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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돈이 된다. 점점 커지는 우주산업

by 칲 조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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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가 달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22, 미국이 50여 년 만에 달 표면으로 우주선을 내려보냈습니다. 그 전달에는 일본, 작년 8월엔 인도의 우주선이 달에 착륙했죠. 월면에 국기가 하나둘 꽂히는 소식을 들으면서 세계 각국이 달을 향한 질주에 박차를 가합니다.

좌. 인도 찬드리얀 3호 우. 일본 H2O 로켓35호

 

한마디로 말해 대우주 시대입니다. 수백 년 전 유럽의 열강이 앞다퉈 아메리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함선을 보내 대항해시대를 열었듯, 지금은 무릇 힘깨나 쓰는 선진국이라면 빠짐없이 우주로 향하는데요.

 

21세기의 새로운 모험을 가볍게 봐선 안 됩니다. 대항해시대는 근대 세계의 승자와 패자를 가른 거대한 모험이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수십 년 후의 질서를 재편할 경주를 목격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우주의 중요성: 국가의 운명이 우주에 달렸다

우주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나 기후변화 같은 분야에 비하면 아무래도 실생활과 멀리 떨어진 별세계로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사실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 우주는 이미 호기심과 탐구의 차원을 넘어섰습니다. 우주는 당장 돈과 권력을 움직이는 현실로 펼쳐져 있습니다.

💰 우주는 돈이 된다

막대한 자금이 우주 산업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과 견주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작년 기준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5천억 달러를 조금 넘습니다. 그리고 우주 산업의 규모는 2023년 기준 5천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되죠. 숫자만 놓고 보면 우주는 반도체만큼이나 돈이 된다는 뜻. 우주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에 올라탔으니 2040년이면 수십조 달러 규모까지 커지리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네이트 뉴스

📈 뻗어가는 우주 산업

우주 산업은 생각보다 훨씬 폭넓습니다. 민간 주체가 우주 개척에 뛰어드는 뉴 스페이스(New Space)의 시대가 열리면서 우주의 산업적·상업적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는데요.

머니투데이

우리에게 익숙한 로켓만 봐도, 관련한 연구부터 시작해 로켓 부품을 제조하고, 발사장을 건설·대여하고, 우주에 물자를 수송하는 등 돈을 벌 구석이 곳곳에 존재합니다.

 

최근엔 우리 실생활에까지 우주 산업이 빠르게 접목되면서 인공위성을 활용한 서비스(인터넷, 클라우드, 관측)나 우주 관광 등의 상품도 활발히 개발되죠.

 

🛢우주 자원 개발

더구나 가까운 미래엔 우주 자원이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 지구와 가까운 달엔 희토류가 대량 매장된 데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헬륨-3이 묻혀 있습니다.

 

더 먼 우주로 나가면 더 희귀하고 귀한 자원을 찾을 수도 있겠죠. 이렇게 풍부한 자원을 선점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시대의 산유국으로 거듭나는 것도 한낱 꿈이 아닙니다.

🌊 우주는 블루오션

지금은 우주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시기입니다. 달리 말하면 산업 구조가 단단하지 않고 가치 사슬이 가변적이라는 뜻. 바로 이 시점에 우주 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는지에 따라 향후 국가의 산업 경쟁력이 결정됩니다. 이 급박한 정세를 절실히 이해했기 때문에 지금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우주 산업에 진출하는 거겠죠.

 

😎 21세기는 스타워즈의 시대

우주는 기회의 땅인 동시에 새로운 전장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우주력(space power)이 일국의 군사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머지않아 우주 공간에서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21세기 들어 여러 국가의 안보 정책에서 우주가 새로운 초점으로 떠오르는 배경이죠. 이미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여러 강대국은 우주군(space force)을 창설하기까지 했습니다.

🛰미래 전쟁에서 우주는

현대전에서 인공위성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군사 자산입니다. 적군을 정찰하지 못하고 아군을 지휘 통제하지 못하는 군대는 도무지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제는 전차와 함선, 전투기의 개수가 아니라, 우주에 띄운 인공위성의 개수가 곧 그 국가의 군사력을 보여주는지도 모릅니다.

