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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소 산업, 봄바람 불어올까?

by 칲 조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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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을 돌파하면서 가상자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거래소 사용자 수도 증가했는데요.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에 오랜만에 호재가 등장한 겁니다.  

지난 2021년 그야말로 황금기를 겪었던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은 2022년부터 긴 암흑기에 빠졌습니다. 경기 불황에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며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마땅한 수입원 없이 버티고 있는 거래소가 대부분이었죠. 이번 비트코인 상승을 계기로 다시 한번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에 봄바람이 불어올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상자산 가격, 심상치 않다  

📈 비트코인 급등  

지난 3월 11일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1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입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환호를 보냈죠. 일평균 2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물 ETF는 운용사가 실제로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ETF 투자액이 곧바로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죠.  

여기에 두 번째 이유인 비트코인 반감기가 겹쳤는데요. 그동안의 반감기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는데, 이번에는 현물 ETF라는 큰 호재가 하나 더 겹치면서 역대급 상승장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 이더리움 가격도 급등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의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이더리움도 현물 ETF가 통과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연스레 차올랐고,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덴쿤’ 업그레이드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죠.  

🔍 덴쿤(Dencun) 업그레이드  

3월 13일 진행된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입니다. 덴쿤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여 수수료를 낮췄는데요.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거래자들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 이번 급등은 지난번과 달라  

지난 2021년에도 비트코인을 필두로 여러 가상자산 가격이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부터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긴 암흑기를 겪었는데요.  

이번 급등 이후에도 다시 암흑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하지만 이번 호황기는 지난번과는 다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급등은 단순히 호재에 따른 투자 심리가 원인이었다면, 이번에는 현물 ETF 승인이라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온 급등인 만큼, 가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 관련주도 들썩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크게 오르고, 가상자산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을 향한 기대감도 커집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주의 주가도 급등하는 추세죠.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주는 두나무, 빗썸코리아 등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입니다.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빗썸코리아의 지분을 보유한 티사이언티픽이 대표적이죠.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규모는?  

📱 가상자산 거래소란  

가상자산 거래소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여러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가상자산을 구매하고, 판매하고, 보관하고,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존재합니다. 이 거래소를 원화마켓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원화 거래는 불가능하고 가상자산 간 거래만 가능한 코인마켓도 있죠.  

💰 2023년 가상자산 시장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2023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가상자산의 시가 총액은 2022년 말 19.4조 원에서 28.4조 원으로 46% 증가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 총액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가 총액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상자산 일 거래액은 2023년 말 2.9조 원에서, 최근 12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약 13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거래 규모가 주식 시장에 육박합니다.  

🏦 2023년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2023년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총영업이익은 2,273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말에 비해 82%나 증가한 수치로, 2023년부터 가상자산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편, 2023년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매출은 5,752억 원으로, 2022년 말 대비 1% 감소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상자산 시장이 2023년 상반기에 회복세를 보이며 원화마켓 거래소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인마켓 거래소는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지 못한 모습이죠.  

😢 심해지는 양극화  

원화와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원화마켓과, 가상자산 간 거래가 이뤄지는 코인마켓의 차이는 점점 심해지는 중입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코인마켓의 일 거래액은 10억 원 정도에 그쳤는데요. 원화마켓 일 거래액이 약 2.9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낮은 비중입니다. 코인마켓 사업자 21곳 중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고, 18곳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죠.   


가상자산 거래소가 돈 버는 법  

💰 수수료 수익  

가상자산 거래소는 각종 거래에 매기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입니다. 수수료에도 종류가 많은데요. 가상자산을 거래할 때 거래액의 일부를 수취하는 거래 수수료나, 원화를 입금하거나 출금할 때 매기는 입출금 수수료가 대표적입니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0.05%의 거래 수수료를 매기며, 2위 거래소 빗썸은 이벤트로 거래 수수료를 0%로 설정했다가 최근 0.04%로 다시 거래 수수료를 받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 중 최소 95% 이상이 수수료 수익으로 추정됩니다.  

🧩 시장 조성자 역할(Market Making, MM)  

거래소는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하고 수익을 챙기기도 합니다. 시장 조성자 역할이란 특정 상품의 거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거래소가 거래 상대자 역할을 해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상장 초기에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가상자산의 경우 팔려고 내놓은 가격(매도 호가) 와 사려는 가격(매수 호가) 간 차이가 너무 심해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소는 그 사이에서 시장의 매도 호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자산을 사들여 곧바로 매수 호가보다는 다소 높은 가격에 자산을 판매하죠. 파는 가격과 사는 가격의 격차를 줄여 원활한 거래를 뒷받침해 주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의 차이(매수-매도 스프레스) 수익으로 챙깁니다. 그러나 항상 매도 호가가 매수 호가보다 높지 않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으며, 시장 조성자 역할을 시세 조작에 악용한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 상장 수수료 & 상장폐지 수수료  

가상자산을 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상장된 가상자산을 상장 폐지할 때 받는 수수료도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입원 중 하나입니다.  

