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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위크 2024, AI 개발 경쟁에서 에너지 확보 경쟁으로 번지는 중

by 칲 조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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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3일마다 새로운 데이터 센터가 생겨나고 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빌 배스(Bill Vass)S&P 글로벌이 주최하는 연례 에너지 콘퍼런스인 세라위크(CERAWeek) 2024에서 밝힌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전력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요.

 

이렇게 전력 사용량 증대에 따라 에너지원 소싱이 중요해지면서, 이번 세라위크에는 대표적인 테크 기업들이 모두 총출동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에서는 20명이 넘는 핵심 임원들이 패널로도 참여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간 석유와 가스 거래가 주로 이루어지고, 기후 위기 대응 등을 위한 에너지 관련 정책 논의가 이루어지던 콘퍼런스에 이들이 대거 나타난 것은 AI 개발 경쟁이 격화되면서 에너지 확보 경쟁도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AI는 앞으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이들이 원하는 속도로 AI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데이터 센터가 매일 생겨난다 해도 부족할 수 있고, 에너지 조달과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도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에요.

 

개발 경쟁에 가려져 AI의 전력 사용량과 에너지 확보 필요성이 가려지기도 했지만, 현재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앞으로 데이터 센터를 더 세우고 돌릴 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입니다.

 


아직 계산도 안 되는 필요 에너지양

현재로서는 앞으로 AI가 발전하면서 필요한 데이터 센터의 용량은 물론 이들 데이터 센터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양도 제대로 예측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데이터 센터를 돌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전부 석유와 가스 등의 화석 연료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테크 기업들은 물론 많은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이미 2050년까지 탄소중립, 넷제로달성을 선언한 상황이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최근 데이터 센터가 증가하는 버지니아주의 전기 공급자인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는 기존의 계획대로라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확실했으나, 현재 전기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면 이는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에너지 컨설팅사인 그리드 스트래티지(Grid Strategies)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데이터 센터 8000여 개의 삼분의 일 가량이 위치한 미국은 작년에 예측한 향후 5년의 전기 수요를 최근 두 배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렇게 증가한 수요도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전례 없는 수준의 수요 증가 예측입니다.

 

그래서 피어나는 화석 연료 필요성

미국이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기후 위기 대응 법안'이라고도 불린다는 것 기억하시죠?

 

이 법안의 목표 중 하나는 미국 전력 공급 업계가 2035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는 겁니다. 그래서 각 전력 사는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재생에너지로는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화석 연료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도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 연료 공급을 늘려야 할 필요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미국에서는 데이터 센터 가동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 석탄을 다시 발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재생에너지 증가 속도는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고, 원자력 발전과 같은 에너지원의 경우에도 오랜 건설 기간을 고려했을 때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는 화석 에너지만이 현재 늘어나는 용량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번 세라위크 콘퍼런스에서도 테크 기업들은 천연가스 구매에 대해 문의하면서 현실적으로 빠르게 데이터 센터를 가동할 수 있는 방법부터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에너지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를 에너지 산업에 당분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눈치이죠.

 

얼핏 들으면 기존 화석 연료 업계가 새로운 테크의 발전을 기회 삼아 다시금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듯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요 증가를 감당하려면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발전하는 AI라는 새로운 테크는 원초적인 화석 연료의 사용 증대가 꼭 필요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빅테크도 AI도 답 없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데이터에 의하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와 같은 빅테크는 이미 2021년에 기업 운영상에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100% 달성한 상황입니다. 방대한 오프라인 물류 시스템까지 가진 아마존은 202185%를 달성했고, 2025년까지 10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죠.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고, 현재로서는 AI 발전에 따라 에너지 시장도 급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제시한 IR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먼저 힘을 쓰겠지만, 데이터 센터를 계속 늘려야 하는 빅테크 입장에서는 에너지원을 확보해 충분한 용량을 확보하는 것도 경쟁의 한 축인 것이죠. 빅테크 기업들은 AI 발전의 필요성과 다양한 에너지원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연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IRA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 등의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과 생산에 10년간의 세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기에 재생에너지의 확대도 진행이 되겠지만, 전력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에는 화석 에너지의 사용 증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아직 어느 정도일지를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미 작년 10월에는 AI 서버들의 전력 사용량이 2027년까지 네덜란드 혹은 스웨덴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현재 기준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0.5%이고, 한 기술이 사용하는 전력 사용량으로는 아주 큰 비중이죠. 물론 불과 반년 전의 이 예상은 현재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발전한 AI 현황으로 인해 업데이트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AI의 발전으로 인해 - 예를 들어 신호등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 등이 적용되면서 - 전 세계 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최대 10%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구글의 공동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AI를 돌리기 위해 현재 사용되는 에너지원과 데이터 센터의 건설 속도 그리고 앞으로 예상조차 어려운 증가량을 고려하면 이 리포트가 낸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평가가 이미 나왔습니다.

 

GPT와 같은 생성 AI24시간 꺼지지 않으며 지속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중이고, 날이 갈수록 그 단위는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 세워지는 데이터 센터들도 보통은 화석 연료만으로 가동이 가능한 곳에 있기에 빅테크 기업들은 그들이 약속한 재생에너지 비율 100% 달성 혹은 탄소중립을 계속 지키기 위한 방법도 마련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개발 경쟁을 잠시 뒤로 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아마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고, 그 논의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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