 

🇺🇦 우크라이나의 교훈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공위성의 중요성이 여실히 입증됐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통신·인터넷 인프라가 상당 부분 소실됐는데요.

 

그럼에도 전장에 산재한 부대를 유기적으로 지휘할 수 있었던 건 인공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 덕분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미국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 X가 일명 스타링크(Starlink)’를 제공해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스템이 붕괴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링크

⚔️ 스타워즈가 현실로?

현대전에서 위성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적을 무너뜨리기 위해 인공위성을 떨어뜨리겠다는 발상이 떠오르리라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적대국의 위성을 격추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유사시엔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터뜨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죠. 각국으로선 인공위성 군집으로 정보망을 구축하고, 적국의 위성을 타격하고, 동시에 자국 위성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상황.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도 우주 기술을 절박하게 개발할 수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우주 패권 경쟁의 제2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엮인 이상, 우주 개척은 낭만적인 경쟁이 아니라 냉혹한 투쟁일 뿐입니다. 누가 더 기술을 빠르게 개발할지, 누가 혁신적인 우주 경제 모델을 구축할지의 문제가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너무나 순진한 시각일지도 모르죠. 우주를 쥐는 나라가 차세대 질서의 패권국으로 올라설 게 자명한 지금, 우주 경쟁은 피 튀기는 국제 정치의 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20세기 미국과 소련이 그러했듯, 미국과 중국은 우주에서 패권 다툼을 벌입니다.

 

📆 ·소 냉전의 역사

우주 탐험은 그 시작부터 패권 경쟁의 자장에 놓였습니다. 20세기 미국과 소련은 체제의 우열을 두고 냉전을 치렀는데요.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띄우고 연이어 생명체(라이카’)를 올려보내는 충격적인 사건을 터뜨렸습니다.

 

미국으로선 소련의 과학 기술에 뒤졌다는 점에서 위신을 구겼고, 소련이 우주 기술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꼈죠. 이후 양국은 우주 기술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가며 수십 년간 우주 경쟁을 벌였습니다.

 

🇨🇳 우주몽 꾸는 중국

소련이 무너진 후 미국은 우주 공간에서 단독 선두를 달렸습니다. 그런 미국의 독보적 지위가 흔들린 건 21세기 중국이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하면서부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대국으로 굴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우주가 절실하다는 걸 압니다. 우주 탐험 및 개발에서 앞서갈 수 있다면 대내적으로는 체제 지지를 확보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위신을 세우며 군사·경제적 우위를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톈궁

 

🚀 중국의 우주 굴기

중국은 마오쩌둥(1949~1976) 통치기부터 우주를 향해 야심을 키워왔습니다. 오랜 투자와 노력이 가시적인 결과물을 낸 건 21세기 들어서인데요. 2003년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을 띄우는 데 성공한 이후 달 탐사 위성, 독자 우주정거장, 화성 착륙선 등 굵직한 성과를 선보였습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맞먹는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중앙일보

🇺🇸 위협 느낀 미국

중국의 성과는 이미 미국의 우주 주도권을 잠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으로선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는 물론, 장차 국가 안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받았는데요.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 것도 결국 중국을 의식한 결단이었습니다. 중국이 이대로 우주에서 세력을 넓히는 걸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죠. 미국은 스스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동시에 중국의 발걸음을 늦추기 위해 분투합니다.

 

🌙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등덜미가 서늘해진 미국은 우주 모험에 박차를 가합니다. 우주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친밀한 국가와 협력을 쌓는데요. 미국의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바로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입니다. 미국은 1960년대~1970년대의 아폴로 계획 이후 달을 향한 관심이 식었지만, 이제는 중국의 도전에 맞서 다시 한번 달을 정복할 프로젝트를 세운 거죠. 달에 인간을 올려보내는 장대한 계획은 2025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 중국 따돌리는 미국

미국은 중국과 선의의 경쟁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중국의 우주 진출을 견제하는 것 역시 미국의 중요한 목표인데요.

