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카카오톡이 있다면, 일본에는 네이버의 라인이 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 2023년 10월 기준 일본 라인 사용자는 무려 9,600만 명에 달하는데요. 최근 라인의 운영사 라인 야후가 일본 정부로부터 네이버의 영향력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습니다.

 

최근에 발생한 개인 정보 유출 논란 때문인데요. 피해는 크지 않지만, 언제든지 상당한 규모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거죠. 네이버의 일본 사업 중 라인의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일본 정부의 요구가 라인 야후와 네이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은 최근 일본이 네이버를 견제하며 나선 이유부터 라인의 성장 과정, 성공 비결 및 향후 전략까지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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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의존도 줄이라는 일본 정부, 그 이유는?

🇯🇵 네이버 의존도 낮추라는 일본 정부

지난 3월 초 일본 정부가 라인 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의존도를 낮추라고 요구했습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함께 라인 야후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라인과 전산망 일부를 공유하는데요.

 

지난 2023년 네이버에 개인 정보 유출 논란이 발생한 이후 일본 정부가 이를 문제 삼은 겁니다. 개인정보 유출을 안보적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인 거죠. 또한 한국 기업인 네이버의 경영 활동이 라인 야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자 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특정 기업의 자본 구조를 문제 삼는 일은 드문데요. 일본 정부의 요구에 라인 야후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라인 야후와 네이버, 어떤 관계길래

네이버와 라인 야후의 관계는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2021년 3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법인 A홀딩스가 출범했는데요. 이에 따라 A홀딩스의 산하에 Z홀딩스, Z홀딩스 산하에 라인과 야후재팬이 각각 자회사로 있는 구조가 형성됐죠.

 

그러다 작년 10월, 라인, 야후재팬, Z홀딩스가 합병하면서 라인 야후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현재 A홀딩스는 라인 야후의 지분 64.4%를 보유한 지주사인데요. A홀딩스에 대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출자 비중이 같기 때문에 양사가 라인 야후에 동등한 지배력을 갖게 된 겁니다.

 

⚡️ 라인 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

라인 야후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지난 11월 27일, 라인 애플리케이션에서 약 44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죠.

 

10월 9일, 네이버가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네이버와 직원용 서버를 공유하던 라인 야후도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라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의 연령, 성별, 이모티콘 구매 이력과 거래처 종업원의 성명 및 이메일 주소가 유출됐는데요.

 

최근 조사 결과가 추가되면서 추정 피해 규모는 51만여 건까지 늘었습니다. 다행히 은행 계좌, 신용카드 정보 등은 유출되지 않아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일본 내 최대 메신저인 라인에 등록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기업 지분 구조를 문제 삼는 강력한 조처를 한 것입니다.

 

네이버 관련 서비스 축소할 예정

라인 야후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네이버에 위탁하고 있는 서비스 개발, 시스템 운용 등 업무를 축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026년까지 현재 라인과 네이버가 공유하고 있는 인증 기반 시스템을 분리할 방침인데요. 보안 문제가 대두되는 만큼 보안 강화를 위한 정보 보안팀도 꾸렸습니다. 나아가 일본 정부가 요구한 네이버 지분 조정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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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이 일본 최대 메신저로 성장하기까지

💻 전화를 대체한 인터넷 기반 메신저

라인은 지난 2011년 6월 일본 지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해 전화 연결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화망이 마비됐는데요. 사람들은 대체 소통 수단으로서 인터넷을 찾기 시작했죠.

 

당시 네이버 주식회사의 일본 법인이었던 NHN재팬은 이에 착안해 인터넷 연결에 기반한 메신저 ‘라인’을 출시했습니다. 사람들의 수요를 정확히 공략한 덕분에 라인은 출시 1년 7개월 만에 1억 명이 넘는 사용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 라인 게임을 통한 게임 사업 진출

라인은 2012년 7월 라인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라인 게임이 출시한 라인 디즈니 썸썸, 라인 레이저스 등의 게임은 각각 수천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는데요. 덕분에 게임 사업 진출 약 1년 만에 전체 다운로드 수는 2억 건을 돌파했습니다.

 

라인은 2017년에는 게임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라인게임즈’를 설립하고 게임 개발사 ‘넥스트플로어’에 투자하는 등 게임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 라인페이를 통한 금융업 진출

라인은 금융업으로의 확장도 시도했습니다. 2014년 12월, 일본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를 출시했죠. 메신저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활용한 또 한 번의 사업 영역 확장을 꿈꾼 것입니다.

 

라인페이는 출시 1년 만에 서비스 제공 지역을 대만, 태국 등으로 넓혔으며, 출시 3년 만에 4조 원이 넘는 연간 결제액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대만에서는 국민 절반이 사용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1위 자리까지 차지했습니다.

📱 라인의 다양한 서비스, 패밀리앱

라인은 게임, 금융 이외에도 카메라, 콘텐츠, 툴,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신저 플랫폼과 연계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라인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데 묶어 ‘라인 패밀리 앱’이라고 부르는데요.

 

2012년 3월 ‘라인 카드’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 내놓은 이후 약 2년 만에 63개의 라인 패밀리앱을 출시했으며, 2014년 6월 기준 전체 라인 패밀리 앱의 다운로드 수는 무려 10억 건을 돌파했습니다. 메신저를 넘어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파고드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이 성공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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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의 성공 비결은?

🚩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현지화 전략

라인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일본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라인 출시 이전 일본에 현지 법인인 NHN 재팬을 설립해 검색 서비스, 사전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성공한 서비스 모델을 그대로 일본에 적용하려다 보니 큰 성과를 얻지 못했죠.

