시 상당합니다.

 

🚘 딜러사가 아닌 직판 체제 도입

하지만 2026년부터는 벤츠가 국내에 직접판매(직판) 체제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전 차종의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고, 판매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인데요. 기존 딜러사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딜러가 구입을 유도하고자 앞다투어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면서 들쭉날쭉해진 판매 가격을 균일하게 만들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직판 체제 도입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예전만큼의 할인율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차량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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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사고에 휘말린 벤츠, 앞으로 괜찮을까?

🔥 인천 청라 벤츠 화재 사고

지난 8월 1일, 인천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에 불이 붙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화재로 인해 함께 주차된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93대가 그을린 데다, 입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요. 피해 금액도 무려 100억 원에 달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EQE 모델이었는데요. EQE 모델이 벤츠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EQE는 1,395대로, 벤츠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요. 다른 업체의 전기차 모델과 비교해도 판매량 4위를 기록할 정도로 꽤 높은 인기를 끌었죠.

 

🔋 중국산 배터리 탑재한 벤츠

사고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모델 EQE에 중국 배터리 기업인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사실은 논란을 키웠습니다. 파라시스는 과거에도 품질 문제로 논란을 빚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2월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샘플의 품질이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벤츠와 파라시스 간의 협력 관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죠. 이번 사고가 발생하면서 벤츠의 주요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가 모두 공개됐는데요. EQE모델 뿐만 아니라 EQA, EQB, EQC, EQS 모델에도 파라시스와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실망을 자아냈습니다.

 

🇨🇳 중국 업체의 높은 지분 때문

벤츠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이유가 한국 배터리 제조사 대비 가격이 30~40%가량 저렴하며, 중국산 배터리의 낮은 기술력은 벤츠의 자체 기술력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벤츠사의 지배 구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재 벤츠의 1대 주주는 9.97%의 지분을 확보한 베이징차이며, 2대 주주 역시 리슈푸 지리자동차 회장 소유의 투자회사인 TPIL입니다. 중국 기업이 1, 2대 주주를 모두 차지하는 만큼 중국 전기차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불가피했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번 사고로 화제가 된 파라시스와의 협력도 리슈푸 회장이 벤츠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2018년에 시작됐죠. 벤츠가 어떤 연유로 파라시스와 협력을 이어 왔는지와 관계없이, 세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벤츠가 겨우 배터리 업계 10위에 불과한 파라시스의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점은 소비자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 국내 벤츠 판매 부진 전망

소비자의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에서 벤츠코리아의 판매량도 타격을 입을 전망입니다. 벤츠는 국내에서 앞서 EQA, EQB, EQE, EQS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마이바흐의 첫 전동화 모델인 마이바흐 EQS 680 SUV 모델을 공개했는데요. 8월 판매 시작을 앞두고 사고가 발생했으니 판매 계획 및 목표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들어 벤츠코리아의 판매 실적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벤츠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나 감소했습니다. 한국 시장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벤츠의 E 클래스 모델이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인 만큼, 벤츠의 성장 전략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국가인데요.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 업체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벤츠의 향후 실적 부진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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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성장 역사부터 최근 전기차 화재로 불거진 배터리 제조사 논란까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그동안 최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유지해 온 벤츠이기에, 이번 논란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벤츠가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과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