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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링, 비전프로로 보는 웨어러블 기기 산업

by 칲 조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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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삼성전자의 절대 반지로 불리는 갤럭시 링의 실물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528평 규모의 전시장에 갤럭시 링을 보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자는 동안에도 큰 불편 없이 건강 상태를 확인해 주거나, 수면 무호흡을 조기에 발견해 주는 기능 등이 주목받았습니다.

삼성전자

 

앞서 지난 1월에는 애플이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450만 원이 넘는 고가에도 사전 예약 대수는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죠.

애플

 

이들의 공통점, 모두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롯해 전 세계 다수의 기업이 웨어러블 개발에 출사표를 던지는데요. 오늘은 진화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그 시장을 다룹니다.


방대한 웨어러블 기기의 세계

💻 나는 컴퓨터를 입어

웨어러블 기기(웨어러블)입을 수 있는이라는 wearable의 뜻 그대로 옷이나 시계, 안경처럼 자유롭게 몸에 착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IT 기기를 의미합니다.

 

스마트폰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IT 기기가 우리 몸의 일부가 되는 것이죠. 덕분에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전문 의료기기 없이도 건강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을 계속 착용하고 있는 한 내 몸이 24시간 인터넷과 연결된 셈입니다. 10년 전 웨어러블 개발 초기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연동이 이뤄졌으나 갈수록 PC, 가전제품, 건강관리 제품 등으로 연동 범위가 한층 넓어지는 추세입니다.

 

👟 웨어러블 시장, 나이키 & 아디다스도 뛰어들었다고?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한 적이 있습니다. 나이키는 지난 2012, 사용자가 운동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팔찌 형태의 퓨얼밴드를 출시했는데요. 활동량을 측정해 주고 실시간으로 생체 점수가 표시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퓨얼밴드

 

아디다스도 2013년 스마트 워치 마이코치 스마트런을 공개하며 웨어러블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죠. 센서로 사용자의 맥박을 감지해 심박수를 확인하고, 러닝 속도나 현황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마이코치 스마트런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사업 철수라는 결말을 맞았습니다. 나이키는 IT 기업의 웨어러블 시장 진입에 경쟁력이 약화하고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자, 2014년 퓨얼밴드의 차기 버전 출시를 취소하고 웨어러블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아디다스 역시 사업 전략의 변화를 이유로 2017년 웨어러블 개발 인력을 축소하고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 점점 다양해지는 웨어러블

일상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웨어러블은 무선 이어폰과 스마트 워치입니다. 전 세계 출하량을 살펴봤을 때도 이어웨어와 스마트 워치가 각각 1,2위를 차지하죠. 하지만 웨어러블의 종류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머리띠나 허리띠 같은 밴드형, 목걸이나 반지, 공기 청정 마스크 같은 장신구형, 렌즈 같은 삽입형, 몸에 부착하는 패치형 등으로 다양하죠. 얼마 전에는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AI 비서 기능을 수행하는 옷핀 형태의 웨어러블 ‘Ai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Ai 핀, 휴메인
스마트 글래스  Ray-Ban, 메타

 

 

🩺 웨어러블을 활용하는 방법

웨어러블의 종류만큼이나 활용처도 다양합니다. 웨어러블을 통해 간단한 메시지나 알람의 확인부터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체지방률, 호흡수 같은 건강 정보 측정이 가능한데요. 여러 가지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로 24시간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사용자 신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거죠. 기술이 발달하면 암 조기진단 등의 의사 역할까지 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또한, 교육 분야에서도 웨어러블은 학생들의 건강과 심리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학습 태도를 갖추도록 하거나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장애물을 피할 수 있도록 경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내비게이션의 기능도 수행합니다.

 

웨어러블  AI  내비게이션  biped, biped.ai.


몸집 키우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

웨어러블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듯이, 웨어러블 역시 머지않아 대중화될 만한 잠재력이 있는데요.

 

📈 파죽지세 성장세

시장조사기관 GVR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의 시장 규모는 613억 달러(81조 원)입니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4.6%에 달하죠.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의 출하량은 18,600만 개로 전년 대비 2% 늘었습니다. 2024년엔 시장 성장률은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죠.

 

웨어러블 중 가장 높은 비중의 출하량을 자랑하는 이어웨어는 2026년 전 세계 판매량이 2023년 대비 15% 증가한 39,381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스마트 워치 역시 판매량이 같은 기간 23% 증가해 19,421만 개가 넘을 전망입니다.