 

외국 기업에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일본의 문화도 큰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찰나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는데요. 현지 법인이 있었던 덕분에 빠르게 현지인의 수요를 파악해 이를 적용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죠. 이처럼 라인은 기존 서비스를 현지에 맞게 수정한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이었기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현지인 취향을 공략한 라인프렌즈

라인의 캐릭터도 인기를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라인은 다양한 감정을 녹여내기 어렵다는 문자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라인 캐릭터 스티커를 선보였는데요. 재미있는 표정과 다양한 캐릭터가 일본 현지인의 감성을 자극했죠.

 

이모티콘이 인기를 얻자, 라인은 캐릭터를 활용한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이모티콘을 넘어 문구, 의류, 장난감 등 6천 개 이상의 상품 및 서비스 디자인에 캐릭터를 적용했죠. 2015년에는 캐릭터 사업을 전담하는 ‘라인프렌즈’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기도 했습니다.

💬 메신저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

라인은 메신저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했습니다. 게임, 금융 서비스 이외에도 라인 카메라, 라인 카드, 라인 뮤직 등의 서비스를 출시했죠.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친구들과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거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건데요. 하나로 연결된 라인 생태계 속에서 더욱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해 사용성은 강화하고 사용자 이탈은 줄였습니다.

🌎 다른 해외 지역에서도 인기몰이

라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대표 메신저 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가별 시장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마케팅 전략을 적용하고 각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부가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힘쓴 덕분입니다.

 

태국 현지 이동통신사 AIS와 협업해 이동통신 요금제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한국의 경우 라인과 같은 무료 메신저 앱이 이동통신사에 위협 요소지만, 평균 소득이 낮은 동남아 국가에서는 라인과 같은 차별적인 앱이 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죠.

 

이외에도 라인은 국가별로 메인 화면을 다르게 구성하고, 국가별 특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뚜렷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메신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주요 국가별 특화 서비스]

국가	특화 서비스
대만	라인뱅크: 인터넷 전문은행 라인택시: 택시 호출 서비스 크리에이터스 마켓: 창작자 참여 스티커 제작 및 판매 서비스
태국	라인BK: 인터넷 전문은행 라인맨웡나이: 음식,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인도네시아	라인뱅크 서비스: 인터넷 전문은행 라인스플릿빌: 라인 메신저 앱에 포함된 청구서 비용 분할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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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야후, 앞으로의 전략은?

🛍️ 글로벌 커머스 사업 강화

라인 야후는 글로벌 커머스 사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별개의 기업이었던 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합한 이유도 각 기업의 주요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함입니다.

 

글로벌 메신저 ‘라인’, 검색 포털 ‘야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 등을 연계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거죠. 이를 위해 지난 12월에는 일본 주류 회사 ‘마츠다 사케텐’과 합병했습니다.

 

주류 사업과 연계한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함인데요.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라인 야후가 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 합병을 지속할 것으로 바라봅니다.

 

💻 웹3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커머스 확대

실물이 아닌 디지털 상품을 거래하는 글로벌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도 출시했습니다. 지난 1월, 라인의 자회사인 라인 넥스트가 출시한 ‘도시’는 웹3 기반의 플랫폼으로, 플랫폼 내에서 NFT 캐릭터, 스타트업 멤버십 등 다양한 디지털 상품이 제작 및 거래됩니다.

 

작년 12월, 라인 넥스트는 1억4천만 달러(약 1,8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디지털 커머스 사업에 대한 기대를 높였는데요. 향후 플랫폼 내에서 판매되는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웹2 게임과의 연계를 제공하며, 기업 파트너를 유입해 플랫폼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 웹3(Web 3.0):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자산 소유 및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환경을 의미합니다. 웹2와 달리 콘텐츠를 생성한 개개인에게 보상이 주어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웹2(Web 2.0):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읽고,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을 의미합니다.

 

🤖 새로운 AI 기능으로 라인 메신저 강화

메신저에는 다양한 AI 기능을 적용해 더욱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힘씁니다. 지난 11월, 라인 오픈챗에 AI 메시지 요약 기능을 추가했는데요. 수많은 메시지 속에서 중요한 내용을 놓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죠.

 

올해 초에도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및 다른 이용자에게 질문할 수 있는 ‘라인 AI Q&A’,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라인 AI 어시스턴트’ 등을 연달아 출시했습니다. 라인 AI 어시스턴트의 경우 무료와 유료 버전을 모두 제공하는데요. 사용자 경험 개선과 더불어 AI 기능을 통한 플랫폼 수익 증대까지 노리는 모습입니다.

💸 원스톱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

대만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 파이낸셜 플랫폼’ 전략을 추진합니다. 이를 위해 현지 증권사 푸본 증권과 협업해 증권 거래 계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향후 투자 상품을 펀드, 외환 거래 등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현지 은행 타이완유니온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협업해 공동 브랜드 카드도 출시했습니다. 카드 이용자는 한 장의 카드로 두 개 은행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죠.

 

라인 뱅크는 이외에도 후불 결제(BNPL) 서비스 ‘애프티’, ‘라인 택시’ 등과 협업해 라인이 제공하는 금융 및 결제 관련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후불 결제(BNPL, Buy Now Pay Later): 한도가 있는 무이자 후불 결제 방식으로, 신용카드의 대안으로 사용됩니다. 신용카드와 달리 신용 조회 절차는 없지만, 이자와 수수료 없이 일정 기간 대금을 나눠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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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라인 야후의 복잡한 지배 구조와 성장 과정, 글로벌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비결과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라인이 네이버 해외 사업의 중심에 있는 만큼, 일본 정부의 규제는 네이버의 해외 사업 전반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앞으로 라인 야후의 지배 구조에 변동이 생길지, 라인 야후와 네이버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