 

2011년에는 미국의 우주 조직이 중국과 협업하는 일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친구를 모으면서도 중국은 배제했습니다. 이미 우주 경쟁은 여타 영역과 마찬가지로 진영이 갈려버렸습니다. 최근 중국이 자체 기술력으로 우주 정거장을 띄웠는데도 유럽은 중국 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낼 생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죠.

중국의 대응은❓

중국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우주 외교에 나서서 자기편을 모으는 모양인데요. 이란, 몽골, 파키스탄 등 중국과 경제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은 제3세계 국가(글로벌 사우스), 그리고 이미 서방과 척을 진 러시아가 중국과 협력에 나섰습니다. 동시에 중국은 민간 우주 기업을 육성하면서 중국 내 우주 생태계의 크기 자체를 키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연합뉴스


다극화된 경쟁: 미국과 중국만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우주 경쟁은 수십 년 전 미국과 소련의 경쟁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패권을 두고 두 강대국이 다툰다는 건 유사하지만, 과거의 우주 경쟁과 현재 사이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과거엔 등장인물이 미국과 소련 둘이었다면 지금은 등장인물이 셀 수 없이 늘었다는 점. 지금의 우주 경쟁은 미국과 중국이 선두를 달리면서도 다른 여러 국가가 뒤를 쫓아 달리는 구도입니다. 초강대국만 우주를 바라보는 시대는 지나고, 전 세계가 달빛에 홀린 시대가 다가온 셈이죠.

 

🏟넓어진 경기장

과거엔 웬만한 중견국도 우주 개척은 엄두를 못 냈습니다. 요구되는 기술을 갖추기가 버거웠고, 당장 결과를 못 낼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기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인데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우주 기술이 극적으로 발전하고 넓게 보급된 데다 산업의 범위도 대폭 확대된 결과, 지구 대부분의 국가가 대우주시대에서 자기 몫을 챙기려고 열심이거든요.

 

💰 예산으로 보는 열기

세계 각국이 얼마나 우주에 진심인지는 예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620억 달러)과 중국(120억 달러)의 예산 규모가 압도적인 건 사실인데요. 일본(50억 달러), 프랑스(42억 달러), 러시아(34억 달러) 등 여러 선진국도 결코 적지 않은 자금을 우주 사업에 배정했습니다.

 

국가의 거대 전략에서 우주에 방점을 찍는 국가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죠. 특히나 석유 이후의 경제를 고민하는 중동에서 사우디, UAE 등의 국가가 우주 개발에 뜨거운 열정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 작으면 뭉치기도

부유한 국가뿐만이 아닙니다. 규모가 작은 국가도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나섰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이웃 나라와 손을 잡고 협력을 꾀하는 건데요. 이미 중동 아랍 지역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우주 개발 협력체를 출범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어떻게든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세계의 수많은 국가가 뭉치고 쪼개지는 합종연횡의 분투에 나선 거죠.

 

💡 꼭 발사체를 쏘지 않아도

꼭 달에 사람을 올려보내고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는 것만 우주 개척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우주 기술이 부족한 국가는 제각기 우주 산업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 나름의 전략을 짜는데요. 예를 들어 대만은 반도체를 위탁 생산한 다년간의 경험을 살려 상업용 위성을 양산할 역량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발사체를 쏘아올릴 발사장을 지어서 지역 개발을 노리는 나라도 여럿있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우주 경쟁의 판세를 알고 나면 자연스레 한 질문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는 무얼 하고 있을까? 당연히 한국도 가만있지는 않습니다.


돌아오는 5월에는 한국판 NASA '우주항공청'이 출범할 계획이고, 그 밖에도 여러모로 우주 산업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지금은 세계 질서와 경제가 뒤집히는 격변기. 이 정도의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한참 부족하다는 비판이 빗발칩니다. 당장 수십 년 후 한국이 지금의 지위라도 보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절박한 자세로 우주를 바라봐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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