거래소에 따라 상장 수수료는 천차만별이며 비공개라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홍콩의 한 거래소에서 공개한 상장 수수료는 5만 ~ 30만 달러 수준입니다. 한편 국내 한 브로커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하려면 30억 원 정도의 수수료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을 상장할 때 각종 내용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 인력 비용 등을 고려해 상장 수수료를 측정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상장 과정에서 불법적인 수수료가 오간다는 의혹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 수익모델 다양화를 위한 노력  

가상자산 거래소는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의 수익 비중을 줄이고자 다양한 수익모델을 찾아 나섰습니다. 자체적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면서 블록체인 시스템을 여러 서비스에 제공해 수익을 낸 사례(바이낸스)도 있고, 가상자산 지갑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거래소도 있습니다.  

거래소 인프라를 활용해 NFT 거래를 지원하기도 하고,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거래소가 수수료 외에 수익모델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 수수료 모델을 뛰어넘는 사례를 찾기는 힘듭니다.  

 

🔍 가상자산 스테이킹  

투자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블록체인에 예치하면 이자 등 보상을 지급하는 서비스입니다. 일반적으로 보유한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이자 형태로 일정 기간마다 가상자산을 지급하며, 거래소는 이자 지급 과정에서 일부 가상자산을 수수료 형태로 수취합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은  

1️⃣ 두나무(업비트)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과거 압도적인 가상자산 거래량 비중을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2021년 두나무의 영업이익은 3조 2,714억 원이었습니다. 2022년부터 크립토 윈터가 닥치며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2022년 영업이익은 8,101억 원이었고, 2023년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00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업비트는 현재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 중 일 거래금액 기준 약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거래 수수료율은 0.05%입니다. 업비트의 원화마켓에서 거래되는 금액이 하루 10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하루에만 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입니다.   

2️⃣ 빗썸코리아(빗썸)  

점유율 기준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그동안 수수료 제로 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8,000억 원에 가까운 수수료 매출을 포기하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덕에 한때 국내 원화마켓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는데요.  

다만 최근 수수료를 다시 0.04%로 부활시키면서 점유율이 20%대 초반으로 낮아졌습니다. 빗썸코리아는 2021년 7,82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1,635억 원, 2023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2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면 실적은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3️⃣ 코인원 & 코빗  

업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은 2023년 3분기까지 80억 원이 조금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행히 작년 12월부터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분위기가 좋아지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죠.  

코인원은 수익의 99% 이상이 수수료이기에 원화마켓 거래 점유율 반등이 핵심 과제입니다. 코빗은 2013년 최초로 원화 기반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을 제공한 회사인데요. 그러나 1%가 안 되는 낮은 시장 점유율로 201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NFT 거래소, 메타버스 등 여러 신사업에 도전했지만, 성과가 부진하거나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4️⃣ 고팍스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는 현재 급증한 채무로 인해 위기 상황을 맞았습니다. 고팍스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고파이’에 문제가 생긴 탓인데요.  

고파이 운용사인 제네시스 캐피탈이라는 회사가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영향으로 파산하면서 고파이에 가상자산을 맡겨둔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에 돌려주지 못한 원리금이 전부 고팍스의 부채로 잡혔죠.  

원래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지분을 50% 넘게 인수하면서 고팍스의 부채를 갚아주기로 했지만,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최대 주주로 부적격하다는 이유로 최대 주주 변경 신고 수리를 계속 미루면서 채무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나 고팍스의 부채 중에는 비트코인도 존재하는데,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고팍스의 부채 규모도 함께 커졌습니다. 고팍스가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면 조만간 원화마켓에서 퇴출당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 심해지는 거래소 간 양극화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실적을 살펴보면 거래소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흐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탄탄한 점유율로 1위 사업자 위치를 지키고 있는 두나무는 압도적인 영업이익을 보여주고, 빗썸은 나름대로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수수료 제로 정책 등으로 호시탐탐 성장의 기회를 엿봅니다. 그러나 나머지 3개 업체는 낮은 점유율에서 반등하지 못한 채 이어지는 적자와 과도한 채무 등 재무적인 어려움을 맞닥뜨린 상황이죠.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가상자산이 금융제도권으로 들어왔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 소식에도 관심이 모이는데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상당히 개선됐고, 덕분에 기업가치도 커졌습니다. 국내 1, 2위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빗썸은 상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몸집이 커졌죠.  

현재 빗썸은 2025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입니다. 빗썸은 두나무와의 격차를 줄이는 마지막 퍼즐이 IPO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두나무는 시장 상황이 더 좋아지고, 빗썸의 IPO를 지켜본 후 IPO에 나설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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