 

🩹 사람들이 웨어러블을 찾는 이유

팬데믹을 거치며 운동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관련 콘텐츠 소비도 늘면서 웨어러블 기기 수요도 많이 증가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무선 이어폰인데요. 거추장스러운 선이 없어 운동하면서도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노이즈캔슬링 등 새로운 기술도 소비자를 매혹했죠.

 

스마트 워치 역시 업무나 운동을 할 때 정보 검색, 연락 등 간단한 정보 검색, 연락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이에 더해 운동량, 혈압, 심전도 등 다양한 건강 정보를 착용하는 내내 측정해 준다는 것도 건강 관리에 큰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웨어러블의 파급력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웨어러블은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분야와 함께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상에서 쉬지 않고 자동 생성되는 데이터는 사용자의 생활 습관과 건강 정보 등을 담고 있어 헬스케어 분야의 빅데이터로 활용될 가치가 크죠. 건강과 의료 분야 외에도 웨어러블 시장은 패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시장에까지 기회의 장을 열어줍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 워치가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되면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스트랩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웨어러블 기기로 노리는 큰 그림

그러나 유사한 웨어러블 제품이 우후죽순 출시되면서 제품 차별화를 위한 기업의 고심은 깊어집니다. 특히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치열해지는 양상인데요.

 

📱 거대 생태계를 위해

스마트폰과 PC를 주력으로 하는 IT 기업이 웨어러블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헬스케어 분야를 포괄하는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섭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웨어러블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까지 확장하고자 하는데요. 급격한 고령화에 헬스케어 시장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자연스러운 행보입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기존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죠.

 

삼성전자는 AI 기반의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내세웁니다. 애플 역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유인으로 웨어러블 개발에 박차를 가하죠.

 

🔒 무시할 수 없는 락인효과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락인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도 분석됩니다. 락인(Lock-in)이란 기존의 모바일 기기나 웨어러블 기기의 사용자를 계속 붙잡아 두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삼성전자와 애플은 웨어러블 사업의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자사 생태계에 붙잡아 두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합니다. 갤럭시 워치나 갤럭시 버즈가 그렇듯,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을 조작하려면 갤럭시 웨어러블 앱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 삼성전자

얼마 전 갤럭시 링의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한 데 이어 확장현실(XR) 기기, 웨어러블 로봇 봇핏(Bot fit)’, 스마트 밴드 갤럭시 핏3’의 출시를 줄줄이 예고했습니다.

 

구글, 퀄컴과 함께 준비하는 XR 기기는 애플의 비전 프로와 비슷한 제품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늦어도 하반기 언팩 행사에서 공개될 전망입니다.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 봇핏은 걸음이 불편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입는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또는 갤럭시 워치가 있어야 기능을 제어할 수 있죠.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동기화를 강화한 갤럭시 핏3는 보급형 갤럭시 워치로 주목받습니다.

 

🍎 애플

애플 역시 비전 프로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링과 스마트 글래스 등의 다양한 웨어러블을 개발 중입니다. 10년 전 5%에 불과했던 웨어러블 사업 부문의 매출이 꾸준히 상승해 10%에 이른 만큼, 웨어러블에서 성장성을 찾는 건데요.

 

애플 링으로 불리는 스마트 링은 기존의 애플 워치에 탑재된 건강 관련 기능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기존의 애플 기기와 연동되며, 사용자와 특정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죠.

 

또한, 내부적으로 비전 프로보다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 글라스나 AI와 카메라가 장착된 에어팟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다만, 실제 출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 중소기업·스타트업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특화 기능 및 개인화 서비스를 내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합니다. 특정 환경이나 용도에 최적화한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스마트 워치를 통해 개인 맞춤형 복약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스타트업인 핸드 플러스가 대표적입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모바노헬스는 월경 주기와 생리통 증상을 추적하는 여성 전용 스마트 링을 선보이기도 했죠. 호주의 기업 캐터펄트는 운동선수의 운동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조끼 형태의 웨어러블을 내놨습니다.

캐터펄트 조끼를 착용한 모습, Forbes Australia


최근 애플 비전 프로 출시와 함께 커다란 XR 기기를 쓰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사람들이 온갖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채 돌아다닐 날도 머지않은 것 같은데요. 애플의 애플워치나 에어팟 맥스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패션, 게임, 비즈니스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이 활용될 여지도 충분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효용 대비 불편함이 크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전 예약 인기가 뜨거웠던 비전 프로가 환불 행렬을 맞은 것도 비슷한 이유죠. 웨어러블 시장의 장밋빛 미래는 자칫 사람들 사이에서 굳이?’라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위태로워집니다. 웨어러블 개발 기업이 소형화와 경량화에 목을 매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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